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한국 복귀? 솔직히…” 대체 불가했던 캐릭터의 소유자 알렉스, 일본에서 내딛는 새로운 걸음

[카토커] “한국 복귀? 솔직히…” 대체 불가했던 캐릭터의 소유자 알렉스, 일본에서 내딛는 새로운 걸음

촐싹녀 0 56



일본으로 향한 반가운 얼굴 알렉스가 한국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알렉스라는 등록명으로 V-리그 팬들에게 잘 알려진 알렉산드리 페레이라는 V-리그에서 대체 불가한 캐릭터의 소유자였다. 코트 위에서 언제나 승부욕의 화신이었고, 때로는 이 승부욕이 화근이 돼 상대팀 감독‧심판‧방송사 등 다양한 상대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욕을 감당할 수 있는 확실한 실력을 갖췄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젠틀맨이 되는 그의 모습은 V-리그 팬들에게 미워할 수만은 없는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런 알렉스를 <더스파이크>가 일본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가오는 시즌부터 일본 SV.리그 도쿄 그레이트베어스에서 활약하는 알렉스는 최근 팀에 합류해 비시즌 훈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알렉스는 대한항공과 그레이트베어스의 연습경기에도 출전하며 오랜만에 한국 선수들과 함께 코트를 누볐다.



알렉스는 “대한항공은 한국 최고의 팀이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대한항공 같은 강팀을 상대로 연습을 해보는 건 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대학 팀들과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연습경기가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대한항공과의 연습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알렉스는 대한항공의 몇몇 선수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또 선수는 아니지만, 누구보다도 반갑게 인사를 나눈 사람도 있었다. 바로 KB손해보험 시절 선수와 통역으로 인연을 맺었던 정재균 통역이다. 알렉스는 “이들을 다시 만나 굉장히 기뻤다. 다들 한국에 있을 때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줬던 사람들이다. 좋은 기억들이 많은 사람들을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좋다”며 밝게 웃었다. 

이후 알렉스와 SV.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도전 계기를 묻자 그는 “한국에서 뛸 때도 나중에 일본 리그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슬롯이 늘어나면서,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겼다. SV.리그는 앞으로도 계속 강한 리그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일본 대표팀 역시 멋진 성과를 내고 있다. 그래서 일본 배구에 더욱 뛰어들고 싶어졌다. 이 리그가 이탈리아나 폴란드 리그만큼 경쟁력 있는 리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을 들려줬다.

그렇게 도전정신을 갖고 그레이트베어스에 합류한지 이제 한 달 정도가 돼가는 지금, 알렉스는 그레이트베어스 특유의 엄청난 경기 템포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적응에 시간이 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우선 이 팀이 시도하는 투 터치 플레이나 변칙적인 플레이들, 또 공을 쉽게 놓치지 않으려는 기술들 같은 아이디어들이 마음에 든다. 이제 팀에 온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새롭다. 내가 새로운 도전을 어떻게 해낼지 지켜보자”며 그다운 당찬 이야기를 들려줬다.



SV.리그의 외국인 슬롯이 늘어나면서, 다음 시즌 일본에는 세계구급 스타들이 집결할 예정이다. 알렉스에게 그들 중 만남을 기대하는 선수가 있는지 묻자,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우선 산토리 선버즈의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와 알렉산더 슬리브카(폴란드)를 만나고 싶다. 최고의 팀에서 뛸 최고의 선수들이다. 또 일본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많은 오사카 블루테온과의 만남도 기대된다. 또 TJ 데팔코(미국)와도 맞붙고 싶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Big Challenge’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SV.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눈 뒤, 알렉스에게 조심스럽게 V-리그에 대한 이야기도 건네봤다. 혹시 언젠가 V-리그로의 복귀도 가능하겠냐고 묻자, 알렉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그는 “솔직히 선수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웃음). 우선 트라이아웃 제도가 유지되는 한은 V-리그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 또 이제는 V-리그의 플레이스타일에 나를 맞추는 게 쉽지 않은 일일 거다”라며 솔직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알렉스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훗날 코치나 감독으로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건 환영이다”라며 먼 훗날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덧붙여 그는 “한국의 팬 여러분들이 계속 배구를 좋아해주셨으면 한다. 한국 배구는 잠재력이 있다. 인프라도, 팬들도 훌륭하다. 앞으로 3~4년 안에 V-리그 역시 SV.리그처럼 세계구급 리그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랑 야구만 보지 마시고(웃음), 배구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며 한국과 V-리그에 대한 애정을 담은 이야기를 전했다.

미워할 수만은 없는 V-리그의 악동이었던 알렉스가 어느덧 서른 세 살이 됐다.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알렉스가 일본에서의 첫 시즌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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