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최악의 전반기 마무리' 삼성의 극약처방, '7회 이후 최다 역전패-바닥친 타격' 바꿀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삼성 라이온즈의 전반기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44승 39패 2무, 승률 0.530 4위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삼성은 전반기를 5연패와 함께 마친 지난 5일 돌연 코칭스태프 개편에 나섰다. "후반기 팀 쇄신을 위해서"가 그 이유였다.
골자는 정대현(46) 퓨처스(2군) 감독이 수석 코치와 함께 투수 코치를 맡고 이병규(50) 수석과 정민태(54) 투수 코치가 퓨처스로 내려간 것이다. 이밖에도 1군과 2군의 자리 바꾸기로 특정 코치의 능력에 초점을 둔 것이라기보다는 파격적인 변화로 그야말로 쇄신을 노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였다.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는 결정이다. 올 시즌 개막 전 삼성을 가을야구 후보로 꼽은 이를 찾기는 힘들었다. 불펜 보강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어찌보면 그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대박이 터졌다. 김영웅, 이성규, 이재현, 이병헌, 윤정빈 등이 동시에 잠재력을 터뜨린 것. 여기에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박병호도 전반적인 활약은 아쉬웠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종종 날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원태인과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와 올 시즌 선발로 변신한 좌완 이승현이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고 오승환에 김재윤, 임창민으로 구성된 필승조도 빼어난 안정감을 뽐냈다. 지난해 트레이드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김태훈도 또 다른 필승조 중 하나로 반등했다.
'최악의 전반기 마무리' 삼성의 극약처방, '7회 이후 최다 역전패-바닥친 타격' 바꿀 수 있을까문제는 필승조가 서서히 균열 조짐을 보였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달 15일 이후 치른 17경기에서 6승 10패 1무로 전체 최하위에 머물렀다. 앞서는 경기에서도 흐름을 내주는 일이 잦았다. 5회 이후 리드 상황에서 승률은 0.625(5승 3패)로 9위였고 7회 이후 승리 확률은 0.600(6승 4패)로 최하위였다.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을 모두 보유한 팀이기에 더욱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시즌 전체로 따져도 삼성은 7회까지 앞선 경우에서도 승률 0.818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재윤이 먼저 흔들렸다. KT 위즈의 마무리를 맡았던 김재윤은 낯선 셋업맨이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멀티이닝을 소화하기도 하며 5월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40⅔이닝을 소화하며 체력적으로도 부침을 겪은 것으로 보였다.
오승환도 흔들렸다. 전반기 막판 실점하는 일이 많아졌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KIA전에선 2012년 이후 12년 만에 5실점하며 패전 투수의 멍에를 쓰기도 했다. 오승환과 임창민도 38이닝, 33⅔이닝을 소화했다. 30대 중반에서 많게는 40대 초반까지 되는 많은 나이를 고려하면 동반 부진이 단순한 우연으로만 보이진 않았다.
이 같은 책임을 묻는 동시에 후반기 반전을 기대하며 정대현 코치에게 많은 역할을 부여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타선도 동반 부진에 빠졌다. 이 기간 팀 타율은 0.217에 허덕였다. 많은 연승 만큼이나 잦은 연패를 반복하는 게 올 시즌 삼성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는데 어린 선수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러한 부분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병규 수석 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타치바나 3군 타격 코치를 1군으로 두 단계 승격시켰다.
파격 요법만으로는 장기 레이스에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젊은 선수들이 지나치게 흐름을 타지 않고 꾸준히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불펜 투수들의 체력 안배와 성과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이 짐을 짊어진 정대 수석 코치와 타치바나 코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