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몽골에 ‘팀 배구’ 전파… 해외서 스파이크 날린 두 감독

태국·몽골에 ‘팀 배구’ 전파… 해외서 스파이크 날린 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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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왼쪽) 태국대표팀 감독과 이선규 몽골 하쑤 메가스타즈 감독이 지난 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새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역 시절 나란히 미들 블로커로 활약했던 두 감독은 최근 해외에서 지도자로 활약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지도자로 활약 박기원·이선규

박기원, 해외 지도자 생활 40년

“늘 연구해야”… 감독 비법 전수

이선규, 작년 몽골리그 승률 96%

현지 “신선한 바람 불러와” 극찬

30년 나이 差, 국내선 사제지간

안주 않고 해외로 눈돌려 ‘성과’


“몽골에서 이 정도 날씨는 정말 흔합니다. 그런데 배구장 열기는 엄청 뜨거워요.”

매서운 추위가 기승이던 이달 초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몽골 슈퍼 발리볼리그 하쑤 메가스타즈의 이선규 감독과 그의 ‘멘토’ 박기원 태국 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정확히 30년 나이 차의 두 감독은 현역 시절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이름을 떨친 장신 미들 블로커였다. 그리고 박 감독이 한국 배구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이 감독은 대표팀 주장으로 사제의 인연도 맺었다. 2025년 현재는 한국을 떠나 몽골과 태국에서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감독은 2024∼2025 V리그가 갓 개막한 지난해 10월 낯선 몽골로 떠났다. 그러고는 약 3개월 만에 몽골리그 최초 외국인 감독 우승이자 역대 최고 승률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금의환향했다. 몽골 슈퍼 발리볼리그는 남자가 7팀, 여자도 9팀으로 경기한다. 챔피언결정전 기준 약 4000명의 관중이 모여 뜨거운 분위기를 형성할 정도로 몽골의 대표 겨울스포츠다. 모든 경기는 수도 울란바토르의 경기장 두 곳에서만 열리고, 각 팀엔 외국인 선수가 네 명이나 활약한다. 선수 구성도 프로와 실업 개념이 섞여 다소 복잡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몽골 슈퍼 발리볼리그의 ‘만년 2위’였던 하쑤를 정규리그 17승 1패, 4강전 2승, 챔피언결정전 3승으로 이끌었다. 23경기에서 22승 1패로 무려 승률이 96%에 육박할 만큼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이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이번 시즌만 계약했던 하쑤는 물론, 몽골 내 많은 팀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을 만큼 단기간에 빠르게 입지를 굳혔다. 몽골 현지에서는 이 감독을 향해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고 평가할 정도다. 국내 배구계의 외국인 지도자 선호 흐름이 확산하자 국내에 머물며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생존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과감한 선택은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한국 배구 현장에서 국내 지도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맞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떠났다”는 이 감독은 “몽골에 가기 전과 후의 차이가 크다. 내가 선수로, 지도자로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지도자 경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 감독은 ‘개인 배구’ 위주였던 몽골리그에서 실속있는 ‘팀 배구’를 도입해 단기간에 성과를 냈다. 여기에 몽골리그 최초로 영상 분석도 도입했다. 시즌 막판에는 이 감독을 따라 영상 분석을 도입한 팀이 절반을 넘었다. 이 감독이 현지 배구팬으로부터 “새로운 작전과 기술, 경험을 몽골에 전파했다”고 극찬을 받은 이유다.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이 감독을 위해 박 감독이 ‘멘토’로 나섰다. 박 감독은 30대 초반에 이탈리아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지도자를 시작해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 중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무려 12개 팀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를 맡아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이란 대표팀을 지도하며 부산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이끌어 ‘이란 배구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V리그 감독으로 고국에 돌아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 등 프로팀은 물론, 국가대표팀까지 지휘했다.



국제무대에서의 풍부한 경험 덕에 아시아배구연맹(AVC) 코치위원회 위원장, 국제배구연맹(FIVB) 기술위원회 위원도 맡아 국제 배구 발전을 위해 일했다. 그러고는 2023년부터 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여자배구에 비해 관심과 기량이 부족했던 태국 남자배구는 박 감독 부임 후 빠르게 발전해 ‘팀’이 재정립되며 성적도, 인기도 치솟고 있다. 태국은 이달로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박 감독과 재계약을 원하는 상황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오랫동안 지도자로 활약 중인 박 감독은 이 감독 등 후배 지도자를 위해 자신이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 체득한 ‘영업비밀’을 꺼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연구하고,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박 감독은 “국내 지도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지도력은 갖고 있다. 하지만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은 덜 하는 듯하다”면서 “과거엔 국내 지도자 간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전 세계와 싸워야 한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준비해야 한다. 더욱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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