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커] 타점도 ‘100점’ 추가요…김도영의 ‘만점 시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수퍼스타’ 김도영(20)이 또 하나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30홈런과 30도루, 100득점에 이어 100타점까지 가뿐하게 돌파했다.
김도영은 지난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해 올 시즌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특히 2-2로 맞선 8회 말 1사 2루에서 결승 적시 3루타를 때려내 KIA의 시즌 80번째 승리를 만들어내는 결승 타점을 올렸다. KIA는 김도영의 100번째 타점을 발판 삼아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
9일 현재 김도영의 성적은 타율 0.345, 홈런 35개, 도루 38개, 100타점, 128득점이다. 이로써 그는 2000년의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과 2015년의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한 시즌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동시에 기록한 타자가 됐다. 기록 달성 당시 박재홍은 27세, 테임즈는 29세였다. 김도영은 20세 11개월 6일이 되던 날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 역대 최연소 기록을 작성했다.
김도영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꽤 의미 있는 기록이라 정말 기분 좋다. 그동안 착한 일을 많이 했더니 행운이 온 것 같다”며 “그동안 몇 차례 잘 맞은 타구들이 잡혀서 아쉬웠는데 그 기분을 다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매 시즌 30홈런·30도루·100타점을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올해 KBO리그가 배출한 최고 스타이자 ‘기록 제조기’다. 역대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역대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 역대 21세 이하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순서대로 쳐내는 것) 등을 이미 해냈다.
김도영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치솟으면서 관련 상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KIA 관계자는 “김도영의 월간 10-10과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기념하는 스페셜 유니폼 2종이 예약 판매로 7만 장 정도 팔렸다”고 했다. 유니폼 한 벌의 가격이 13만9000원이니, 단순 매출 규모가 100억원에 육박(97억3000만원)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뿐만 아니다. 유니폼에 특정 선수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마킹 키트(2만5000원)가 하나씩 팔릴 때마다 선수들은 5000원가량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김도영의 마킹 키트는 상반기에만 2만장 넘게 팔렸고, 지금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김도영의 올해 연봉은 1억원인데 유니폼 판매 인센티브만으로도 수억 원을 더 받아갈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김도영에게는 올 시즌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 더 남았다. 그는 이변이 없는 한 3할대 타율을 유지한 채 올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타율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기록을 완성한다. 이 기록 역시 KBO리그 43년 역사에서 2000년의 박재홍과 2015년의 테임즈만 해냈던 기록이다. 김도영이 또 한 번 최연소 기록의 주인공 자리를 예약했다.
또 김도영이 시즌 종료 전까지 홈런 5개와 도루 2개를 추가하면, 2015년의 테임즈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40홈런-40도루 고지에 오르게 된다. 올 시즌 남은 12경기에서 홈런 5개를 채우는 게 쉽지는 않지만, KIA 팬들은 김도영의 ‘몰아치기’ 능력에 희망을 걸고 있다. 김도영은 또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KIA)이 세운 한 시즌 최다 득점(135점) 기록 경신도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일곱 번 더 홈을 밟으면, 10년 만에 새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