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동의과학대에 재밌는 선수가 있다... '투수 전향 17개월' 홍재문, 구속 135→148㎞/h [IS 피플]
맛돌이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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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1 11:18
U리그 경기에서 투구를 하고 있는 동의과학대 2학년 투수 홍재문. 사진=동의과학대
150㎞/h 강속구를 뿌리는 어깨와 메커니즘.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신이 내려주는 재능"이라고 한다. 과거보다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고, 운동 방법과 식단 관리도 전문화됐지만, 여전히 150㎞/h 이상 뿌리는 투수는 희소가치가 높다.
대학야구에 비범한 자질로 눈길을 끄는 투수가 있다. 동의과학대 2학년 우완 홍재문(20)이 그 주인공이다. 고교 시절까지 외야수였던 그는 투수로 전향한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을 148㎞/h까지 끌어올렸다.
2년 전 KBO리그 드래프트에서 프로 팀 부름을 받지 못한 홍재문은 야구 인생 기로에서 고교(청주고) 시절 자신을 지도한 김인철 감독의 권유로 투수 전향을 선택했다. 그렇게 동의과학대에서 새 출발했다.
마침 1992년 KBO리그 신인왕 수상자이자,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계보를 이은 염종석 감독이 동의과학대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투수 출신 사령탑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건 홍재문에게 행운이었다.
지난해 1월 초 팀 동계 훈련에 참가, 3개월 동안 투수 훈련을 받은 그는 4월 연습 경기에서 135㎞/h를 찍었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통하기 어려운 구속. 그 당시를 돌아본 염종석 감독도 "'역시 쉽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홍재문은 다시 다섯 달 동안 훈련과 실전을 소화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10월 연습경기에서 140㎞/h를 찍었고, 다시 겨울을 보내고 맞이한 2월 윈터리그 홍익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43㎞/h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5월 U리그(대학리그) 중앙대전에서 148㎞/h를 뿌렸다.
염종석 감독은 "143㎞/h이 나왔을 때 이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하면 프로 팀에서도 눈독을 들일 수 있는 공을 던질 것 같았다. 그런데 U리그 경기에서 148㎞/h를 찍은 것이다. 투수를 시작한지 1년 5개월 만이었다"라고 감탄했다.
키 1m83㎝, 몸무게 93㎏라는 다부진 체격 조건. 특히 상체가 발달된 홍재문이다. 염종석 감독은 "아무리 체격 조건이 좋아도 150㎞/h 강속구는 신체 기능적으로 타고난 무언가 있어야 한다. 훈련만으로 해낼 수 있는 구속이 아니다. 그런데 투수로 전향한지 2년도 안 되는 투수가 그걸 바라보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만 빠른 게 아니다. 염 감독은 "제구도 좋다"고 어필했다. 기록이 말해준다. 올 시즌 U리그 등판한 아홉 경기에서 2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탈삼진 34개를 잡았고, 볼넷은 4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0.72. 동의과학대가 거둔 조별(C조) 리그 5승(1무 3패) 중 2승을 홍재문이 챙겼다.
홍재문은 투수 전향 18개원, 실전 등판 13개월 만에 최고 구속 148㎞/h를 찍었다. 사진=동의과학대
연락이 닿은 홍재문에게 단기간에 130㎞/h대 중반에서 140㎞/h대 후반까지 구속을 끌어올린 비결을 묻자 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저 감독님이 하체를 활용해 투구하는 기본 동작을 알려주셨고, 그대로 훈련했을 뿐이다. 사설 레슨도 따로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재문은 "아직 (공식 경기에서) 150㎞/h까지 찍은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던진 공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 몸이 투수 임무에 적응한 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모든 건 정말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훈련 하고 있다"라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주 무기는 스플리터다. 빠른 공과 조합을 이뤄 상대 타자를 현혹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염종석 감독도 "커브와 슬라이더도 구사할 수 있지만 스플리터 완성도가 매우 높다"라고 했다. 이 스플리터는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보고 독학해 만들었다고.
홍재문은 오는 9월 9일 열리는 2025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 문을 두들긴다. 외야수였던 2년 전과 달리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변신했다.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홍재문은 "나는 아직 어깨를 많이 쓰지 않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을 어필했다.
동의과학대에는 염종석 감독 지도 아래 경쟁력을 갖춘 투수들이 더 있다. 2학년 양재훈(21)은 등판한 아홉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2를 기록했다. 정통 오버스로 투수로 최고 구속 149㎞/h까지 찍힌다. 이 선수도 고교 시절 기록(142㎞/h)보다 크게 증가했다.
1학년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조강희(21)는 구속은 140㎞/h 초반이지만, 경기 운영 능력과 멘털이 돋보이는 선수다.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양재훈은 프로 팀 스카우트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홍재문은 성장 잠재력이 깊은 선수. 프로 무대에서 이들의 투구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150㎞/h 강속구를 뿌리는 어깨와 메커니즘.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신이 내려주는 재능"이라고 한다. 과거보다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고, 운동 방법과 식단 관리도 전문화됐지만, 여전히 150㎞/h 이상 뿌리는 투수는 희소가치가 높다.
대학야구에 비범한 자질로 눈길을 끄는 투수가 있다. 동의과학대 2학년 우완 홍재문(20)이 그 주인공이다. 고교 시절까지 외야수였던 그는 투수로 전향한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을 148㎞/h까지 끌어올렸다.
2년 전 KBO리그 드래프트에서 프로 팀 부름을 받지 못한 홍재문은 야구 인생 기로에서 고교(청주고) 시절 자신을 지도한 김인철 감독의 권유로 투수 전향을 선택했다. 그렇게 동의과학대에서 새 출발했다.
마침 1992년 KBO리그 신인왕 수상자이자,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계보를 이은 염종석 감독이 동의과학대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투수 출신 사령탑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건 홍재문에게 행운이었다.
지난해 1월 초 팀 동계 훈련에 참가, 3개월 동안 투수 훈련을 받은 그는 4월 연습 경기에서 135㎞/h를 찍었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통하기 어려운 구속. 그 당시를 돌아본 염종석 감독도 "'역시 쉽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홍재문은 다시 다섯 달 동안 훈련과 실전을 소화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10월 연습경기에서 140㎞/h를 찍었고, 다시 겨울을 보내고 맞이한 2월 윈터리그 홍익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43㎞/h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5월 U리그(대학리그) 중앙대전에서 148㎞/h를 뿌렸다.
염종석 감독은 "143㎞/h이 나왔을 때 이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하면 프로 팀에서도 눈독을 들일 수 있는 공을 던질 것 같았다. 그런데 U리그 경기에서 148㎞/h를 찍은 것이다. 투수를 시작한지 1년 5개월 만이었다"라고 감탄했다.
키 1m83㎝, 몸무게 93㎏라는 다부진 체격 조건. 특히 상체가 발달된 홍재문이다. 염종석 감독은 "아무리 체격 조건이 좋아도 150㎞/h 강속구는 신체 기능적으로 타고난 무언가 있어야 한다. 훈련만으로 해낼 수 있는 구속이 아니다. 그런데 투수로 전향한지 2년도 안 되는 투수가 그걸 바라보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만 빠른 게 아니다. 염 감독은 "제구도 좋다"고 어필했다. 기록이 말해준다. 올 시즌 U리그 등판한 아홉 경기에서 2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탈삼진 34개를 잡았고, 볼넷은 4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0.72. 동의과학대가 거둔 조별(C조) 리그 5승(1무 3패) 중 2승을 홍재문이 챙겼다.
홍재문은 투수 전향 18개원, 실전 등판 13개월 만에 최고 구속 148㎞/h를 찍었다. 사진=동의과학대
연락이 닿은 홍재문에게 단기간에 130㎞/h대 중반에서 140㎞/h대 후반까지 구속을 끌어올린 비결을 묻자 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저 감독님이 하체를 활용해 투구하는 기본 동작을 알려주셨고, 그대로 훈련했을 뿐이다. 사설 레슨도 따로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재문은 "아직 (공식 경기에서) 150㎞/h까지 찍은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던진 공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 몸이 투수 임무에 적응한 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모든 건 정말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훈련 하고 있다"라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주 무기는 스플리터다. 빠른 공과 조합을 이뤄 상대 타자를 현혹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염종석 감독도 "커브와 슬라이더도 구사할 수 있지만 스플리터 완성도가 매우 높다"라고 했다. 이 스플리터는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보고 독학해 만들었다고.
홍재문은 오는 9월 9일 열리는 2025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 문을 두들긴다. 외야수였던 2년 전과 달리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변신했다.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홍재문은 "나는 아직 어깨를 많이 쓰지 않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을 어필했다.
동의과학대에는 염종석 감독 지도 아래 경쟁력을 갖춘 투수들이 더 있다. 2학년 양재훈(21)은 등판한 아홉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2를 기록했다. 정통 오버스로 투수로 최고 구속 149㎞/h까지 찍힌다. 이 선수도 고교 시절 기록(142㎞/h)보다 크게 증가했다.
1학년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조강희(21)는 구속은 140㎞/h 초반이지만, 경기 운영 능력과 멘털이 돋보이는 선수다.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양재훈은 프로 팀 스카우트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홍재문은 성장 잠재력이 깊은 선수. 프로 무대에서 이들의 투구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