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마황' 매력이 어디까지야…속까지 깊은 황성빈 "에레디아 빨리 회복하길…아, 우리 경기 지나고"

[카토커] '마황' 매력이 어디까지야…속까지 깊은 황성빈 "에레디아 빨리 회복하길…아, 우리 경기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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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황성빈은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부상 대체 선수로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퍼포먼스상까지 수상하며 별들의 축제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 신원철 기자
▲ 김태형 감독이 황성빈의 배달 퍼포먼스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신원철 기자] "저도 부상 때문에 고생해봐서 아는데 빨리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마황'의 입체적 매력이 또 한번 드러난 순간이다. 유쾌하게 웃음을 주면서도 동료애를 잃지 않았다.

올스타전을 제대로 뒤집어놓은 롯데 황성빈의 화려하고 다양하며 생활밀착형이기까지한 퍼포먼스들은 모두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에레디아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투표 4위로 아쉽게 베스트12에서 밀려난 황성빈이 대체 선수로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성빈도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뒤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황성빈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SSG 랜더스, kt 위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다양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첫 타석을 앞두고 배달기사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안타를 치고 나가서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깐족 리드'로 웃음을 줬다. 동료 박세웅이 마운드에 서자 '철가방'을 들고 로진백을 배달하더니 '잔돈은 됐어요' 디테일까지 챙겼다. 덕분에 상금 300만 원이 걸린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 황성빈 장종훈 ⓒ곽혜미 기자
▲ 황성빈이 박세웅에게 로진백을 배달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시상식까지 마친 황성빈은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들고 취재진과 마주했다. 황성빈은 "팀에 먼저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받아달라고) 요청했고 SSG 쪽에서도 흔쾌히 도와주셨다"며 "팬들께서 많이 뽑아주셔서 4위를 할 수 있기도 했지만, 에레디아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오게 됐기 때문에 내가 뛸 수 있었다. 나도 부상으로 고생해봐서 아는데 (에레디아가)빨리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바로 인천 원정인데 빨리 돌아오되 우리랑 할 때는 끝나고 왔으면 좋겠다. 영향력이 너무 큰 선수라 딱 우리랑 경기할 때만 지나고 회복해서 왔으면 좋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황성빈을 포함한 올스타 대체 선수 발표는 지난 3일에 있었다. 황성빈은 물론이고 롯데 구단도 퍼포먼스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거의 없었던 셈이다. 황성빈은 "사실 웃기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팬들도 기대 많이 하시는 것 같았다.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인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우선 우리 구단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팬들께 여쭤봤다. 마케팅 팀이랑 얘기하다가 제일 좋겠다 싶은 아이디어를 골랐다. 또 친동생이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라, 어정쩡하게 하는 것보다 시원하게 해서 웃기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타석에서는 운도 따랐다. 황성빈은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뒤 계속해서 퍼포먼스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마침 마운드에 NC 왼손투수 김영규가 있어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 황성빈은 "하늘이 도운 것 같다. 다 이뤄질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 앞에 주자 없어야 하고, 내가 출루해야 하고, 또 왼손투수여야 했다"고 했다. 스스로도 완벽한 조건이 갖춰진 당시 상황이 믿겨지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1루를 밟은 뒤 1루수였던 LG 오스틴 딘에게 고맙다고 했다고.

박세웅에게 로진백을 배달하는 장면도 미리 계획했다. 황성빈은 "(박)세웅이 형에게 내가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내(박세웅)가 타임하고 로진백 달라는 제스처를 하겠다고 하셨고, 내가 철가방을 들고 갔다"고 설명했다. 여기 또 하나의 디테일이 숨어있다. 황성빈이 직접 '신속배달'을 꼭 빨간 글씨로 적어달라고 했다. 이어진 잔돈 퍼포먼스 역시 계산된 연기다. 황성빈은 "그것까지 다 계획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 신속배달 철가방을 들고 로진을 배달한 황성빈 ⓒ곽혜미 기자



황성빈은 "어제(5일)까지는 (키움)도슨 형 아니면 나라고 생각했다. 유일한 경쟁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SSG)박지환이 춤 추는 거 보고 쉽지 않겠다 싶었다. 안타치고 한 번 더 하는 거 보고 바로 물 마시러 갔다. 지환이가 받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준비도 너무 잘했고"라고 말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팬 투표로 결정됐다. 황성빈은 "너무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금 힘들었다. 대체 선수 발표가 나오고 내가 뭘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는 끝났으니까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 또 우리가 2년 연속 받지 않았나. 올해 퓨처스에서도 우리가 받았고. 내년에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 부담감을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며 롯데 동료들에게 왕관의 무게를 전했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김민석이 베스트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올해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는 '롯데 카리나' 박준우가 역시 같은 상을 받아 이 부문에서 한 수 위의 센스를 보여줬다.

이제 황성빈의 시선은 후반기로 향한다. 황성빈은 "가을 야구가 너무 하고 싶다. 단기전에 자신있다.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카드로는 내가 1등 아닌가. 단기전은 타율보다 출루를 많이 하고 나가서 변수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무대까지 갈 수 있게 후반기에 더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 황성빈은 가을 야구에서 주루 플레이로 변수를 만드는 자신을 꿈꾼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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