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파문에 시즌 날린 두산 현역들, 다시 그라운드 밟았다··· 이승엽 “힘들었던 만큼 본인들 하고 싶은 야구 맘껏 하길”

오재원 파문에 시즌 날린 두산 현역들, 다시 그라운드 밟았다··· 이승엽 “힘들었던 만큼 본인들 하고 싶은 야구 맘껏 하길”

할매국밥 0 11
이승엽 두산 감독이 6일 이천 베어스파크 마무리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오재원발 수면제 대리처방에 연루돼 사실상 이번 시즌을 날렸던 두산 현역 선수들이 6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 본격 합류했다. 대리처방 파문이 불거진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벌금 혹은 기소유예 등 처분을 내렸다. 선배 오재원의 강요와 협박을 참작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같은 이유로 출장정지 없이 사회봉사 80시간 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훈련에 들어갔지만, 상벌위 일정이 겹쳐 모두가 온전히 훈련을 소화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파문은 일단락됐지만 지나간 시즌을 되돌릴 수는 없다. 외야수 김인태, 포수 장승현과 안승한, 내야수 박계범과 김민혁 등 1군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5월 이후 한 번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안승한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아예 현역에서 은퇴했다. 프런트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이승엽 감독도 반년 만에 이들을 다시 품에 안았다. 이 감독은 이날 마무리캠프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반년 만에 이들을 다시 품에 안은 이승엽 감독은 “이제는 끝이 났으니 잘해보자고 했다.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지켜보는 저희도 힘들었는데 선수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겠나. 처자식이 있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정말 힘들었던 만큼 이제는 본인들이 하고 싶은 야구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기회는 평등하게 돌아갈 것이다. 1년 고생을 했다고 기회를 더 준다든가 하는 건 없을 것 같다”며 “100경기 이상 뛰지 못했던 만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100경기 공백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50경기, 30경기, 10경기로 줄이려면 선수들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격려와 함께 더 분발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백업으로 활용할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이 감독도 시즌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워낙 예민한 사안이라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어려웠다. 외국인 투수들의 줄 이은 부상과 부진에 더해 2중으로 그를 괴롭힌 악재였다.

이 감독은 그러나 “핑계는 없다. 변명할 여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규시즌 4위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마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것에 따른 비판은 감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다. 이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해왔다”며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내년 2월까지 4개월 동안 굉장히 노력할 것이고, 선수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할 거다. 내년에는 정말 완전체가 되는 두산 베어스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팬들이 옛날 두산 왕조 시절때 생각하시는 허슬두,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코칭스태프를 대거 개편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박흥식 수석코치, 김한수 타격코치와 결별했다. 2군 역시 이정훈 감독을 비롯해 적지 않은 코치들이 팀을 떠났다. 빈자리를 메우는 게 또 다른 과제다.

1군 수석코치와 타격코치는 정리가 됐다. 고토 고지 3루 작전 코치가 수석코치로 이 감독을 보좌한다. 타격 파트는 기존 이영수 코치에 박석민 코치가 가세한다. 박 코치는 NC에서 현역 은퇴 후 일본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현역 시절 삼성에서 이 감독과 활약을 오래 했다. 그만큼 신뢰도 두텁다.

이 감독은 “고토 코치가 수석으로 결정이 됐다. 박석민 코치는 타격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박 코치에 대해 “일본에 있는 사람들과 한 번씩 연락할 때마다 박석민 코치가 정말 열심히 잘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릴 때 같이 뛰면서 성실성이나 성향을 볼 때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이천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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