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홍명보 선임 이유, 외국인 후보보다 더 나아서… 날 비난해도 좋다" 이임생 기술이사 브리핑

[카토커] "홍명보 선임 이유, 외국인 후보보다 더 나아서… 날 비난해도 좋다" 이임생 기술이사 브리핑

조아라 0 80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외국인 후보자였던 다비트 바그너, 거스 포옛보다 한국축구 상황에 더 맞는 감독이라 선임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이다.

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선임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축구협회는 앞선 7일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은 5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진행됐다. 지난 2월 중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력 부진과 대표팀 내 각종 논란의 여파로 경질됐다. 축구협회는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을 선임해 감독 선임을 맡겼다. 그러나 여러 차례 자체 설정한 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정 위원장이 지난달 말 물러났다. 이 기술이사가 브리핑을 통해 선임 배경을 밝혔는데, 왜 홍 감독이었어야 했고 외국인 감독들은 왜 곤란한지 다양한 근거로 이야기했다. 이하 브리핑 및 기자회견 전문 전문.

- (이임생 기술이사 모두발언)

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새로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다. 먼저 시즌 중임에도 어려운 결정 내려 준 울산 구단에 감사말씀을 드린다. 울산과 K리그 팬들에게는 시즌 중 감독을 모셔 클럽을 떠나게 해 죄송한 마음이다. 깊은 사과 말씀 드린다.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약 5개월 동안 감독선임에 고생한 정해성 위원장 등 위원들에게 감사 말씀 드린다.

강화위는 6차까지 논의를 거쳐 1, 2순위 외국인 감독을 후보로 올리고 협상했다. 이 자리에서 누군지 밝히지는 않겠으나 계속 언론에서 언급된 인물이라 알고 계실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 분과 협상은 무산됐다. 첫 번째 분은 국내 체류 기간과 부수 비용이 문제였고, 최종 답변은 국내 거주할 수 없다는 것이었기에 협상을 이어갈 수 없었다. 두 번째는 현직 감독으로 현재 자리를 정리하고 협상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으나 소속 협회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7차부터 10차까지 회의한 강화위는 이후를 정해성 위원장에게 일임했다. 이때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최종후보 5명을 제가 이어받았다. 그 중 국내 감독은 홍명보 한 명이었고 외국인 4명 중 한 명은 6차까지 과정 중 이미 인터뷰한 인물이라 제외했다. 한 명은 인터뷰가 무산됐다. 나머지 두 명에 대해 대면 인터뷰를 하고 돌아왔으며 그 후 최종 후보 중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정해성 위원장 사퇴 표명 후 제가 이어받아 진행한 감독 선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6월 22일 10차 회의까지 종료된 뒤 인터뷰를 했거나 무산된 후보를 제외하고 실질적 최종 후보 3명을 압축했다. 화상 회의하고 대면 인터뷰 일정까지 잡은 가운데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셨다. 그리고 내가 역할을 이어받았는데, 최종 회의 결정 내용 그대로 이어받아 후속 업무를 진행했다. 잔여 업무에 대해 사퇴 의사를 밝힌 위원을 제외한 5명에게 화상회의를 통해 동의를 얻었다. 또한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감독은 전력강화위 추천으로 이사회가 승인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사회 추인을 받는다면 문제 없다는 법률 검토도 거쳤다.

홍명보 감독 선임 배경이다. 외국인 후보 2명을 대면 인터뷰하고 7월 5일 낮 돌아왔다. 어떤 결정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까 많은 고민을 했다. 경기 마치고 돌아오는 홍명보 감독을 밤에 집 앞에서 만났다. 홍 감독은 앞서 전력강화위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한국축구 게임모델,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 연계와 발전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발전을 몇 차례나 드렸다.

홍명보 감독 선정 이유에 대해 말씀 드리겠다. 아래 여러 기준은 외국인 후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첫 번째, KFA 철학 및 게임모델을 고려할 때 적합하다. 홍 감독의 울산 경기 스타일을 보면 빌드업 시 라볼피아나 형태와 비대칭 스리백을 쓴다.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한다. 선수 장점을 잘 살려 어태킹 서드 라인 브레이킹, 카운터와 크로스, 측면 콤비네이션 등 다양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대표팀에서도 발전시켜나가야 할 기회창출 등이 좋았다. 작년 기회창출 리그 1위, 빌드업 1위, 압박 강도 1위, 활동량 10위는 효과적인 경기를 뜻한다. 아르헨티나도 월드컵 우승 당시 활동량은 하위권이었다. 이 점이 한국축구에 주는 교훈이다. 무엇보다 U20, U23 지도자 경험과 협회 전무 행정 경험으로 폭넓은 시각이 있다. 이는 앞으로 각급 대표팀 연속성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 리더십이다. 원팀 원스피릿 원골은 한국 축구에 필요하다.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감독이다. 지난 두 외국인 감독의 교훈을 삼아 팀내 자유로움 속 기강이 필요하다. 대표팀 창의성 및 원팀 확립을 위해 필요했다. 셋째, K리그 우수 선수 발굴, 선수 컨디션 체크, 연령별 연계성을 위해 국내감독 선임이 필요했다. 넷째, 외국 지도자에 비해 성과가 더 좋았다. 국내 올해의 지도자, U20 월드컵 8강, 올림픽 동메달 등이다. 다섯 번째, 당장 3차 예선이 시작되는 시점에 외국인 감독이 한국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했다. 여섯 번째, 대표팀 지도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 클럽과 대표팀 운영이 다르며, 단기간에 선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고 단합시켜야 한다. 또한 대표팀에서 실패한 경험도 상황에 따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곱 번째, 외국인 후보자들이 유럽 빅 리그 경험이 있고 확고한 철학이 있는 건 존중하지만 홍명보 감독보다 뚜렷한 성과가 있진 않았으며 한국에 입히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감독이 각급 대표팀 연계에 필요한 체류시간 확보가 쉽지 않았다.  재택 논란의 재연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평가와 결정이 마음에 안 드는 팬들이 있더라도 대한축구협회와 대표팀에 대한 많은 사랑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잠시 쉰 뒤)

선임 일정을 보고하겠다. 5월 20일 7차 회의에서 김도훈 임시감독을 선임한 뒤, 커리어 검증 작업이 시작됐다. 후보자 97명 중 38명이 1차 선정됐다. 8차 회의에서 조건을 봐 12명이 2차 선정됐다. 6월 18일 9차 회의에서 게임모델 검증, 기술 전술을 고려해 추가 5명까지 17명이 됐다. 6월 20일 10차 회의에서 게임모델 검증, 기술 전술적 부분으로 9명이 됐다. 이후 정해성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이 위임됐다. 6월 20일에서 25일까지 정해성 위원장이 과거를 평가하고 조건을 고려해 9명 중 4명을 최종 선정했다. 6월 25일 줌 미팅을 정해성 위원장이 나와 함께 진행했다. 6월 26일 정해성 위원장 사임으로 협회가 제게 감독선임 권한을 줬다. 이후 강화위에 4명 불참했다. 7월 2일 제가 유럽으로 출국했다. 7월 3일 마드리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후보자 한 분과 미팅했다. 이후 프랑크푸르트 힐튼 호텔로 이동해 7월 4일 또 한 분의 후보자와 미팅 후 바로 귀국했다. 7월 5일 금요일 경기 후 밤 11시 홍명보 감독님을 만났다. 다음날 오전 9시에 홍명보 감독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토요일부터 울산 김광국 대표에게 간곡한 부탁을 드렸다. 이상이다.

- 홍명보 감독의 부임 시기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대한축구협회 제공

울산에서 우리 협회에 많은 협조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추후 울산 구단과 협의 후 울산에서 원하는 계획대로 협회와 의논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울산을 계속 이끌어나가는 건 어려울 것 같다.

- 규정상 기술발전위원회는 17세 이하만 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기술이사가 이 일을 진행할 권리는? 협회의 일방적인 결정인지, 절차는 잘 거쳤는지?

정해성 위원장 사임 후 제가 협회 기술위원장이지만 총괄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협회에서는 누군가는 절차대로 이를 진행할 사람이 필요했다. 따라서 협회에서 이 일을 계속 진행하라는 임무를 받고 절차에 맞게 추진했다. 제가 결정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 위원회를 존중하기 때문에 줌 미팅을 했다. 당시 4명 불참, 5명 참석했다. 강화위가 결정한 최종 후보자가 있으므로 이를 계속 끌고가려면 제가 할 수밖에 없었고 5명 위원에게 동의를 구했다.

- 홍명보 감독 선임을 결정한 뒤 절차를 거쳤냐는 질문이다

홍명보 감독을 뵙고 제가 결정을 한 뒤, 위원회 분들을 다시 소집해서 미팅을 해야 하지만 이를 다시 미팅하게 되면 언론이나 외부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5명 위원에게 개별적으로 최종결정을 해야 할지 동의를 얻었다. 그리고 나서 결정했다.- 최근까지 고사한 홍명보 감독을 어떻게 설득했나? 파격적 조건이 있었나?

강화위에서 최종 후보로 준 3명에 대해 공정하게 봐야 했다. 홍명보 감독이 날 만나줄지, 미팅이 가능할지 고민과 두려움도 있었다. 외국인 감독 두 명을 미팅하고 온 뒤 그분들의 철학을 듣고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임해준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홍 감독을 처음 봤을 때 "절차상 온 가냐" "그 안에서 날 얼마나 평가했냐" 우선 두 부분을 이야기했다. 이를 설명했다. 그 다음 왜 한국 대표팀에서 헌신해줘야 하는지 설명했다. 몇 차례나 부탁했다.

- 홍명보 감독 계약조건과 연봉 규모는

(협회 관계자에게) 이거 공개해도 되는 겁니까?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말씀드리겠다. 최종 후보자들 리스트를 받고 이어가게 될 때, 정몽규 회장님에게 보고를 드렸다. 이 3명의 후보자를 만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이 KFA에서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하라는 답을 들었다. 그래서 홍 감독을 하겠다는 마지막 결정도 정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김정배 부회장에게만 보고한 뒤 진행했다. 외국인 감독과 한국인 감독 동등하게 진행했다.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한국 감독들도 외국인 감독 못지않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 홍명보 감독 계약기간을 아시안컵까지로 한 이유는

정 회장은 저에게 KFA 모든 기술파트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주셨다. 홍명보 감독을 단기간에 평가하기보다는, 가장 핵심인 A대표와 연령별 대표의 연계성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 또한 전술적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최소한 두 명의 유럽 코치를 요청했고 홍 감도 이를 받아들였다. 홍 감독의 경험과 유럽인 코치가 어우러지면 연계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실제 선임 가능한 외국인 감독이 존재하긴 했는지, 요식행위였다는 의혹이 있는데.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 서형권 기자

기존 강화위를 존중하고 절차를 이어갔다. 그래서 중간에 외부에서 많은 외국인 감독을 추천 받았지만 하지만 혼자 그런 결정을 할 순 없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강화위가 해 온 절차대로 했다.

- 전력강화위가 정상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는지

위원 다섯 분만 동의를 얻었다고 해서 제대로 된 건지 제가 말할 일은 아니고, 협회 법무팀의 조언을 받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을 근거로 진행했다.

- 홍명보 감독이 결심한 과정은. 그간의 물밑 공감대는 없었나

한국 축구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후보자들이 열심이었고 한국에 오고 싶어 했다. 연봉도 받아들였고 아무 문제 없었다. 그들의 고유 축구 철학이 굉장히 확고했다.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 두 분 중 한 분이 어제 저에게 문자를 보냈다. 본인을 관심 갖고 인터뷰 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래서 제가 죄송하다고 하고 행운을 빌었다. 그 두 분을 다들 짐작하실 것이다. 저는 스스로 이 분들의 축구철학이 한국축구에 맞고 적응이 될까? 의문이 있었다. 한 분은 벤투 감독처럼 빌드업하고 기회창출을 하려는 우리 대표팀과 맞지 않았다. 롱 볼 후 빠른 서포트로 경쟁하는 축구였기 때문에 맞을까 의문이 있었다. 한 분은 하이 프레싱과 인텐서티 프레싱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그 분들의 철학을 존중한다. 그런데 한국이 빌드업으로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데, 프레싱에 대한 철학을 가진 분의 축구를 우리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게 맞는가? 수비라인을 너무 끌어올리다보면 중동 국가에 카운터 어택을 맞을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또한 대표팀 소집이 한 번에 10일인데 선수들이 이들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이 머릿속에 멤돌았다. 하지만 여러분은 울산 축구를 봐 오셨지 않나. 빌드업, 기회창출에서 K리그 1위다. 미드필더에서 프로그레션을 하고 있다. 모든 게 맞다는 건 아니지만 한국 대표 선수들이 해 온 스타일대로 최대한 끌어올려 3차 예선을 통과해 월드컵에 11회 연속 진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만 했다. 제 짧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하셔도 좋다. 하지만 스스로 이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 홍명보 감독을 어떻게 설득했냐는 질문이다. 그 전에도 과정이 있었나

위원장 업무를 이어받은 직후에 외국 출국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전에는 제가 접촉한 적이 없고 해서도 안 됐다.

- 5개월 가까운 외국인 선임 노력이 모두 무산됐는데 이에 대한 평가와 분석, 사과 등이 있을 예정인가

97명 후보자를 통해 전력강회위원회가 고생해 최종후보를 압축했다. 외국인 후보는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그 분들도 최대한 노력했고, 제가 이 자리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건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게 중요하다. 또 누군가 '뭔가 다른 게 있는 게 아니냐'고 할 때 그건 동의할 수 없다. 회장님이 모든 권한을 주셨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절차대로 투명하게 나 스스로 했다.

- 한국이 주도하는 축구를 갓 시작했는데 여기 홍명보 감독이 맞다는 판단은 이 기술이사 혼자 한 건가

최종 후보 3명 중 고르는 판단은 제가 것이다. 모든 경기를 다 주도하는 게 아니다. 감독의 플랜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주도의 개념이라고 봐 주시면 되겠다.

- 울산과 K리그 팬들에게 당부할 게 있다면

제가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울산 구단에서 홍명보 감독을 보내주기로 약속했기에 감사하고 죄송하다. 울산 팬들에게 사과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울산현대 축구단 계속 응원하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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