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우르크’로 따져 본 작년 대비 폭풍성장 1위, KIA 김도영이 아니네…wRC+ 최대 하락은 손아섭 그리고 채은성
KIA 김도영이 홈런을 친 뒤 조재영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그 어느 시즌보다 뜨거웠던 2024 KBO리그 전반기가 끝났다. 순위 싸움이 어느해보다 치열했던 것은 물론 ‘세대교체’의 신호도 그 어느해보다 강했다. 25세 이하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과거와는 사뭇 다른 ‘팬덤’도 형성됐다. 리그의 얼굴이 바뀐 것은 ABS의 도입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타격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는 누구일까. 시즌 전체와 전반기 성적을 비교하기에 가장 적당한 기록은 이른바 ‘우르크’라 불리는 조정 득점 창출력(wRC+)이다. 지난 시즌 wRC+(스탯티즈)와 비교했을 때 전반기 기준 가장 높은 폭으로 오른 선수를 따져봤다. 올시즌 전반기 기준 상위 50명을 기준으로 지난 시즌 wRC+와 비교했다.
KIA 김도영이 23일 한화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자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가 더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올시즌 젊은 선수 중에서는 물론이고 리그 전체적으로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타자는 역시 KIA 김도영이다. 전반기에 20-20을 달성했고 4월에는 한 달 동안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며 역대 최초 기록을 세웠다. 타격 관련 거의 모든 지표에서 선두권을 달릴 정도이고, 이대로라면 가장 강력한 리그 MVP 후보다. 김도영은 5일 현재 타율 0.341(9위), 득점 78개(1위), 안타 109개(3위), 홈런 23개(2위), 타점 60개(12위), 출루율 0.408(10위), 장타율 0.622(1위), OPS 1.030(1위)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성적과 비교했을 때 wRC+ 증가폭이 가장 높은 선수 1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올시즌 워낙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해 성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wRC+ 증가폭이 가장 높은 선수는 김도영이 아니라 삼성 김영웅이다.
wRC+ 증가폭 순위 | 자료=스탯티즈
김도영은 올시즌 wRC+ 순위에서 161.9를 기록해 KT의 멜 로하수 주니어(163.6)에 이은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이지만 김도영은 이미 지난해에도 128을 기록했기 때문에 증가 폭에 있어서는 5위였다.
증가폭으로 가장 높았던 선수는 삼성 김영웅이다. 김영웅은 지난해 wRC+ 47.8에 그쳤지만 올시즌 102.3으로 크게 치솟으며 가장 ‘성장한 타자’ 1위에 올랐다. 김영웅은 지난해 타율 0.187에 그쳤지만 올시즌 0.265를 기록 중이고 0.569에 그쳤던 OPS 역시 올시즌에는 0.838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숫자도 2시즌 통산 3개에서 올시즌 벌써 17개를 때렸다.
삼성 김영웅. 삼성 라이온즈 제공
키움 3루 송성문도 큰 성장을 보였고, 지난 시즌 상당히 부진했던 두산 3루수 허경민이 올시즌 제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지난 시즌 대비 성장 폭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함께 부진했던 두산 주포 김재환 역시 올시즌에는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 시즌 대비 wRC+에서 상당한 하락 폭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시즌 초반 ABS 등에 적응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은 베테랑 선수들이 포함됐다.
지난시즌 대비 wRC+ 하락폭 순위 | 자료=스탯티즈
올시즌 wRC+ 상위 50위에 포함된 선수 중 지난 시즌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선수는 NC 손아섭으로 무려 50.8이나 감소했다. 손아섭은 개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지만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5월1일 타율이 0.263까지 하락했던 손아섭은 현재 타율 0.291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6월 한 달 OPS 0.837을 기록하며 살아나고 있는 점이 다행이다.
NC 손아섭. 연합뉴스
지난 시즌 홈런왕 한화 노시환 역시 감소폭이 컸다. 노시환은 18홈런으로 홈런 7위에 올라있지만 타율은 0.267에 그친다. 5월 한 달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6월 들어 다시 주춤했다. 한화 채은성은 올시즌 아예 wRC+ 50위 안에 들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는 들지 못했다. 채은성은 지난 시즌 wRC+ 124.6을 기록했지만 올시즌에는 5일 현재 67.5밖에 되지 않는다. 기준에서 제외돼서 그렇지 실제 감소폭은 57.1이나 돼 손아섭 보다 낙폭이 더 크다.
한화 채은성 | 연합뉴스
KT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박병호 역시 지난해 wRC+가 127.7이었지만 올시즌 삼성 이적후 성적은 92밖에 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KT 황재균, LG 홍창기와 오스틴, KIA 최형우 등이 지난 시즌 대비 타격 능력이 상당히 떨어져있다. 홍창기와 오스틴, 최형우는 지난 시즌 활약이 너무 뛰어났기 때문에 벌어지는 불이익일 수도 있다. 홍창기는 지난 시즌 wRC+ 리그 전체 1위, 오스틴이 2위, 노시환이 3위, 최형우가 4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