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다저스 김혜성, 양키스 상대 '투런포' 4안타로 美 '강타'

1일 2025 MLB 뉴욕 양키스전 선발 출전, 시즌 2호 홈런 포함 4안타 5출루
시즌 타율 0.422...유격수 중견수로도 맹활약LA 다저스의 김혜성이 1일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 인터리그 홈 경기에서 2회 말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미국 전역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LA=AP.뉴시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 것인가. 또 다시 혜성처럼 빛을 발했다. LA 다저스의 멀티 플레이어 김혜성(26)이 '거함'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2번째 홈런을 포함해 4안타 2타점 5출루의 맹위를 떨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격수 무키 베츠의 부상으로 잡은 선발 출전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경기에서 '생애 최고의 날'을 만들었다.
김혜성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인터리그 홈 경기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시즌 2호 홈런을 포함해 5타석 4타수 4안타 3득점 2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공포의 9번 타자'로 등장한 김혜성의 맹타로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상대 양키스 마운드를 장단 21안타로 두들기며 18-2의 대승을 거뒀다.시즌 2호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하고 있는 김혜성./LA=AP.뉴시스
김혜성은 지난달 15일 애슬레틱스전에서 3안타를 기록한 것을 넘어 빅리그 개인 최다인 4안타를 폭발했다. 시즌 타율은 0.366에서 단숨에 0.422(45타수 19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빅 리그 잔류 결정 이후 침묵을 지켰던 김혜성은 누적된 잠재력을 폭발시키듯 2회 투런 홈런으로 멀티 히트의 서막을 열었다.
김혜성은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의 발가락 부상으로 잡은 선발 출전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생애 최고의 날'로 만들었다. 김혜성은 올해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선발 유격수로 나왔다.김혜성은 올해 2루수로 9번, 중견수로 3번 선발 출전했고, 유격수 선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MLB에서 유격수를 맡아본 것도 5월 마이애미 말린스, 애슬레틱스전 두 번이 전부였다. 또 지난 5월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온 이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닷새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낸 김혜성은 2회 다저스 타선이 폭발하면서 또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8-0으로 앞선 가운데 2사 2루에서 좌완 브렌트 헤드릭을 상대로 2볼 2스트라이크에서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인 뒤 시속 92.2마일(약 148.4㎞)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포를 작렬했다. 비거리 412피트(약 125m), 타구 속도는 시속 102.8마일(약 165.4㎞)의 대형 홈런이었다.김혜성은 공격에서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애런 저지를 보살시키는 등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LA=AP.뉴시스
지난달 15일 애슬레틱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린 김혜성은 17일 만에 2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그라운드를 돌아 홈으로 들어온 김혜성은 동료들의 '꽃가루 세리머니'를 받으며 기뻐했다.
김혜성은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양키스의 바뀐 투수 마크 라이터 주니어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린 후 오타니 쇼헤이의 안타 때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3루까지 내달렸고, 프레디 프리먼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6회초 수비부터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김혜성은 수비에서도 빛을 냈다.
양키스의 간판타자 애런 저지가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장타를 때렸고 2루까지 내달렸는데, 재빠르게 공을 잡은 김혜성이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저지를 저격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보살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6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좌전안타를 기록한 뒤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명승부를 펼친 두 팀의 경기는 미국 지상파 네트워크인 폭스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됐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혜성은 양키스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이정후처럼 미국 전역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4회와 8회 각각 솔로홈런을 때리는 등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2타점으로 고군분투했다. 저지는 시즌 20, 21호 홈런으로 리그 선두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와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이상 22홈런)를 한 개 차로 추격했으며, 시즌 타율은 규정 타석을 채운 가운데 0.395로 4할에 육박한다.
전날 저지와 '홈런 쇼다운'을 벌였던 오타니는 이날 홈런 없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98가 됐다. 다저스는 36승 2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유지했고, 양키스는 비록 패배했지만 35승 22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