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글로벌'해지는 K리그...영국에서 온 기자가 린가드 아닌 '대전-광주' 찾은 사연

[카토커] '글로벌'해지는 K리그...영국에서 온 기자가 린가드 아닌 '대전-광주' 찾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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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포투 김아인 기자

[포포투=김아인(대전)]

영국과 독일 등에서 활동하는 외신 기자가 K리그 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린가드의 FC서울이 아닌, 대전과 광주의 경기였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에서 광주FC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전은 5경기 무패를 달렸고, 9위로 올라가며 강등권에서 멀어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실에 눈에 띄는 인물이 등장했다. 벤자민이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프리미어리그(PL) 클럽 사우샘프턴 유니폼을 입고 푸근한 인상을 풍겼다. 자리를 잡은 그는 기자들에게 말을 건네며 자신이 영국에서 왔으며, 영국과 독일, 스코틀랜드 등의 매체에서 활동한 축구 기자라고 소개했다.

외신 기자가 K리그 현장을 찾을 일이라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린가드가 현재 뛰고 있는 FC서울 경기인 게 자연스러웠다. 서울은 이날 전북 현대전을 위해 전주로 원정을 떠났다. 그래서 기자들이 그에게 린가드와 서울을 취재하러 온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벤자민은 한국 여행을 온 김에 K리그 경기를 경험하려고 생각했고, 자신이 머물고 있는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마침 이번 K리그1 29라운드는 공교롭게도 수도권에서 열린 경기가 없었다. 전주가 대전과 가까웠음에도 그나마 대전이 서울에서 다녀가기 가장 편한 위치였다. 영국에서 온 기자지만 목적은 그저 'K리그' 체험이었다. 

벤자민은 독일 출신이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오랜 팬이었다. 분데스리가 레전드 차범근을 치켜세웠고, 도르트문트 출신 지동원, 박주호 등을 비롯해 유럽에서 뛰는 중인 일부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슈퍼스타 린가드보다 대전과 광주 경기를 기대하고 있었고, 유럽에서 활약한 한국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경기도 진지하게 지켜본 듯 했다. 대전의 2-0 승리로 마무리된 후 벤자민은 "대전 경기장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팬들의 열기가 굉장했고, 잉글랜드 무대의 클럽들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선수들이 매우 거칠고 열정적으로 뛰었다"고 생생한 첫 K리그 직관 후기를 전했다. 황선홍 감독에게는 K리그의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전망을 묻기도 했다. 

출전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던 그는 독일 무대를 경험한 최경록에게 특히 관심을 가졌다. 최경록은 올 시즌 광주에 합류하기 전 장크트파울리, 카를스루어에서 활약했다. 경기 후 그는 최경록과 직접 독일어를 주고받으며 인터뷰를 진행했고, 안톤 등 외국인 선수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이뤄지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경험한 K리그에서 감회가 새로웠던 것으로 보였다. 린가드 효과도 있겠지만, 요즘 K리그 곳곳에는 외국인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축구 강국 유럽인이 흥미를 느끼는 걸 직접 보면서, 제법 글로벌해진 K리그의 분위기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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