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역시나 아직 한참 멀었구나"…9년차 대기만성 유격수의 반성, 하주석 밀어낸 임팩트 다시 보여주나

[카토커] "역시나 아직 한참 멀었구나"…9년차 대기만성 유격수의 반성, 하주석 밀어낸 임팩트 다시 보여주나

맛돌이김선생 0 79
▲ 한화 이글스 이도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역시나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을 더 느꼈다."

한화 이글스 유격수 이도윤(28)은 지난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15년 한화에 입단한 지 8년 만에 1군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얻었다.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이 음주운전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여파였는데, 이도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전급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았다. 지난 시즌 106경기에 나서 타율 0.252(309타수 78안타), 출루율 0.302, 11도루, 36득점을 기록했고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존재감을 뽐냈다.

풀타임 2년차를 맞이한 올해. 이도윤은 절치부심한 하주석에게 다시 주전 유격수를 내주면서 시즌을 맞이했다. 하주석이 3할 맹타를 휘두르다 시즌 초반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신인 황영묵에게 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도윤은 5월 타율 0.333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면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유격수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78경기에서 타율 0.281(192타수 54안타), 26타점, OPS 0.673을 기록하고 있다.

이도윤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역시나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을 더 느꼈다. 아무래도 작년에 처음으로 100경기에 나갔고, 올해 또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주변 선배들께서 좋은 말을 많이 해 주셨다. 체력 관리부터 시작해서 안 되고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되고, 잘 되고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하고 있는데 역시나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후반기 시작이 좋다. 이도윤은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팀의 7-0 완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9위 한화는 최하위로 추락할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10위 키움에 1.5경기차로 달아났다.

이도윤은 5회초 선취점을 뽑았다. 1사 1, 3루에서 하주석이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홈에서 김태연이 태그아웃되면서 한 차례 기세가 꺾인 상황이었다. 2사 1, 2루에 타석에 선 이도윤은 상대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전 2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우익수 이형종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타구를 뒤로 빠뜨리면서 1, 2루주자가 득점할 시간은 충분했다. 다만 3루까지 향하던 이도윤이 키움의 빠른 중계플레이에 태그아웃되면서 추가 득점 기회는 무산됐다.

이도윤은 "2아웃에 쳤다는 게 좋았고, 결승타라 팀에 보탬이 됐다는 게 제일 좋다. 투수가 너무 좋은 투수라 내가 길게 갈수록 불리할 것이란 생각에 조금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보자 해서 과감하게 돌렸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한화 이글스 이도윤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이도윤 ⓒ곽혜미 기자



3루타를 노린 상황과 관련해서는 "내가 베이스를 밟고 돌았는데 (하)주석이 형이 얼마 못 가 있었던 걸 봤다. (2루수) 김혜성 선수가 공을 잡고 있어서 '홈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일단 내가 뛰어서 나한테 송구를 조금 유도하려 했는데, 그냥 안 뛰었어도 됐었던 것 같다. 더 안 좋은 분위기로 이닝이 마무리됐고, 다음 이닝에 또 바로 첫 타자한테 안타를 맞으면서 '아 이거 큰일 났다'고 하고 있다가 잘 해결돼서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쉽게 죽을 줄은 몰랐는데, 3루에서 너무 쉽게 죽어서 조금 어색했다. 내가 판단해서 뛰었고, 코치님도 왜 뛰었냐고 물어보셔서 위와 같이 설명을 드렸더니 '그런 판단이었으면 괜찮다'고 하셨다. 내일(11일) 다시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확실히 어땠는지"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이도윤은 7회초 추가점을 뽑으면서 앞선 타석의 아쉬움마저 날려버렸다. 2사 1, 2루 기회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 3-0으로 거리를 벌렸다. 이도윤에게 적시타를 내준 상대 불펜 주승우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후 김강민과 요나단 페라자가 밀어내기 볼넷을 차례로 얻으면서 5-0으로 달아났다. 한화로 승리의 추가 완전히 기운 순간이었다.

한화는 11일 현재 시즌 성적 37승45패2무 승률 0.451를 기록하고 있다. 5위 SSG 랜더스(42승43패1무)와는 3.5경기차가 난다. 5강 싸움을 포기할 수는 없는 거리다. 7위 kt 위즈(39승45패2무)와는 1경기차, 8위 롯데 자이언츠(36승43패3무)와는 0.5경기차로 한번만 연승 흐름을 타면 7위까지는 순식간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후반기 한화의 첫 승리를 이끈 이도윤은 "우리도 충분히 5강 싸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도 늘 강조하시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경기차가 나지 않고 있어서 우리가 조금 더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잡아내고 또 힘든 경기를 한번씩 뒤집어 주면 그래도 우리도 5강 싸움에 합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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