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에고누 22점 맹폭' 이탈리아, 결승서 '디펜딩 챔프' 미국 꺾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카토커] '에고누 22점 맹폭' 이탈리아, 결승서 '디펜딩 챔프' 미국 꺾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촐싹녀 0 67



이탈리아가 디펜딩 챔피언 미국을 꺾고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여자배구 챔피언이 됐다.

에고누의 손끝이 미국을 무너뜨렸다. 이탈리아는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스 아레나1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전에서 미국을 3-0(25-18, 25-20, 25-17)으로 물리치고 염원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에고누가 양 팀 최다인 22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실라와 보세티가 각 10, 9점으로 뒤를 받쳤다. 반면 미국은 누구도 10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며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이탈리아는 에고누의 활약에 힘입어 손쉽게 1세트를 가져왔다. 같은 수에 당할 수 없던 미국은 2세트 초반 에고누를 꽁꽁 묶으며 반격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실라가 존재감을 발휘하며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그러자 에고누 득점포까지 살아나며 이탈리아는 2세트에도 웃었고, 기세를 올려 3세트까지 잡아내며 짜릿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그간 이탈리아는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FIVB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수 차례 우승하며 명성을 떨쳤지만, 유독 올림픽 메달과는 연이 없었다. 이탈리아가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4강조차 오른 적 없었다. 하지만 올해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을 차지하며 메달 불씨를 키우더니 끝내 미국을 꺾고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이에 맞서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이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미국은 이탈리아와 화력 차이를 절감한 채 은메달로 만족해야 했다.

이탈리아는 세터 알레시아 오로, 아포짓 파올라 에고누, 아웃사이드 히터 카테리나 보세티와 미리엄 실라, 미들블로커 안나 다네시와 사라 루이자 파르, 리베로 모니카 데 젠나로를 선발료 기용했다. 미국에서는 세터 조딘 폴터, 아포짓 안드레아 드류스, 아웃사이드 히터 에이버리 스키너와 캐서린 플러머, 미들블로커 헤일리 워싱턴과 치아카 오그보구, 리베로 저스틴 웡 오란테스가 먼저 코트를 밟았다.

1세트 초반 에고누 맹타가 쏟아지면서 이탈리아가 크게 앞서갔다. 에고누는 강타와 연타를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이에 스키너와 드류스가 점수를 합작하며 에고누를 쫓아갔지만, 보세티와 실라 공격력까지 살아나며 이탈리아가 12-6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플러머가 흐름을 뒤집는 회심의 한 방을 성공시키면서 공격 활로가 열렸다. 이후 미국은 폴터 대신 톰슨을 투입하며 더욱 기세를 올렸고, 플러머가 푸쉬 공격으로 다시 한번 점수를 쌓아 양 팀 간격이 좁혀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경기 중간 투입된 안트로포바 손끝이 에사롭지 않았다. 자신에게 찾아온 오픈 찬스를 족족 득점으로 연결하며 미국 코트를 맹폭했다. 마지막까지 한 번도 주도권을 잃지 않은 이탈리아가 가뿐히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시작과 동시에 폴터의 득점이 나오며 미국이 반격을 예고했다. 라슨, 오그보구도 점수를 보태며 미국이 초반 레이스에서 웃었다. 반면 전 세트 훨훨 날던 에고누가 미국의 집중 수비에 좀처럼 힘을 못쓰면서 이탈리아는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에고누 원맨팀이 아닌 원팀. 실라가 팔을 제대로 걷어붙였다. 실라는 혼자 공격을 이끌며 오픈 공격으로 5-4 역전포를 터뜨렸고, 이후 계속해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이와 함께 파르도 중앙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에 미국의 블로킹이 분산되며 에고누도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보세티 득점포도 갑자기 불이 붙기 시작해 이탈리아가 먼저 20-16으로 20점 고지를 밟았다. 미국도 막판 집중력을 살려 20-24까지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을 순 없었다.

승부처가 될 3세트. 양 팀 모두 한 치 물러섬 없이 맹공을 쏟아냈다. 이탈리아는 에고누 위주로 공격 활로를 열었고, 미국은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선택지로 점수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점점 이탈리아 쪽으로 승부가 기울더니 끝내 오로의 서브에이스로 12-6 더블스코어가 됐고, 랠리 끝에 안트로포바가 블로킹으로 점수를 더해 18-13으로 이탈리아가 크게 앞서갔다. 여기에 톰슨 서브 범실까지 나오면서 19-14. 이탈리아가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순간 미국 공격 범실로 이탈리아가 염원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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