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그라운드 홈런 판정까진 어려웠어, 그래도 끝까지 뛴 양석환 고마워” 국민타자 또 퇴장, 주자 재배치 논란 배경은?
두산 베어스 내야수 양석환이 주자 재배치 판정 논란 속에서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그라운드 홈런이 가능했던 상황에서 인정 3루타 판정 정정이 나오자 곧바로 항의에 나서 퇴장 조치를 받기도 했다.
상황은 이랬다. 7월 12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전 8회 초 양석환이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팀이 4대 8로 뒤진 상황에서 양석환은 바뀐 투수 김재윤의 초구 143km/h 속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는 중앙 담장 근처 부분을 맞고 튕겨져 나왔고, 이를 지켜본 2루심은 홈런 콜을 했다.
양석환은 홈런 콜을 봤음에도 2루를 지나 3루와 홈까지 전력 질주하면서 혹여나 바뀔 수 있는 판정 상황을 고려해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사진=두산 베어스사진=두산 베어스그리고 삼성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홈런이 아닌 중앙 담장 노란 폴대를 맞고 튕겨져 나온 것으로 판정이 번복됐다. 그리고 심판진은 양석환의 타구 결과를 두고 인정 3루타로 정정했다.
3루타 판정에 대해 양석환뿐만 아니라 이승엽 감독도 그라운드로 나와 거세게 항의했다. 홈 플레이트까지 뛰면서 끝까지 플레이한 상황에 대해 그라운드 홈런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항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고 이승엽 감독은 퇴장 조치를 받았다. 올 시즌 이승엽 감독의 세 번째 퇴장이었다.
KBO 오석환 심판위원장은 해당 주자 재배치 논란 상황에 대해 “폴대를 맞고 튀어나온 상황이라 주자 재배치를 해야 했다. 심판진은 양석환 선수가 3루까지 충분히 갈 수 있었던 상황으로 판단한 거다. 아무래도 2루심 홈런 콜 때문에 삼성 수비진이 끝까지 플레이하지 않은 부분도 고려해야 했다. 만약 정상적인 판정 아래 인플레이로 이어졌을 경우 홈까지는 들어오는 게 어려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지난해 7월 26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조수행이 구심이 원래 판정한 파울에서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판정 번복됐음에도 1루로 뛰지 않아 아웃 됐던 점을 고려해 형평성 문제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오석환 심판위원장은 “그때 낫아웃 판정 건과 이번 주자 재배치 판정 건은 성격이 다른 문제”라며 “오히려 끝까지 홈으로 뛴 양석환 선수에게 고마웠다. 만약 홈런을 예감하거나 홈런 콜을 봐서 처음부터 천천히 걸어가는 주루였다면 2루타로 판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양석환 선수가 최선을 다해 뛰었기에 3루타 판정이 나올 수 있었다. 심판진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처음 판정과 상관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의 사례였다”라고 바라봤다.
만약 튕겨진 타구 상황이나 주력이 빠른 주자 상황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오석환 심판위원장은 “물론 만약 담장을 맞고 타구가 더 멀리 튀고 빠른 주력을 보유한 주자였다면 심판진 의 자의적인 판단 아래 그라운드 홈런 판정이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다만, 어제 상황에서는 주자 재배치 권한이 있는 심판(심판팀장 혹은 최선임 심판)이 3루타가 가장 적절한 판정이라고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