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파키스탄전 패배 뼈아팠다’ 한국 U18 남자배구, 일본에 1-3 역전패...아시아선수권 4강행 좌절
한국 U18 남자배구대표팀이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만나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2024 아시아유스선수권 4강행 티켓도, 내년 U19 세계선수권 출전권도 거머쥐지 못했다.
한국은 1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 8강라운드 F조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1-3(30-28, 21-25, 17-25, 18-25) 역전패를 당했다.
앞서 한국은 D조에서 파키스탄에 2-3으로 패하면서 조 2위로 8강 무대에 올랐다. 파키스탄이 D조 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B조 1, 2위를 기록한 일본-대만과 다시 8강라운드 F조에 편성됐지만,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1세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며 패했다.
이미 D조 파키스탄과의 전적을 안고 8강에 오른 한국이다. 같은 날 파키스탄은 대만을 3-1로 꺾고 F조 2승을 신고했다. 나란히 2승을 기록한 일본-파키스탄이 4강행을 확정지었다. 일본은 4회 연속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이 대회 상위 4개 팀에는 내년 U19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국은 2017년과 2018년 연속 준우승, 2022년 4위에 이어 4회 연속 4강 진출을 노렸지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선수권 출전권 획득에도 실패했다.
한국은 세터 최유현(남성고)과 주장이자 아웃사이드 히터인 임세훈(수성고), 이승일(순천제일고), 왼손잡이 아포짓 송은찬(인하대부속고), 미들블로커 조영운(남성고)과 이준호(제천산업고), 리베로 이학진(순천제일고)을 선발로 기용했다. 186cm 임세훈과 리베로 이학진을 제외하고 모두 190cm 이상의 높은 신장의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세터 최유현도 190cm의 장신 세터다.
하지만 2세트부터 일본이 효과적인 서브를 구사했고, 한국의 높은 블로킹 앞에서도 마사제디 카렌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201cm 마사제디의 아버지 마사제디 라이언도 배구 선수 출신으로 현재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이란 출신이지만 일본 국적을 얻은 아버지를 따라 아들도 일본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경기 시작부터 팽팽한 기류가 흘렀다. 일본이 먼저 5-3으로 앞서갔지만, 한국이 단번에 7-6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이 화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동시에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이며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따돌렸다. 일본도 물러서지 않았다. 송은찬 공격을 차단하며 11-10 기록, 다시 1점을 더해 12-10 격차를 벌렸다. 한국의 반격도 매서웠다. 15-15 동점을 만든 뒤 상대 범실을 틈 타 16-15로 앞서갔다.
이준호 속공으로 17-16 기록, 상대 공격 아웃으로 18-16 점수 차를 벌렸다. 이내 임세훈 공격이 가로막히면서 19-19 동점을 허용했다. 두 팀 모두 빠른 템포의 플레이를 펼치며 공방전을 펼쳤다. 세트 후반 조영운 활약이 빛났다. 상대 속공 가로막고 22-22, 속공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23-23 다시 동점이 됐다. 블로킹까지 성공시키며 24-23 역전을 이끌었다. 한국은 치열한 듀스 접전 끝에 다시 높은 블로킹 벽을 세우며 26-25, 29-28로 앞서갔다. 상대 범실로 기나긴 승부가 종료됐다. 한국이 먼저 웃었다.
2세트 한국은 임세훈 서브 타임에 7-4 리드를 잡았다. 임세훈은 목적타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 상대 네트터치 범실로 8-4 기록, 상대 공격 범실로 10-6 흐름을 이어갔다. 그것도 잠시 일본이 9-10까지 추격했다. 마사제디가 해결사 본능을 드러낸 것. 계속해서 일본이 수비 후 반격 성공으로 15-13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수비 실수로 14-16, 네트 맞고 들어온 카시와자키 유키의 서브 득점으로 14-17로 끌려갔다. 한국도 다시 최유현 단독 블로킹으로 16-17 1점 차로 따라붙었지만, 마사제디 라이트 후위공격을 막지 못했다. 17-18에서는 유효블로킹과 수비 이후 이승일 마무리로 18-18 균형을 이뤘다. 속공으로 한숨 돌린 한국이 19-19를 만들었지만, 상대 블로킹에 연속으로 당하며 21-23이 됐다. 일본이 먼저 25점을 찍었다.
3세트 초반 임세훈이 마침내 임팩트 있는 공격을 구사하며 5-6 맹추격을 벌였다. 최유현은 내친김에 조영운 속공으로 상대 블로커를 속이며 1점을 합작했다. 이승일의 레프트 공격도 날카로웠다. 8-9로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송은찬까지 살아났다. 상대 원블로킹 앞에서 라이트 후위공격을 성공시켰다. 9-10이 됐다. 다시 한국이 철벽 블로킹을 세워 13-13 균형을 이뤘다. 이내 13-16으로 열세를 보인 한국은 14-17 이후 끈질긴 수비로 랠리를 이어갔지만 마사제디에게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계속해서 마사제디를 앞세워 21-16 기록, 연속 서브 득점으로 23-16으로 도망갔다. 일본이 세트 스코어 2-1 역전에 성공했다.
4세트에도 일본이 5-1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7-10으로 추격했다. 빠른 라이트 공격으로 9-11까지 따라붙었다. 일본은 이와타 레이의 레프트 공격을 무기로 연속 득점을 챙기며 13-9 우위를 점했다. 한국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범실까지 나오면서 10-16이 됐다. 7점 차로 먼저 20점 고지에 오른 일본이 4세트에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