'첫 승 후 7연패' 페퍼, 최하위 추락 위기

'첫 승 후 7연패' 페퍼, 최하위 추락 위기

모두까기인형 0 10

[여자배구] 새 외국인 선수 합류 후 3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지난 10월 19일에 개막한 V리그는 팀당 7~8경기를 소화하면서 아직 초반 레이스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7전 전승,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7승1패로 나란히 승점 20점을 따내며 일찌감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득점 1위(246점) 빅토리아 댄착이 이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가 6승2패, 승점 16점으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사실 초반 상위권보다 더욱 흥미롭고 치열한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쪽은 바로 하위권이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GS칼텍스 KIXX는 시즌 초반 나란히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7경기를 치른 팀도 있고 8경기를 치른 팀도 있지만 세 팀 모두 승점(4점)이 같아 세트 득실률로 순위가 나눠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세 팀이 동시에 하위권 경쟁을 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도로공사는 시즌 초반 아시아쿼터 유니에스카 로블레스 바티스타를 조기 퇴출한 후 현재 아시아쿼터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지난 두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가 종아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새 외국인 선수 테일러 프리카노가 합류한 후 3경기를 소화한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3경기에서 승리는커녕 아직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최하위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착실한 전력 보강으로 창단 첫 개막전 승리
 

▲  페퍼저축은행은 장소연 감독의 V리그 데뷔전에서 창단 첫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 한국배구연맹


창단 후 세 시즌 연속 독보적인 최하위를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현역 시절 '레전드 미들블로커'로 이름을 날렸던 장소연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V리그 역대 4번째 여성 사령탑 장소연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흥국생명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박미희 전 감독(KBS N 스포츠 해설위원) 같은 성공사례가 있었던 만큼 해설위원 출신 감독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아시아쿼터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모두 1순위 지명권을 얻어 197cm의 장신 미들블로커 장위와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바르바라 자비치를 지명했다. 여기에 FA시장에서는 한다혜 리베로를 3년 8억7000만원에 영입하면서 오지영 리베로의 빈자리를 메웠다. 그리고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세터를 이고은(흥국생명)에서 이원정으로 교체했다.

페퍼저축은행은 'FA 최대어' 박정아를 영입했던 작년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알차고 실속 있는 전력보강을 통해 시즌을 준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장소연 감독 부임 후 첫 실전이었던 컵대회에서 3연패를 기록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고 상대에게 내준 9번의 세트 중 5번의 세트에서 3점 이내의 승부를 벌였다.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지난 시즌과 달라진 끈끈한 팀 색깔을 보여준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월 22일 도로공사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창단 후 네 시즌 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외국인 선수 자비치가 14득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아웃사이드히터 콤비 박정아와 이한비가 나란히 60%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장위도 3개의 블로킹과 함께 12득점을 올리며 '높이의 힘'을 과시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달라진 전력은 3일 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페퍼저축은행은 메가왓티 퍼티위와 표승주, 반야 부키리치로 이어지는 정관장의 삼각편대에게 69득점을 허용하며 2-3으로 패했다. 하지만 두 세트를 먼저 내준 후 3,4세트를 내리 따내는 끈기를 보여주면서 승점 1점을 따냈다. 그렇게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V리그의 강력한 복병으로 떠오르는 듯 했다.

7연패 포함 6경기 연속 승점 0점 부진
 

▲  페퍼저축은행은 새 외국인 선수 테일러 프리카노 가세 후 3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승점 4점을 따낸 페퍼저축은행은 이후 6경기에서 승점을 1점도 추가하지 못했고 세트 득실률도 .381까지 떨어졌다. 2경기에서 34득점을 기록한 자비치가 어깨 부상으로 일찌감치 V리그 무대를 떠난 것이 첫 번째 악재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던 흥국생명,GS칼텍스,현대건설전에서 나란히 1-3으로 패하면서 첫 2경기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9일 기업은행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새 외국인 선수 테일러가 출전하고 있지만 페퍼저축은행은 테일러 합류 후 3경기에서 아직 한 세트도 따지 못했다. 테일러는 3경기에서 31.3%의 성공률로 37득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페퍼저축은행이 기대했던 외국인 선수다운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공격이 만족스럽지 못하니 테일러의 점유율도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 좋은 컨디션으로 페퍼저축은행의 공격을 이끌었던 박정아 역시 최근 3경기에서 공격성공률이 각각 14.29%와 31.43%,25.81%에 그치고 있다. 박정아는 이번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3.5%의 리시브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수비에서의 부담이 크다. 하지만 박정아의 리시브 효율은 15.2%에 불과해 좋은 자세와 흐름으로 공격을 시도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고의 미들블로커였던 장소연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장위라는 뛰어난 미들블로커가 가세했음에도 페퍼저축은행은 여전히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팀 블로킹(세트당 1.9개)을 기록하고 있다. 리시브 효율 역시 7개 구단 중 6위(26.27%)에 불과하고 서브(세트당 0.76개)도 리그에서 가장 약하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현재 새 외국인 선수까지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의 전력이 '완전체'에 가깝다는 점이다.

개막전 승리 후 7연패에 최근 6경기에서 승점을 1점도 챙기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22일 도로공사와 홈경기를 갖는다. 만약 페퍼저축은행이 아시아쿼터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도로공사에게도 패한다면 다시 지난 시즌처럼 최하위로 떨어질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페퍼저축은행에게 22일 도로공사전이 시즌 초반의 첫 번째 고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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