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육성 전문가 만나 천재성 회복하나, 160km 던진 폼으로 돌아간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최민우 기자] 한화 이글스 김서현(20)은 지난 3일 대전 kt 위즈전에 중간 계투로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선 김서현은 좋은 기억을 남기고 전반기를 마치게 됐다.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한 김서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 이후 김경문 감독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3일 경기를 마치고 퇴근 중이던 김서현은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고.
김서현은 "집 가고 있는데 감독님께 전화가 왔다. '오늘 정말 잘 해줬다'고 칭찬해주셨다. 마운드에서 어땠는지도 물어보셨다. 나도 오랜만에 1군에서 등판한 거라 긴장이 됐었다. 그래도 감독님 말씀 덕분에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김서현은 지난달 30일 롯데와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1군 콜업을 지시받았지만,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탓에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다시 2군 구장이 있는 서산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1군에 남겨뒀다. 김서현이 공을 던지는 걸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1군 선수들과 동행한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는 김서현은 "더블헤더 때문에 잠깐 1군에 왔다가 다시 서산으로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전반기가 다 끝나가니까 후반기 때는 내가 피칭하는 걸 보고 싶다고 하셨다. 첫날 피칭하는 걸 보고 1군에 등록시켜주셨다.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감독님께 보답한 것 같다"며 웃었다.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리그를 호령하는 파이어볼러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서현. 서울고 시절 김서현은 150km 후반대 패스트볼을 뿌렸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2023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하지만 프로 무대의 벽은 높았다. 김서현은 지난해 20경기에서 22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점 7.25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7경기 8이닝 평균자책점 2.25에 그쳤다.
무엇보다 구속 저하가 뚜렷했다. 데뷔시즌이던 지난해 김서현은 트랙맨 기준 최고구속 160.7km를 찍었다. 그런데 올해는 패스트볼 구속이 140km 중반까지 떨어졌다. 제구를 보완하기 위해 투구 폼을 여러 차례 바꿨지만, 오히려 장점인 구속을 잃어버렸다. 시행착오를 반복한 김서현은 고교시절 좋았을 때 폼으로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도 김서현이 투구 폼에 구애받지 않고 공을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김서현은 "내가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많이 헤맸다. 이제야 다시 투구 폼을 정착하게 됐다. 시간을 돌아보면 아깝기도 하고, 처음부터 원래 투구 폼대로 던졌다면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제 다른 길로는 가지 않으려 한다. 고등학생 때와 90% 똑같이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육성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선수 보는 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김경문 감독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을 여럿 발굴해낸 바 있다. 이제 김경문 감독의 시선이 김서현으로 향한다.
김서현도 김경문 감독의 전폭적인지지 아래 조금씩 마음을 다잡고 있다. 김서현은 "감독님이 선수들을 이해해주려고 하신다. 내게도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도 해주시고, 도와주신다. 마음이 정말 넓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어색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풀어질 거라 생각한다"며 반등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