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무능한 정몽규+뻔뻔한 이임생+비겁한 홍명보, 감독 다시 뽑으시라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가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무능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뻔뻔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비겁한 홍명보 감독의 합작품이다. 이 스리톱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장면을 연출했다.
단언컨대 역대 최악의 회장이다. 역대 최악의 정부다. 지금의 거의 '무정부 상태'라 할 수 있을 정도다. 행정이 마비됐다.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을 추진하다 역풍을 맞은 정 회장은 다시 한번 쇄신을 약속했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더욱 강력한 최악이 시작됐다.
모두가 반대하던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 최악의 결과를 낸 경험을 했으면서도 또 모두가 반대하는 감독을 선임했다. 그나마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에는 과정과 절차와 상식을 지키는 시늉이라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과정과 절차, 상식마저 모두 무시했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직이 됐다. 이 조직은 황선홍 감독이 파리 올림픽 본선이 좌절됐을 때 해체됐어야 할 조직이었다. 상식적으로, 이런 역사적 실패를 한 조직에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맡길 수 없다. 그들은 명분을 잃었다. 정당성을 잃었다. 그들에게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자격이 없었다. 해체하고 새로운 위원과 위원장을 선임해 새롭게 시작했어야 했다.
이 과정을 무시했다. 그대로 밀고 나갔다.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았다. 그러다 정해성 위원장이 물러났다. 위원 11명 중 절반 이상이 빠져 5명이 남았다.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이면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고, 위원을 다시 채운 뒤 일을 진행했어야 했다. 이 절차도 무시했다. 이 이사에게 전권을 넘겼다. 위원들은 있으나 없으나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홍 감독을 선임했다. 이런 날치기 선임을 받아들이라고?
100명에 가까운 감독 후보군만 올려놓고, 5개월 허송세월을 보낸 후 마지막 내린 결정이 현직 K리그 감독 빼 오기다. 정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가 얼마나 무능한 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다. 얼마나 협상력이 떨어지면, 얼마나 체계가 없으면, 얼마나 주먹구구식이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다른 후보를 선임할 생각이 없었던지.
축구협회 수장으로부터 나오는 무능. 아무리 능력이 좋은 이도 정 회장 밑으로 들어가면 모두가 무능해지는 마법. 홍 감독 선임도 정 회장 무능의 한 축이다. 이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장 교체다. 정 회장 사퇴 목소리가 큰 이유다. 멈추지 않는 이유다. 사퇴하지 않으니 최악까지 오는 것이다.
사퇴하기 싫다면 제대로 된 조직이, 제대로 된 절차를 가지고, 제대로 된 감독을 다시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인정하는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 그래야 신임 감독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모두를 위한 유일한 길이다. 과정과 절차와 상식을 지키라는 것이다. 진정 홍 감독을 뽑고 싶다면, 이런 과정을 거쳐 선임하시라. 축구협회의 수장이라면,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을 존중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이런 정 회장의 무능에 눈감고 동조한 자. 이임생 이사다. 그도 축구협회 무능의 공범이다. 홍 감독 선임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뻔뻔함을 드러냈다.
홍 감독 선임 이유 8가지. 결국 홍 감독 맞춤형 조건이 아닌가. 외국인 감독과 동일한 조건이라면서 국내 선수 파악 용이, 국내 리그 파악 용이, 월드컵 3차 예선 준비 시간 부족, 국내 체류 리스크 등을 내걸었다. 같은 조건이 아니지 않나. 이 조건을 한국 감독보다 지금 당장 잘 해낼 수 있는 외국인 감독은 없다. 한국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에 축구협회 전무이사 경험도 플러스 점수로 넣었다. 애초에 외국인을 배제한 조건을 가지고, 마지막에 홍 감독을 찾아간 것이다.
뻔뻔함의 극치는 자신이 혼자 결정을 내렸다는 것. 위원들과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고, 오로지 최종 판단은 자신이 내렸다고 강조했다. 미팅을 하면 정보가 외부로 새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면서. 이것이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행태다. 그리고 투명하다고 확신했다. 혼자 결정한 것이 어떻게 투명할 수 있나. 혼자 하는 독단적인 결정을 막기 위해 위원회가 있고, 위원들이 있는 것이다.
절차 상,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이건 상식의 문제다. 기본의 문제다. 상식과 기본을 어긴 것이다. 그래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왜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단 한 명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가. 처음부터 혼자 결정할 거였으면, 5개월이라는 시간이라도 아꼈지.
위원 중 한 명이었던 박주호가 폭로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위원회는 한국인 감독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고, 외국인 감독은 흠 잡기에 열심이었고, 홍 감독 선임은 몰랐다는 내용이었다. 임시 감독 선정도 회의 없이 투표로 진행을 했다고. 그는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5개월 동안 무엇을 했나 싶다. 허무하다"고 털어놨다.
홍 감독을 설득할 수 있었던 이유. 그 진부한 단어는 제발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 단어밖에 없었다. 헌신. 이 이사는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다른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매번 강조하지만, 헌신이 아니다. K리그를 배신하고 더 높은 자리로 가는 게 왜 헌신인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게 왜 헌신인가. 이런 건 욕심이라고 한다. 헌신은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을 때 나서는 하는 일을 말한다. 이 이사가 가장 잘 알 것이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하고 싶어 하는 감독들이 줄을 섰다는 것을.
화룡점정은 정 회장에게 전권을 받았고, 정 회장이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 모두가 알고 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무슨 의도인지.
이 이사는 "나의 낮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잘못됐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 그렇지만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결정에 대해 스스로 후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 이사의 결정을 비난한다고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잘못됐다면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고쳐야 한다. 새로운 위원회를 꾸려 다시 감독 선임 절차를 시작하는 게, 잘못을 바로 잡는 유일한 방법이다. 책임은 말로 지는 게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홍 감독을 정 뽑고 싶으면 제대로 된 절차로 뽑으시라. 그래야 정당성을 인정 받을 수 있다.
홍 감독은 비겁하다. 말을 바꿨고, 약속을 어겼으며, 뒤로 숨었다.
지난 2월 홍 감독은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대표팀 후보로 거론되는데 불편하다"며 대놓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꾸준히 거부감을 드러냈다. 확실히. 누가 봐도 완고하게.
울산 팬들에게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약속한 홍 감독. 이 이사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선언한 홍 감독. 앞에서는 그랬다. 그런데 뒤에서는 그 약속을 한 날, 오후 11시에 이 이사를 만났고, 다음 날 오전 9시에 대표팀 감독을 수락했다. 10시간 만에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다. 누가 이런 행태를 납득할 수 있겠나. 누가 그를 신뢰할 수 있겠나.
더욱 비겁한 것은 최근 홍 감독이 축구협회의 행정,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무능을 강력하게 질타한 것이다. 홍 감독은 이렇게 비판했다. 불과 7일 전에 한 말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뽑을 때까지의 전체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축구협회가 과연 얼마나 학습이 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 축구협회에서 누구도 정해성 위원장을 지원해 주지 않은 것 같다. 이 시점에서 그 일을 담당하는 위원장이 사퇴했다는 건 무언가 일이 있었다는 뜻이다. 내가 일할 때는 김판곤 강화위원장이 계셨고, 김 위원장은 책임과 권한을 모두 가지고 일을 했다. 한국 축구에 맞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든 직접 뽑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선임한 분이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다. 축구협회 내부를 보면 위원장 자리는 전문성 있는 분들이 맡는다. 상벌위원장은 법조인, 의무위원장은 의료인이 하는데 이분들을 도와주는 건 협회 행정직원들의 몫이다. 고위급 행정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일이 되지 않는다."
축구협회의 행정에 대한 강력한 비난 후 7일 후 대표팀 감독을 수락했다. 7일 후에는 학습이 된 것일까. 지금은 축구협회가 이 이사를 지원해 준 것일까. 지금은 고위급 행정 직원들이 이 이사를 전적으로 도와준 것일까. 자신을 선임하는 행정은 좋은 행정일까.
본인도 정상적이지 않은 축구협회의 행정을 인지하고 비판했음에도, 그 정상적이지 않은 행정이 손을 내밀자 10시간 만에 잡았다. 그 행정에 따를 거면서 비판은 왜 한 것인가. 감독 수락보다 행정 정상화가 먼저 아닌가. 진정 감독을 원했다면, 정상화가 된 후 제대로 된 절차에 따라 당당하게 수락한다면,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 없다. 스스로 논란을 만들었고, 지지 받지 못하는 대표팀 감독이 됐다. 오롯이 자신의 선택이다.
역으로 말하면 정상적인 행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행정이었다면 홍 감독은 오지 못했다. 때문에 정상적인 행정 속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발표 후 가장 먼저 입장을 밝혀야 할 이는 홍 감독이었다. 이전에도 감독 선임이 확정되면 감독 인터뷰가 가장 먼저 나왔다. 임시 감독이었던 황선홍 감독, 김도훈 감독도 선임 발표 그날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 뒤로 숨었다. 무엇이 두려운가. 당당하다면 앞으로 나와 당당히 말하면 된다.
일국의 대표팀 감독 선임은 영광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 이사는 침통한 표정으로 자신을 비난하라며 이 사실을 브리핑했고, 감독은 뒤로 숨었다. 이 일에 절대 관여하지 않았다는 정 회장은 더 멀리 떨어져 숨어있다. 이 자체가 홍 감독 선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말해주고 있다.
잘못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대표팀 감독을 다시 뽑는 거다. 이대로 간다면, A매치가 열릴 때마다, 월드컵 예선이 치러질 때마다, 월드컵 본선에 가더라도,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혼란은 가중되고, 분열될 것이고, 한국 축구는 뒷걸음질 칠 것이다. 이런 피로감은 고스란히 축구 팬들의 몫이다. 왜 이런 무리수를 둬서 진흙 길로 걸어가려 하는가. 대표팀 감독 선임 더 늦어도 된다.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다.
이를 거부한다면, 그들만의 월드컵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무능한 수장이 무능한 결정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 이런 결정을 해도 바뀌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잠시 여론이 들끓다 조용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무시할 수 있는 거다. 당당할 수 있는 거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다름을 보여줘야 한다. 그들의 결정을 철회할 수 있는, 그들이 무서워하는 유일한 존재, 축구 팬들이 '행동'으로 나서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하는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