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리포트] 이대성의 전방십자인대 부상과 결단

[메디컬리포트] 이대성의 전방십자인대 부상과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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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메디컬 리포트'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 창원 LG 세이커스 필드 닥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에게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 : 김두한 교수

*본 기사는 10월 중순 작성됐으며, 루키 2024년 1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전방십자인대 비수술 치료와 부분 파열

2024-2025시즌이 드디어 막이 올랐습니다. 올 시즌 KBL은 치열한 순위싸움이 예상되지만,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선수와 부상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대성 선수의 부상입니다.

수술적 치료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지만, 선수 본인과 구단은 비수술적 치료를 선택하고 빠른 복귀를 준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러 농구팬들에게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안겨주는 선택이었죠. 이번 달 메디컬리포트에서는 전방십자인대의 비수술적 치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하려고 합니다.





전방십자인대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

우리 몸의 무릎관절에 대표적인 큰 인대는 4가지 (전방십자인대, 후방십자인대, 내측측부인대, 외측측부인대) 가 있는데, 스포츠 활동 중에서 손상 빈도가 높고, 자연치료가 잘 되지 않는 인대가 바로 전방십자인대 (Anterior cruciate ligament, ACL) 입니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무릎이 회전하는 움직임에서도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스포츠활동, 특히 방향전환이 많은 농구 종목에서는 필수적인 무릎인대입니다. 

조금 더 세분하게 구조를 나누어보자면, 전방십자인대는 크게 2개의 다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내측와 후외측, 두개의 다발이 서로 만나서 하나의 인대를 이루고 있는데요, 생역학적으로 전내측은 무릎의 앞뒤로 흔들 때 안정성을, 후외측은 무릎의 회전력에 안정성을 더 주도적으로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선수들의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대부분 수술로 이어질까?

인대는 근육이나 힘줄과는 기능적으로 다른 조직입니다. 인대는 뼈와 뼈 사이 관절에 존재하며, 관절이 불안정하지 않게 단단하게 고정시켜주는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인대 (발목인대, 내측인대)는 관절의 움직임에 방해되지 않게 관절 밖에 부착이 됩니다.

그러나 무릎은 상당히 불안정한 구조이기 때문에 특수하게 2개의 십자인대 (전방, 후방)가 관절 안에 존재합니다. 관절 안에 있는 인대가 파열되게 되면 재생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관절액의 존재 때문입니다.

관절액은 관절 내에서 유착과 강직을 방지하기 위해 존재하는데요, 이것은 인대 회복 측면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 후 회복이 되었다 하더라도 기능적인 회복이 되지 않으면 결과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대의 모양 뿐만 아니라 강도와 텐션까지 완벽히 회복되어야 정상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십자인대는 위와 같은 이유로 완벽한 회복이 어렵습니다. 



전방십자인대 수술은 다 수술해야 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방십자인대의 대가들도 "경우에 따라서 비수술적 치료로 가능하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이 되었다 하더라도 주위 다른 인대와 관절막, 무릎주위를 감싸고 있는 근육의 기능이 잘 보완이 된다면 무릎의 불안정성이 미미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무릎에 큰 부하가 가지 않는 종목이나 일반인에서도 추가적인 부상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는 수술이 꼭 필요 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수술이 강력하게 추천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첫 번째로 반월 연골판의 완전 파열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입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후 발생가능한 무릎의 동요(흔들림)는 반월 연골판 파열을 더 가속화시키거나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권유합니다.

또한 무릎 인대 4개 중, 2개 이상의 인대가 완전 파열이 있는 경우에는 불안정성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합니다. 선수의 운동 종목도 수술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축구나 농구 등 상대방과의 접촉과 방향 전환이 많은 종목은 무릎의 안정성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수술을 우선적으로 권유됩니다. 



수술을 하지 않고 회복한 대표적인 선수가 있나요?

스포츠의학과 농구를 세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미국의 NBA에서도 전방십자인대 파열 후 수술 없이 성공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한 스토리가 많은 선수가 제 기억에는 카와이 레너드입니다.

카와이 레너드는 돌파 시 상대방과의 범핑 하는 과정에서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습니다. 큰 접촉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벼운 부상으로 생각했지만 진단은 전방십자인대 파열이였습니다. 기사에 의하면 부분파열로 진단되었다고 보고되었었는데요, 아마 두 가지 다발(전내측과 후외측) 중 하나가 파열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완전 파열이 아닌 부분 파열이였기 때문에 치료 과정도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 수술 여부를 두고 몇 주동안 고민을 한 끝에 결국 재건술(reconstruction)이 아니라 봉합술(repair)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인대를 만들어주는 재건술과는 달리 봉합술은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여 그대로 연결시켜주는 개념의 수술입니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인대를 그대로 연결시켜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으로 생각되지만, 전방십자인대는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고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봉합을 해도 인대 고유의 강도와 기능까지 회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 단단하게 봉합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많이 하고 있지만, 누적된 데이터에서 안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재건술과는 대조적으로 봉합술은 아직은 검증이 되지 않은 도전적인 수술법입니다. 

카와이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유독 무릎 이슈로 결장이 많은 이유도, 재건술이 아닌 봉합술을 했기 때문에 무릎의 기능의 안정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추측합니다.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2023-2024시즌부터는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필드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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