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km 도전하겠다" 롯데의 김혜성 절친 영입은 어떻게 '신의 한수'가 됐나

[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롯데는 6월 들어 '위기론'이 확산됐다. 최근 나승엽(23)과 윤동희(22)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롯데의 라인업이 헐거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황성빈(28)도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상태. 여기에 고승민(25)도 무릎 통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롯데는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위닝시리즈를 작성, 단독 3위 자리로 컴백했다. 롯데가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새 외국인투수 알렉 감보아(28)의 호투를 빼놓을 수 없다.
감보아는 지난 한 주에만 2승을 따내면서 롯데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 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감보아는 굴욕의 홈 스틸을 허용하는 등 4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했으나 3일 사직 키움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선보이면서 한국 무대 데뷔 첫 승을 신고하더니 8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6⅔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롯데를 웃음 짓게 했다.
롯데의 감보아 영입은 벌써부터 '신의 한 수'로 꼽히고 있다. 감보아는 KBO 리그 데뷔 첫 경기에서 주자의 진루를 억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빠르게 투구 폼을 수정, 약점을 감추는데 성공했다. "KBO 리그에서 주자들이 굉장히 빨리 뛰는 것을 직접 보고 느꼈기 때문에 빨리 폼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감보아는 "앞으로도 주자들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겠다"라고 말했다.
역시 감보아하면 빠른 구속의 패스트볼이 먼저 떠오른다. 감보아는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최고 157km에 달아하는 빠른 공을 선보였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시속 159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자랑했던 선수. "직구가 잘 들어가면서 변화구도 좋은 타이밍에 쓸 수 있었다"라는 감보아는 '시속 100마일(161km)도 가능하냐'라는 물음에 "도전해보겠다.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무엇보다 그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은 바로 롯데 팬들의 응원과 함성이다. 감보아는 "마운드에 올랐을 때 팬들의 응원으로 인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라면서 "정말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롯데 팬들은 감보아가 6⅔이닝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감보아는 마이너리그 시절 김혜성과 함께 뛰면서 '절친'이 됐다. 감보아가 롯데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연락한 동료도 바로 김혜성이었다. 김혜성은 "롯데는 정말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 네가 좋아할 것이다. 한국에 가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보아에게 한국행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감보아는 김혜성을 비롯해 여러 인물들을 통해 조언을 듣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타격의 팀' 롯데가 주전 타자들의 줄부상에도 상위권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럴 때 감보아를 비롯한 투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롯데의 감보아 영입이 시즌 종료 후에도 '신의 한 수'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