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걱정할 필요 있나요? K리그 최고 GK 조현우 2G 연속 선방쇼

PK 걱정할 필요 있나요? K리그 최고 GK 조현우 2G 연속 선방쇼

석열이의봄 0 2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운데)가 5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 포항과 홈경기에서 PK를 막아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광판의 시계가 멈출 무렵 주심이 휘슬을 불어 경기를 중단시킨다. 페널티킥(PK)을 의심해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하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한 선수가 갑자기 골문에서 벤치로 달려온다.

백 넘버 21번이 새겨진 날렵한 몸매의 선수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11m의 러시안 룰렛’이라는 PK도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그라운드 안팎의 모두가 주목하는 순간 한 쪽으로 몸을 던진 이 선수가 공을 걷어내면서 상황이 종료된다. 요즈음 놀라운 PK 선방을 잇달아 선보여 ‘수문장’이라는 별칭이 누구보다 어울리는 골키퍼 조현우(34·울산)의 일상이다.

조현우는 지난주 K리그1에서 울산 HD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영웅이었다. 시작은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12라운드였다. 라이벌전이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 경기에서 울산은 1-1로 맞선 후반 45분 포항에 PK를 내줬다. 루빅손이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트래핑 미숙으로 핸드볼 파울을 범한 탓이다. 자칫 잘못하면 패배할 뻔한 위기에서 조현우가 믿기지 않는 선방쇼를 펼쳤다.

조현우는 상대 PK 키커인 주닝요가 찰 방향을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왼쪽으로 몸을 날리면서 가볍게 공을 걷어냈다. 안방에서 패배를 각오했던 팬들은 마치 이긴 것처럼 함성을 쏟아냈다.

11일 제주 SK 원정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울산이 2-1로 앞선 종료 직전 보야니치의 핸드볼 반칙으로 제주에 PK를 내눴다. 그러나 조현우는 제주의 PK 키커인 유리 조나탄의 오른발 슛을 방향을 미리 읽어내면서 손쉽게 막아냈다. 2경기 연속 PK 선방쇼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 나왔다. 축구에서 PK는 골키퍼가 아닌 키커에게 절대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랍기만 하다. 사실 조현우도 PK 선방률을 따진다면 26%(47회 중 12회 선방)라는 점에서 올해 선방쇼는 더욱 특별하다.

축구 현장에선 조현우가 지난해 K리그1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래 기량에 물이 올랐다는 말이 나온다. 나이를 먹으면서 반응 속도는 떨어질 수 있지만, 그 약점을 보완할 만한 경험이 쌓였다. 조현우는 “K리그 골키퍼들은 다들 이 정도는 한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를 상대한 감독들의 생각은 다르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PK라 막힌 직후 “저런 골키퍼를 데리고 있는 팀을 어떻게 이기냐”고 한탄할 정도다.

조현우의 PK 선방 능력이 빛나는 비결에선 조준호 울산 GK 코치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조 코치가 상대 팀들의 주요 키커들을 분석한 영상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PK 직전 따로 족집게로 잡아주고 있어서다. 조현우가 PK를 막기 전 굳이 골문에서 벤치까지 달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현우는 “조 코치님이 정확히 (어느 쪽으로 상대가 찰 것인지) 알려주셨고, 그 방향을 믿고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조현우와 조 코치의 2인 3각은 울산이 올해도 우승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다.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긴다. 조현우가 막아낸 2개의 PK 선방으로 추가한 승점만 3점이다. 조현우는 “1위(대전 하나시티즌)와 (3위 울산의) 승점차가 조금 벌어졌지만 곧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울산은 더 높은 순위에 있어야 하는 팀이다. 우리 선수들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올해 남은 경기에서도 (우승 도전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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