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음바페 보유국 프랑스, 알고 보니 ‘수비 맛집’이었네
프랑스 축구 대표팀 간판선수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는 코뼈 골절로 몸 상태가 온전치 않고, 만능 2선 자원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공격 선봉장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고)은 부진에 늪에서 헤어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가 주력 공격수 부진에도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2일 열린 유로 2024 16강전에서 벨기에를 제압했다. 특히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쥘 쿤데(바르셀로나), 응골로 캉테(알이티하드)로 이어지는 수비 삼각편대의 활약이 빛났다.
프랑스 센터백 윌리엄 살리바가 2일 벨기에와의 유로 2024 16강전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의 볼 소유를 방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센터백 살리바는 이날 경기 ‘통곡의 벽’이었다. 벨기에 공격의 핵심인 로멜루 루카쿠(AS로마)를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철저하게 막았다. 살리바는 이날 경기에서 클리어링 4회, 가로채기 2회, 태클도 한 차례 성공했다. 패스 성공률 97%에 볼 소유권은 3번밖에 잃지 않았고, 롱볼은 3번 시도해 모두 성공하는 등 안정감이 돋보였다.
‘멀티 플레이어’ 쿤데는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주로 센터백으로 나서는 쿤데는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 네 차례 태클을 성공했고, 지상 경합 8번 중 5번을 성공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최고 윙어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제레미 도쿠(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스피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89%의 높은 패스 성공률에 키패스도 5개나 뿌리며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활발한 오버래핑에 크로스도 5번 올려 3번 성공했다.
민첩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전형인 캉테는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정확한 패스로 중원을 장악했다. 캉테는 이날 경기까지 4경기에 나서 총 41.2㎞를 뛰며 팀 내에서 쿤데 다음으로 많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쿤데와의 협력 수비로 도쿠를 앞세운 벨기에의 왼쪽 공격을 꽁꽁 틀어막았다. 만 33세로 축구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변방인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건너갔지만, 이번 대회 활약으로 기량 저하 우려를 말끔히 잠재웠다.
이외에도 센터백 앞에서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 오렐리앙 추아메니(레알 마드리드), 김민재의 팀 동료인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 후반 벨기에 야닉 카라스코(알샤바브)의 슈팅을 빠른 태클로 저지한 테오 에르난데스(AC 밀란)까지 전 수비 자원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수비를 중시하는 실리 축구로 벨기에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끈질긴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벨기에를 몰아붙였다. 이런 전략은 토너먼트에서 강한 팀은 결국 수비가 강한 팀이라는 축구계 속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프랑스는 벨기에전 포함 이번 대회 단 한 골만 내줬다. 그것도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페널티킥(PK)으로 실점했다.
프랑스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유로 2024 우승에 도전한다. 하지만 음바페와 그리즈만의 부진은 여전히 숙제다. 프랑스는 벨기에전 상대 3선 지역으로 44차례나 진입해 벨기에의 19회보다 두 배 이상 많았고, 슈팅 숫자도 19차례로 벨기에(5번)의 4배에 달했지만 실속이 없었다. 이날 득점도 상대 수비의 자책골로 얻어냈다. 공격 장면에서 슈팅 전환율은 4.2%에 그쳤는데, 벨기에와 동률에 이보다 낮은 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세르비아(3.8%)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