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윤동희 '김희진 코스프레' 진심이었다, "얼굴이 포인트"라더니 유니폼까지... '원조'도 …
롯데 윤동희가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에서 2회 말 타석에 들어서기 전 배구선수 김희진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퍼포먼스에서) 승부욕은 없지만, 기왕 나가는 거 재미있게 하면 좋으니까."
지난 6월 말, 취재진과 만난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는 당시 기준 얼마 남지 않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동희는 지난달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발표한 올스타 베스트 12 결과에서 팬 투표 103만 8735표, 선수단 투표 66표 등 총 28.68점을 획득해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에 선정됐다. 황성빈(27)이 기예르모 에레디아(SSG)의 부상 대체 선수로 나서기 전까지 롯데 선수로는 유일하게 베스트에 뽑혔다.
당시 윤동희는 "너무 좋다. 어렸을 때 올스타전 경기를 챙겨보면서 거기에서 뛴다는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높은 곳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3년 차에 그런 자리(올스타전)에 갈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팬들 덕분에 가는 것이기에 팬들께 공을 돌리겠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화제는 올스타전 퍼포먼스로 전환됐다. 윤동희와 절친한 1년 후배 김민석(20)은 전년도 올스타전에서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솔로곡인 'SOLO' 춤을 춰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다. 이를 언급하자 윤동희는 "그런 부분에서 승부욕은 없다"며 웃었다.
김희진.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하지만 이미 윤동희는 올스타전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있었다. 바로 배구선수 김희진(33·IBK기업은행) 코스프레였다. 윤동희는 평소 김희진 닮은꼴로 언급됐고, 아예 별명으로도 불렸다. 윤동희는 "김희진 선수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올스타전은 타 팀 팬들도 많이 오신다. 거기서 봤을 때 공감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어야 재밌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희진 선수 유니폼을 입는다던지..."라고 말한 윤동희는 "일단 얼굴이 포인트이기 동작을 할 게 없다"고도 했다.
사실 윤동희가 생각한 퍼포먼스는 하나 더 있었다. 그는 "(김희진) 말고도 요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이야기도 들었다"며 이 드라마의 주인공 류선재 역으로 나온 배우 변우석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걸 하면 너무 '자뻑'하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얼굴이 포인트'라고는 했지만 윤동희는 김희진 코스프레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구단도 김희진의 소속팀 IBK기업은행과 유사한 배구 유니폼을 따로 제작해 흉내 퀄리티를 더욱 높여줬다.
윤동희가 준비한 퍼포먼스는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본경기에서 나왔다. 드림 올스타가 0-1로 뒤지던 2회 말 1사 2루에서 그는 첫 타석에 나섰다. 배구공을 들고 나온 그는 자신의 등번호 91번과 함께 '동희진'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팀 동료 김원중을 향해 스파이크를 날린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롯데 윤동희가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에서 타격을 하고 1루로 향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김희진이 자신의 SNS에 윤동희의 코스프레 사진을 업로드했다. /사진=김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이에 '원본'인 김희진도 화답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윤동희의 사진을 올린 후 "엄마 혹시 잃어버린 남동생 있어?"라는 멘트를 달았다. 공교롭게도 김희진도 부산 출신으로, 구단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롯데 팬임을 드러낸 바 있다.
본 게임에서는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는 우익수 쪽 깊은 플라이로 2루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지만, 4회 1루수 파울플라이, 7회에는 유영찬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래도 윤동희는 배달기사 복장으로 등장해 환호성을 자아낸 팀메이트 황성빈과 함께 올스타전에서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 윤동희는 전반기 77경기에 출전, 타율 0.302(291타수 88안타) 5홈런 40타점 62득점 5도루 OPS 0.821을 기록 중이다. 초반에는 부상 등으로 다소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점점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여기에 센스 있는 퍼포먼스까지 보여주면서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스타플레이어로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