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커] 끝까지 버텨 최종 관문에 들어선 오정택 “프로에 가서, 감독님께 보답할게요!”

[키토커] 끝까지 버텨 최종 관문에 들어선 오정택 “프로에 가서, 감독님께 보답할게요!”

촐싹녀 0 86

 


힘든 시간들을 이겨낸 오정택에게 이제 마지막 관문만이 남았다.

중부대학교가 11일 고성군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4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고성대회 남자부 A그룹 A조 경기에서 충남대학교를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5-16)으로 꺾고 대회 첫 승을 거뒀다. 깔끔한 경기였다. 4학년 듀오 나웅진(OH, 197cm)과 손찬홍(MB, 198cm)이 좋은 활약을 펼쳤고, 김요한(3학년, OP, 188cm)의 화력과 활력도 빛을 발했다.

그러나 평소 중부대의 살림꾼 역할을 도맡는 핵심 자원 오정택(3학년, OH, 194cm)의 모습은 코트 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발목 컨디션이 살짝 좋지 않기도 했고, 몸과 마음을 한 번 가다듬으며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볼 시간을 주려는 송낙훈 감독의 의도도 있었다. 오정택은 양한별(4학년, OH, 190cm)에게 자신의 역할을 맡긴 채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경기 후 <더스파이크>가 오정택을 만날 수 있었다. “발목이 완벽하진 않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몸 상태 문제로 결장한 것은 아님을 강조한 오정택은 “밖에서 경기를 지켜봤는데, 우리 팀의 수비와 블로킹이 정말 좋은 경기였다고 느꼈다. 이후에 들어가게 됐을 때 블로킹과 수비 위치를 어떻게 선정해야 할지를 생각해봤다”고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이후 오정택과 다가오는 2024-2025 V-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먼저 3학년인 오정택이 1년 빠르게 드래프트에 도전하기로 한 계기가 궁금했다. 이유는 조금 서글프기도, 의젓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어깨가 정말 좋지 않았을 때 와순 제거 수술을 받았었다. 다행히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상태가 좋다. 하지만 앞으로 또 어떤 문제가 생겨 어깨가 안 좋아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는 지금 자신 있게 드래프트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얼리 드래프티 도전 이유를 밝혔다. 

어깨 상태가 최악이었던 시기에, 오정택은 배구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 오정택에게 포기하지 말고 계속 버티라는 조언을 해준 사람이 있었다. 바로 학교 선배이자 지금은 프로 무대에 먼저 진출해 있는 리베로 송민근이었다. “한참 힘들 때는 (송)민근이 형이 해주는 이야기가 마냥 좋게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좋은 조언이었다”고 당시를 돌아본 오정택은 “민근이 형에게는 늘 고맙다. 평소에도 자주 연락한다. 장난도 많이 치고,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며 송민근과의 끈끈함을 드러냈다.

오정택의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다. 그 중에서도 공격보다는 수비와 리시브에 강점이 있는, 살림꾼 유형의 아웃사이드 히터라고 볼 수 있다. 프로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있는 역할이기도 하다. “포지션 특성상 리시브를 늘 중요하게 생각한다. 눈에 띄기 쉽지 않은 역할이긴 하지만, 눈에 띄지 않아도 된다. 우리 팀이 이기기만 하면 된다”며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오정택은 비슷한 역할을 소화하는 대학 선수들 중 나만의 강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답을 들려주기도 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살림꾼을 자처하며 드래프트라는 최종 관문에 들어선 오정택에게 지금의 심경을 물었다. 그는 “뭔가를 더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좀 있고, 긴장도 많이 된다. 원래 긴장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 드래프트의 무게감은 역시 다르긴 다른 것 같다”는 솔직한 대답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드래프트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더 파이팅해야 하고, 동료들을 열심히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끝으로 오정택은 송낙훈 감독에게 익살스러운 약속을 하나 남겼다. “내가 어깨 수술을 하고 나서 팀으로 돌아왔을 때,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써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낸 오정택은 “만약 드래프트에서 선발돼서 프로에 가게 된다면, 감독님에게 꼭 큰 보답을 하겠다(웃음). 뭘로 보답해드릴지는 차차 생각해보겠다”며 유쾌하게 제자의 진심을 표현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낸 오정택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자신의 굳은 의지로 끝내 최종 관문까지 도달했다. 그는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위해 남은 시간 동안에도 최선을 다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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