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이승엽", "은우 아빠" FA 첫 2년 대수비 아픔도 맛본 정수빈의 부진 탈출 키워드

[카토커] "이승엽", "은우 아빠" FA 첫 2년 대수비 아픔도 맛본 정수빈의 부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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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두산 베어스의 돌격 대장 정수빈(34)의 부진 탈출 키워드는 이승엽(48) 감독과 아들 은우(1)였다.

올 시즌 선발 투수들의 고전에도 두산이 끈질긴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강력한 타선이 꼽힌다. 특히 양의지(37)-김재환(36)-양석환(33) 클린업 트리오 앞에 조수행(31)과 정수빈이 9번과 1번 타순에서 밥상을 잘 차려주면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정수빈의 반등이 반갑다. 8월 13일 경기 전 시점으로 107경기 타율 0.281(398타수 112안타) 3홈런 33타점 77득점 43도루, 출루율 0368 장타율 0.357을 기록 중이다. 정가영(정수빈 가을 영웅)이란 별명답게 입추(8월 7일)를 기점으로는 타율 0.421(19타수 8안타) 5도루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는 11-11로 팽팽한 9회 초 1사에서 2루를 훔쳐 개인 첫 한 시즌 40도루를 달성하는 것과 동시에 팀의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2년 전만 해도 정수빈의 반등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았다. 2020년 12월 두산과 6년 총액 56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그는 계약이 시작한 첫 두 해 231경기 타율 0.259, 6홈런 78타점 108득점 27도루, 출루율 0.324 장타율 0.350으로 좋지 않았다. 그 탓에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임에도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경기에 나서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부임한 이승엽 감독의 신뢰와 그해 9월 태어난 아들에 대한 책임감이 정수빈을 다시 뛰게 했다. 최근 인천 SSG전에서 만난 정수빈은 "기술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경기 때도 변화를 많이 주는 스타일이다 보니 좋았을 때를 유지하려 한다. 그보단 이승엽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나를 많이 믿어주신다. 그게 느껴져서 아무래도 믿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책임감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계속 타격감이 좋았다, 나빴다고 반복하고 있는데 내가 컨디션이 좋고 활약했을 때 팀이 더 좋아지는 건 분명히 있다고 본다. 그래서 1번 타자로서 항상 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얼마 전 돌잔치를 치른 아들 은우 군은 그가 선수 생활을 좀 더 오래, 잘하고픈 또 하나의 이유였다. 생일은 9월 13일이지만, 잔여 경기 일정이 나오지 않아 한 달 미리 치른 돌잔치에서 은우 군은 야구공을 잡았다는 후문.

정수빈은 "(정)은우가 돌잔치를 했는데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다. 은우에게 항상 큰 힘을 얻는다. 이번 돌잡이에서 야구공을 잡았는데 조기교육에 들어가야겠다"고 웃으면서 "아무래도 혼자일 때보다 아내가 있고 은우가 생기니까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은우 아빠로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야구를 더 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우가 아직은 어려 아빠가 뭘 하는지 모른다. 4~5살쯤 되면 아빠가 야구 선수라는 걸 알 것 같은데 조금 더 크면 야구장에도 데려오고 시구도 하고 올스타전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같이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SSG와 3연전(8월 9일~8월 11일)에서만 5개의 도루를 추가한 정수빈은 53도루를 달성한 조수행과 함께 KBO 역대 세 번째 동일 팀 동반 40도루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1997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의 정수근(50도루)-김민호(46도루), 2015년 NC 다이노스의 박민우(46도루)-김종호(41도루)-에릭 테임즈(40도루)에 이은 것이다.

이미 올해 목표와 개인 커리어하이를 돌파했지만, 정수빈은 더 큰 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39도루)보다 많이 뛰겠다는 목표를 이뤄서 일단 만족한다. 이제 50도루를 목표로 하고 있다. KBO에서 한 팀에 50도루가 두 명이 나온 적이 없다고 들었는데 (조)수행이가 이미 성공했으니 내가 더 많이 뛰어서 최초의 역사에 베어스의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루 메이트 조수행은 모처럼 나온 두산 육상부의 후계자이자 든든한 팀 동료였다. 정수빈은 "개인적으로 팀에 많은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가 한두명 있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조)수행이가 그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나도 수행이를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고 같이 많이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되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예전에 우리 팀에는 육상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다 최근 몇 년은 거기에 걸맞지 못한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는 그 수식어를 되찾아 올 자격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힘줘 말했다.

50도루는 팀을 위한 도전이기도 했다. 정수빈은 "과거 두산은 원체 방망이가 좋았던 팀이라 상황에 맞춰서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팀 방망이가 예전 같진 않기 때문에 내가 더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즌도 다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목표한 50도루를 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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