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그런 모습은 보이지 마라” 꽃범호 심야의 호출…김도영 문책이 끝 아냐, KIA와 한국야구의 미래니까

[카토커] “그런 모습은 보이지 마라” 꽃범호 심야의 호출…김도영 문책이 끝 아냐, KIA와 한국야구의 미래니까

조아라 0 89
2024년 7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 김도영이 1회초 2루타를 때리고 있다./인천=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그런 모습은 보이지 마라.”

지난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데뷔 후 처음으로 경기 도중 문책성 교체를 당했다. 3회말 1사 1,2루 수비였다. 데이비드 맥키넌의 헛스윙 삼진과 함께 포수 김태군의 송구를 받은 뒤, 2루에서 3루로 오는 구자욱을 태그아웃하지 않고 돌연 1루수 서건창에게 송구, 구자욱에게 어이없이 3루 점유를 허용했다.

2024년 7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 김도영이 1회초 2루타를 때린 뒤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인천=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도영의 본헤드플레이로 구자욱이 3루를 밟고 홈까지 노릴 수 있었다. 구자욱은 런다운 플레이에서 재빨리 빠져나가지 못한 투수 제임스 네일의 몸에 부딪히며 주루 방해를 얻어내 득점을 올렸다. 김도영은 4회초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렸으나 중계방송 화면에 잡힌 건 이범호 감독의 극대노였다. 박기남 수비코치에게 뭔가 얘기하다 김도영의 홈런을 축하해주지도 않았다. 김도영은 4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문책성 교체를 당했다.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올스타전을 앞둔 김도영에게 그날의 사건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김도영은 플레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그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이 따로 자신을 불렀다고 털어놨다. 그 자리에서 다시 한번 충고를 했고, 대화했다. 이범호 감독은 단순히 문책에 그치지 않고, 진심으로 김도영을 위한 얘기를 했다. KIA와 한국야구의 현재와 미래니까.

김도영은 “경기 후 감독님이 불렀다. 내가 3년차이긴 하지만, 팀의 간판이고 팬들 앞에서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말씀해줬다. 앞으로 내 미래를 계속 생각해줬다. 감독님이 그런 말을 해줘서 나도 생각을 확실히 정리했다. 당장 그 다음 날부터 그런 플레이가 안 나오게끔,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플레이에 나섰다”라고 했다.

실제 김도영은 그날 이후 깔끔한 수비를 보여주며 KIA의 전반기 1위 확정을 이끌었다. 무엇보다도 3일 경기서 1회초 리드오프 솔로포를 터트리는 등 전혀 주눅들지 않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타격과 주루는 이미 말할 게 없는 선수지만, 본헤드플레이와 문책성 교체에도 멘탈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에 멘탈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수비는 수비, 타격은 타격이다. 타격을 하면 타격에 대한 생각을 따로 갖고 있어야 한다. 수비가 안 좋아도 타격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건 그게 크다”라고 했다.

보통 수비에서 실책을 하면 타격할 때 그 잔상을 떨치지 못해 집중하지 못하다 어이없는 결과를 내곤 한다. 반대로 타격 슬럼프에 빠진 타자가 수비할 때도 타격 생각을 하느라 집중하지 못해 실책을 하곤 한다. 김도영은 3년차인데 이것의 위험성을 너무나도 잘 안다.

김도영은 3-30-30, 심지어 40-40이나 시즌 MVP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식하지 않는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도루를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는데 최근 적극적인 건 빨리 30도루를 채우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도다. 여기까지 왔으니 3-30-30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2024년 7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 김도영이 우산과 머리띠를 하며 타석에 등장하고 있다./인천=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도영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모든 팬이 좋아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앞으로는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으니 선배님들에게 많은 팁을 받으면서 내년엔 플랜을 잘 짜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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