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숲을 나선 호랑이’ 김민솔… “박인비·고진영·김효주·리디아 고 언니 장점 배울것”
프로 데뷔한 한국 여자골프의 신 황금세대 선두주자 김민솔 인터뷰
최강의 아마 시절을 보낸 김민솔이 7월1일 프로 데뷔했다. /민학수 기자
한국 여자골프 신 황금세대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김민솔(18)이 화려했던 아마추어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7월 1일 프로 골퍼가 됐다.
생일인 6월15일 18세가 되면서 프로가 될 수 있는 연령 자격을 갖추었다. 김민솔은 지난해 세계 아마추어 팀 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받았고 지난 1일 KLPGA 입회 절차를 마쳤다. 김민솔은 9일 전남 무안CC에서 개막하는 무안CC·올포유 드림투어 7차전(2부)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이미 각종 프로 대회에서 언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초보 프로’ 김민솔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민솔은 “프로가 돼서 달라지는 건 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더 자주 경기를 하게 된다는 점, 책임감이 더 따른다는 것일 것”이라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만큼 프로에 어울리는 실력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올해 참가한 3차례 KLPGA 투어 대회에서 준우승(교촌 레이디스 오픈), 공동 8위(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로 두 번이나 톱10에 들었다. 작년에도 6번 KLPGA 투어 대회에 초청받아 한 번도 컷 탈락 없이 3차례 톱10에 진입했다. 한국여자오픈 4위,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9위, OK 금융그룹 읏맨오픈 5위였다.
김민솔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 1R./두산건설
겸손이 지나친 것 아닐까? 김민솔은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렸던 교촌 레이디스 오픈 이야기를 꺼냈다. “프로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아무래도 경험이 없다보니 리더보드를 보면서 좀더 상황에 맞게 경기운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너무 제 플레이만 하려고 했다. 과감하게 치고 나갈 때 치고 나갔어야 했다.”
김민솔의 장점은 티샷 능력이다. 그는 178cm의 키에 균형잡힌 몸매에서 27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 샷을 부드러운 자세로 친다. 미국이나 유럽의 LPGA투어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하드웨어다.
지난 동계 훈련 기간 측정한 드라이버 샷 헤드스피드는 시속 100~102마일, 볼 스피드는 시속 148~153km가량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순위 10위 이내에 드는 수치다. “프로 무대에서는 더 멀리 더 정확하게 쳐야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시우 코치님과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열여섯이던 2022년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국내외 골프팬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등 대회 내내 신선한 충격을 선물하며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이런 잠재력 덕분에 김민솔은 작년에 이미 두산건설 We’ve 골프단 창단 멤버로 발탁됐고, 타이틀리스트 클럽과 의류 후원 뿐 아니라 아마추어 골프 선수 최초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후원을 받고 있다. 김민솔은 어떤 프로선수가 되고 싶은가? 뚜렷한 청사진이 있다.
“박인비(36)의 포커페이스와 퍼팅, 고진영(29)의 승부사 마인드, 김효주(29)의 얽매이지 않는 천재적인 플레이, 리디아 고(27)의 쇼트 게임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계획은 원대하지만 아마추어로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각종 우승컵을 들어올린 선수답게 냉정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2위까지 오른 그는 국내외 대회에서 제주지사배, 블루원배, 송암배, 드림파크배, 전국체전 등 굵직한 대회에서 우승했고 작년 세계아마추어 팀 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에 힘을 보탰다.
꼼꼼한 성격인 그는 “골프는 우승하지 못하는 대회가 훨씬 많아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마음만 앞서가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준비해나가는 게 좋다”고 했다. 초록색과 갈색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최강의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아기 호랑이가 숲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