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QS 머신' 와이스, 독수리 가을야구 이끈다

존잘남 [카토커] 'QS 머신' 와이스, 독수리 가을야구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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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마운드의 '복덩이'가 된 라이언 와이스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캡쳐


한화가 주말 잠실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두산을 제압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3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7-4로 승리했다. 지난 21일 NC 다이노스에게 2-8로 패하며 4연승의 상승세가 끊어졌던 한화는 두산을 제물로 승리를 챙기며 이날 kt 위즈에게 6-11로 패한 6위 SSG랜더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54승 2무 60패).

한화는 1회 선제 희생 플라이를 기록한 채은성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장진혁이 1회 3점홈런을 포함해 4안타 4타점 1득점을 폭발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마운드에서는 최근 한화가 자랑하는 필승조 3인방 김서현, 한승혁, 주현상이 차례로 등판했고 선발투수의 깔끔한 호투가 돋보였다. 올 시즌 10번의 등판에서 7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는 한화 마운드의 '복덩이' 라이언 와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였던 와이스

한화는 2023년 4월 단 1경기에서 3이닝도 채 던지지 못하고 한국 무대를 떠난 '흑역사' 버치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베네수엘라 출신의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했다. 산체스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3경기에 등판한 것이 빅리그 경력의 전부였다. 하지만 하루 빨리 스미스의 대체 선수를 구해야 했던 한화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시즌 초반 산체스의 영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산체스는 KBO리그 데뷔 후 9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의 성적을 올리며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산체스가 등판한 9경기에서 한화는 8승 1무의 성적을 올렸고 산체스는 '승리요정'으로 불리기도 했다. 비록 그해 리그를 지배했던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만큼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지만 한화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런 활약이었다.

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런 활약으로 전반기를 5승 1패 2.61로 마무리한 산체스는 후반기 14경기에서 2승 7패 4.60의 평범한 성적에 머물렀다. 결국 산체스는 7승 8패 3.79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애매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수 재계약에 관대한 편이었던 한화는 KBO리그 적응을 마쳤고 1997년생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체스와 총액 7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산체스는 올 시즌에도 시즌 첫 7경기에서 2승 2.39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선발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하지만 산체스는 이후 4경기에서 15.2이닝 17실점(15자책)으로 부진하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이 4.22로 치솟았다. 결국 산체스는 6월 13일 두산전 4이닝 6실점(5자책) 패배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023년 한화에 합류한 이후 산체스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것은 처음이었다.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에 승부를 걸어야 했던 한화에게 외국인 투수의 이탈은 치명적인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산체스의 재활을 한가롭게 기다릴 여유가 없었던 한화는 결국 올해부터 신설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물론 지난 6월 17일 6주 총액 1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와이스가 현재 '이글스 마운드의 복덩이'가 될 거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0경기 등판해 7번의 퀄리티 스타트 기록

193cm, 95kg의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진 우완 와이스는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로 애리조나 다이아몬스백스에 입단했지만 빅리그 무대는 한 번도 밟지 못했다. 2023년 8월 대만 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에 입단한 와이스는 4연속 선발승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지만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와이스는 올해 독립리그로 돌아가 선발 투수로 활약하다가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6월 25일 두산전에서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와이스는 이후 5경기에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산체스의 부상 회복이 더뎌졌고 다른 외국인 투수를 구하지 못해 한화는 꾸준한 투구를 하던 와이스와 26만 달러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와이스는 올 시즌 KBO리그 무대를 밟았던 3명의 대체 외국인 선수 중에서 완전 이적에 성공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리고 와이스는 8월의 대활약을 통해 자신과의 정식 계약을 맺은 한화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와이스는 8월 4경기에 등판해 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승 2패 2.92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메 바리아의 8월 성적이 1승 1패 8.31, 류현진이 1승 1패 4.41, 문동주가 2승 3.43인 것을 고려하면 와이스가 현재 한화의 실질적인 1선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23일 두산전은 같은 대체 외국인 투수 출신인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와의 맞대결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시라카와가 1회부터 4점을 내주면서 4이닝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한 데 비해 와이스는 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대체 선수의 수준이 아닌 정식 계약을 맺기에 충분한 실력의 투수라는 사실을 또 한 번 보여준 셈이다.

와이스는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해 7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퀄리티 스타트 1위(20회) 아리엘 후라도(키움 히어로즈, QS율 8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퀄리티 스타트 확률을 가진 투수라는 의미다. 야구에서 퀄리티 스타트는 선발투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전통적인 지표로 쓰인다. '퀄리티 스타트 머신' 와이스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한화는 승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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