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네일 부상, 선수들 동요, 이게 팀 KIA구나…” 꽃범호는 최악의 상황서 희망을 봤다, 1위 저력 ‘죽지 않아’[…
맛돌이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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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6 07:27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이게 팀이구나.”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마치고 구단의 연락을 받았다. 제임스 네일이 창원삼성병원에서 턱 검진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한다는 소식이었다. 구단은 백방으로 수소문해 24시간 내에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대형병원을 찾았다. 극적으로 25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약 3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다.
2024년 8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네일이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KIA는 그날 경기를 2-0으로 이겼지만, 덕아웃과 라커룸은 초상집이었다. 2안타에 호수비 퍼레이드로 팀 승리를 지휘한 주전 유격수 박찬호는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마치 나라를 잃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야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네일이 너무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네일의 바로 뒤에서 부상 순간을 지켜본 선수라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네일을 ‘타이거즈 가족’으로 여기는, 진심이었다. 박찬호의 마음이 곧 KIA 선수들,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이었다. 25일 창원 NC전을 준비하는 선수들, 구단 관계자들도 네일에 대한 걱정 뿐이었다. 치아를 다치지 않아 불행 중 다행이라는 시선, 그래도 많이 힘들 것이라는 걱정이 오갔다.
심재학 단장과 운영팀이 특히 네일이 수술대에 오르기까지 애를 많이 썼다. 그리고 구단은 네일에 대한 플랜B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 사실 외국인 1선발이 빠지면, 대체 외국인투수를 구하는 등의 조치를 고려해보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야구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당연히 KIA는 네일의 건강 회복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플랜B에 대한 논의를 할 시간도 없다. 네일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데 대체자 얘기를 꺼내는 게 네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이범호 감독은 마음이 아프지만 가슴 한 켠에서 희망도 확인했다. 이범호 감독은 25일 경기를 앞두고 “부상이라는 게 많은 사람을 이렇게 숙연하게 하는 구나 싶다. 선수들이 많이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그걸 보면서 ‘이게 팀이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야구도 인생도 위기가 기회다. 이범호 감독은 “제임스가 다치면서 우리 팀이 조금 안 좋게, 침체는 되겠지만, 그게 우리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는데 큰 자극이 되는 것 같다. 우선 제임스가 가장 중요하고, 제임스가 빨리 쾌차하길 우리 모든 선수가 바라고 있다”라고 했다.
2024년 8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네일이 2회말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마이데일리
KIA는 23경기를 남겨뒀다. 네일 없이 힘겨운 9월이 되겠지만, 오히려 팀 케미스트리는 강해지는 분위기다. 네일을 위해서라도 1위 수성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네일이 가장 원하는 것도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