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어쩌면 재회할지도? 제천에 다녀간 4개국 대표팀, 눈길을 끌었던 선수들은 누가 있었을까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다른 팀 선수들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선수들은 있었다.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가 17일 한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좋았던 부분도,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던 대회였다. 하지만 메이저 국제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없었던 한국 대표팀이 타국 대표팀과 실전 경험을 쌓은 것 자체는 분명한 소득이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는 대부분 사람들의 시선은 당연히 한국 대표팀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제천을 방문한 나머지 4개국 대표팀의 선수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 있었다.
한국과의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이를 바탕으로 추후 한국 프로리그에서 뛴 사례가 프로야구에서 실제로 있었다. 제천에서 눈도장을 찍은 타국 대표팀 선수들이 트라이아웃이나 아시아쿼터를 통해 V-리그에 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들의 이름을 한 번쯤 기억해두면 이후의 국제대회, 혹은 V-리그에서 그들을 다시 보게 될 때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스파이크>가 제천을 찾았던 몇몇 타국 대표팀 선수들을 팬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준우승팀인 브라질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미들블로커 티에리 나시멘토였다. 2003년생의 젊은 미들블로커인 티에리는 대회 내내 좋은 B속공 능력을 선보였고, 클러치 상황에서도 확실한 결정력을 발휘하며 사실상 팀의 에이스 노릇을 했다. 205cm의 준수한 신장까지 갖춘 티에리는 현재 자국 리그 세시-바우루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로스터에도 등록된 바 있다. 성장 속도에 따라서는 추후 본격적인 A팀 합류 가능성도 충분해 보이는 선수다.
아포짓 치조바 아투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까지 프랑스 리그 낭트에서 뛰었으며 다가오는 시즌은 폴란드 리그 고르조프빌코프에서 뛸 예정인 치조바는 결정적인 순간의 호쾌한 한 방과 날렵한 사이드 블록으로 팀 날개의 한 축을 맡았다. 한국전에서 스타팅 아포짓으로 나섰던 펠리페 호케보다도 대회 전반적으로는 오히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던 치조바다.
일본에서는 역시 주장이자 팀의 사령관이었던 오야 마사키가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산토리 선버즈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세터답게,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세터를 통틀어 가장 여유롭고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다. 강력한 서브와 침착한 리더쉽은 덤이었다.
지난 시즌을 제이텍트 스팅스에서 함께 보낸 아포짓 타카하시 케이한과 리베로 타카하시 카즈유키의 기량도 눈에 띄었다. 케이한은 기복 없는 공격력과 높은 탄력을 선보였고, 카즈유키는 디그와 리시브 양면에서 밸런스 잡힌 활약을 펼쳤다. 빠른 발 역시 카즈유키의 무기였다.
중국의 경우 로스터 공개 시점부터 압도적인 활약이 예고됐던 장 징인이 기대치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상황에 따라 출전 시간을 어느 정도 조절 받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장 징인은 100%의 컨디션에서는 공격과 서브에서 이번 대회의 전반적인 레벨을 아득히 뛰어넘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접전 상황에서 터지는 연속 서브 득점이 백미였다.
장 징인을 제외한 선수들 중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자이 데준과 왕 빈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파워 대비 범실이 적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리 용젠과 펭 쉬쿤이 없는 미들블로커 자리에 붙박이로 나선 왕 동첸의 까다로운 플로터 서브와 날선 속공도 눈에 띄는 포인트였다.
호주는 이번 대회를 전패로 마감했지만, 역시나 아포짓 매튜 오브리가 가지고 있는 의외성은 이번에도 호주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였다. 아시아권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포함한 상대 팀들을 늘 한 번씩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오브리 특유의 리듬에서 나오는 서브와 공격은 이번 대회에서도 나름의 위력을 드러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오브리의 위력은 의외성에서 나오는 것이었기에, 세트와 경기가 거듭될수록 그 위력이 반감되는 것은 아쉬웠다.
이처럼 한국을 뺀 나머지 4개국 선수들 중에서도 제천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제법 있었다. 이들과 적으로, 혹은 친구로 재회하는 경기가 앞으로 치러진다면, 제천에서 그들이 펼쳤던 활약을 다시 떠올려보며 색다른 재미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