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르브론 아들' 브로니, LA 레이커스와 다년 계약 "아버지와 같이 뛸 줄 몰랐다"
아버지 후광을 제대로 입었다.
르브론 제임스(40, 206cm) 아들 브로니 제임스(20, 187cm)의 LA 레이커스 입단식이 3일(이하 한국시간) 열렸다. 브로니는 2024 NBA(미국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5순위로 레이커스에 지명됐다.
2라운드 끝자락에 뽑힌 신인에게 레이커스는 1군 로스터 한 자리를 보장하는 다년 계약을 안겼다. 파격적인 대우다.
아버지 덕분이다. 브로니의 아버지 르브론은 NBA 최고 스타이자 레이커스 에이스다. NBA 역사상 최다 득점 주인공으로 이미 전설 반열에 든 선수.
팬들 사이에선 브로니가 르브론 덕분에 프로에 데뷔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지난 시즌 브로니는 USC(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경기당 19.3분 뛰며 평균 4.8득점 2.8리바운드 2.1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36.6% 3점슛 성공률 26.7%를 기록했다. 경기력만 보면 NBA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드래프트 직전에 열린 드래프트 컴바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단신 가드지만, 운동능력만큼은 뛰어났다. 무엇보다 레이커스는 재계약을 앞둔 르브론을 잡기 위해 브로니가 필요했다. 르브론은 평소 아들과 함께 NBA에 뛰는 게 꿈이라고 말해왔다.
레이커스는 팬 여론을 의식했다. JJ 레딕 레이커스 신임 감독은 "르브론과 나는 브로니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 브로니 스스로가 얻은 거다. 그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브로니는 레이커스 입단 후 관심이 커진 것에 대해 "분명히 압박감이 커졌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팬들의 반응을 봤다. 하지만 난 평생 이런 부담 속에 살았다. 결국 난 이런 압박감을 극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레이커스에 훌륭한 발전 시스템이 있다고 말했다. 난 그저 팀에 합류해 내 일을 하고, 매일 나아지고 싶다. 아버지와 함께 뛸 거라고 전혀 생각 못했다. 내 주된 관심사가 아니었다"고 르브론과 적절한 거리를 뒀다.
미국대학무대에서 보인 부진에 대해선 몸 상태를 이유로 들었다. 브로니는 지난 7월 훈련 도중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졌다. 이후 치료와 재활에 매진했고 지난해 12월이 되어서야 대학무대 첫 경기를 치렀다.
브로니는 "내 게임을 할 수 없었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 또 대학에서 그렇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내가 뭘 보여줄 수 없었다. 이제야 제대로 된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앞으로의 일이 기대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4년생 포인트가드인 브로니는 아버지만큼은 아니지만 고교시절부터 촉망 받던 유망주였다. 최상위권 유망주들만 출전 가능한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 '나이키 훕 서밋'에 뽑히며 인정을 받았다. 고교 졸업 후 더마 드로잔, 니콜라 부세비치 등이 나온 USC에 입학해 기대를 모았다.
다만 인상적인 경기력은 보이지 않았다. USC도 15승 18패로 팩 12 하위권에 머물렀다.
브로니의 장점은 운동능력과 수비. 하지만 단점이 너무 뚜렷하다. 가드인데 슛이 없다. 경기 조립과 리딩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르브론과 레이커스에서 함께 뛸 때 화제성만큼은 보장된다. 다음 시즌 내내 '제임스 부자'에 대한 이야기는 NBA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