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2년 전 영광을 다시 한번' 亞선수권 나서는 U18男배구
김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18세 이하 남자배구 대표팀이 닻을 올렸다.
한국은 오는 7월 28일부터 8월 4일까지 열리는 2024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대회에는 일본, 중국, 이란 등 총 16개국이 나서며, 최종 4위까지 이듬해 열리는 세계유스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지휘봉은 김종일 천안고 감독이 잡았다. 오창훈 남성중 코치가 그를 보좌한다. 김 감독은 고교 무대에서 떠오르는 젊은 명장이다. 김 감독 부임 전 천안고는 약체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창단 이래 10년 가까이 하위권을 전전했다. 그러나 2021년 김 감독이 사령탑에 앉으면서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듬해 전국체전에서 '최강' 수성고를 격파하고 창단 첫 트로피를 들어올린 데 이어 지난해 대통령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제는 수성고, 남성고 등 전통의 명문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 감독의 최고 장점은 선수 발굴 및 육성에 있다. 현시점 고교 무대 최고 세터로 꼽히는 김관우(천안고3)도 함안중 시절부터 그의 손을 탔다. 원래는 공격수였지만, 김 감독의 제안에 따라 세터로 포지션을 옮겼다.
이번 U18 대표팀 엔트리 역시 김 감독이 직접 꾸렸다. 세터 최유현(남성고·190cm)-이지훈(천안고·188cm), 아포짓 이산(수성고·199cm)-송은찬(인하대부속고·194cm), 아웃사이드 히터 임세훈(수성고·186cm)-선민환(문일고·180cm)-이승일(순천제일고·195cm)-윤이준(모모야마고·194cm), 미들블로커 이준호(제천산업고·196cm)-조영운(남성고·198cm)-신평강(동해광희고·200cm), 리베로 이학진(순천제일고·170cm) 등 총 12명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장 완장은 임세훈이 찼다.
지난 16일 U18 대표팀 소집현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지난달(6월) 27일에 상비군 소집을 먼저 했고, 신중하게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해 12일 U18 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가 최대 장점이다. 처음에는 다 다른 학교에서 모인 선수들이라 손발이 맞지 않아 내심 걱정도 있었다. 또 지금 U20 대표팀이 지난 대회 때 이미 이뤄낸 게 있다 보니 부담도 됐다.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이 기대로 바뀌었다. 다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고, 훈련에 임하는 태도도 아주 좋다.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똘똘 뭉쳤다"고 전했다.
짧은 시간 김 감독은 팀에 다양한 공격 전술을 입혔다. 파이프, 2단 공격 등 다채로운 플레이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결국 중앙 활용이 돼야 한다. 단순히 속공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파이프 공격이라든지 어떤 상황에서도 득점할 수 있는 우리만의 무기가 필요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U18 대표팀 선수들의 신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부족하고 보긴 어렵다. 다들 신장이 큰 편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점점 차이가 벌어질 거다. 그렇기에 오픈 공격 등 단조로운 패턴으로 승부하다 보면 당장은 몰라도, 성인이 됐을 때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U18 대표팀 감독은 멀리 봐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해 여러 공격 옵션을 심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임)세훈이에게는 파이프 공격을 특히 많이 주문했는데, 처음에는 선수가 익숙해 하지 않아 시행착오도 겪었다. 하지만 결국 잘 이겨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내년 세계유스선수권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이렇게 팀을 조직력 있게 꾸려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U20 대표팀에 이우진(몬자)-윤서진(KB손해보험)-강승일(대한항공)이 있다면, 이번 U18 대표팀에서는 임세훈-최유현-이승일을 주목하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 그중에서도 그는 임세훈을 "수비형 레프트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또 직선, 대각 공격을 가리지 않는 등 공격력도 좋다. 최근에는 파이프 공격까지 탑재하면서 득점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가장 주목할 점은 요즘 유소년 선수들과 다르게 '위닝 멘탈리티'를 보유했다는 거다. 상대가 누가 됐든 지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수성고에서도 워낙 잘하고 있고, 팀을 하나로 뭉치는 데 큰 장점이 있어 주장으로 임명했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김 감독은 "단순히 하고 싶다는 마음을 넘어, 기필코 해내야 한다는 각오다. 꼭 4위 안에 들어 세계유스선수권 티켓을 따오겠다. 이번 대회에서 4위 안에 들지 못하더라도 세계랭킹으로 세계유스선수권 진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얼핏 들었다. 그런데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정면승부하겠다.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2년 전 이 대회 4위에 이어 지난해 세계유스대회에서 '30년 만의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김종일호가 다시 한번 그 영광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