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클라레 저그’ 품은 쇼플리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올 PGA챔피언십 이어 디오픈까지 우승
최종 9언더파 무결점 플레이
“내 인생 최고의 라운드였다”
세계 랭킹 2위로 상승할 듯
올 메이저 4개 美선수가 차지
임성재, 1언더파 공동 7위에
올해 길었던 ‘메이저 무관’의 굴레를 벗어던진 잰더 쇼플리(미국)가 ‘클라레 저그’까지 들었다.
쇼플리는 2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주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았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가 된 쇼플리는 빌리 호셸(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이상 7언더파 277타)를 제치고 디오픈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로 한 계단 상승하게 될 쇼플리는 지난 5월 열린 KPMG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고는 약 2개월 만에 디오픈에서도 우승하며 올해 4번의 메이저대회 가운데 2개나 차지하는 영광을 맞았다. 선수 한 명이 복수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7∼2018시즌 브룩스 켑카(미국) 이후 쇼플리가 최초다.
쇼플리의 디오픈 우승으로 남자골프 메이저대회는 1982년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선수가 모두 우승했다.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마스터스 우승을 시작으로 쇼플리가 PGA 챔피언십과 디오픈에서 우승했고 LIV 골프에서 활약하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US오픈 트로피를 들었다.
단독 선두였던 호셸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쇼플리는 무결점 경기력으로 자신의 우승 자격을 입증했다. 특히 출전 선수의 4라운드 평균인 59%를 크게 뛰어넘는 88.9%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선보였다. 그 덕분에 4라운드를 평균 스코어 73타보다 8타 앞선 65타로 마쳐 디오픈의 상징인 클라레 저그와 함께 우승 상금 310만 달러(약 43억1400만 원)를 획득했다.
쇼플리는 “내 인생 최고의 라운드였다. 디오픈 챔피언이라고 불리는 것은 아주 오랫동안 꿈꿨던 일”이라며 기뻐했다.
쇼플리는 이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메이저대회를 우승하기 전부터 원했던 것”이라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랜드슬램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쇼플리는 이제 마스터스와 US오픈까지 우승하면 최고의 영예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골프 역사에서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선수는 진 사라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까지 5명밖에 되지 않는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골프 금메달리스트인 쇼플리는 이번 우승으로 2024 파리올림픽의 기대감도 더욱 높였다.
이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가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 공동 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임성재는 4라운드에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를 쳐 공동 13위에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같은 순위에서 출발해 동반 플레이한 안병훈은 버디와 보기를 3개씩 맞바꿔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 공동 13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