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박하림 프로 “64만 구독자 비결은 눈높이 맞춘 레슨”

[카토커] 박하림 프로 “64만 구독자 비결은 눈높이 맞춘 레슨”

촐싹녀 0 88

유튜브 구독자 수 약 64만명, 국내 골프 채널 1위
아마추어 수준에 맞는 디테일한 레슨으로 큰 인기
[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구독자 수 63만 7000여명, 게시된 동영상 개수 1549개, 누적 조회수 1억 3513만회(7월 1일 현재). 평소 유튜브로 골프 정보를 얻고 있다면 모두가 다 아는 그 이름. 바로 박하림 프로다.

박하림 프로는 지난 2019년 2월 ‘골프레슨 1타강사 박하림pro’라는 채널을 개설했고 5년간 쉼 없이 자신의 노하우를 구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골프는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었고 골프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당연히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에도 골프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박하림 프로만큼 빠르게 구독자를 모으고 성공가도를 달린 이는 드물다.

박하림 프로가 생각하는 골프란 어떤 것일까. 또한 골프를 대하는 자세, 골프 레슨에 대한 철학을 듣기 위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지수포 빌딩에서 박하림 프로를 만났다.

박하림 골프 레슨 프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어떻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됐나?

박하림 프로(이하 박 프로) : 처음부터 유튜브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강남서 1:1 레슨장을 차렸는데 당시에는 생소한 프라이빗 레슨이었다. 주변에서 극구 만류했지만 평소 레슨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성의 있게 가르칠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홍보였다. 내가 아무리 열정이 있다 하더라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식으로 레슨을 합니다’를 알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처음에는 촬영부터 편집까지 독학으로 공부해 모두 내 손으로 직접 했다. 구독자 수가 40만 정도 될 때까지 계속 했던 것 같다.

Q : 처음 게재된 영상의 제목이 ‘임팩트 시 공을 바라보는 지점&망치로 못 박기 연상’이다. 다소 파격적인 제목인데?

박 프로 : 내가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유튜브 골프 채널들을 보면 지금과 달리 디테일하게 가르치는 레슨이 거의 없었다. 유명하신 분들도 얼마 없었고. 그래서 나의 레슨 방식이 획기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Q : 일단 말을 너무 재밌게 한다. 손 동작 등 제스처도 눈길을 잡아 끈다. 혹시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았나?

박 프로 : 전혀 그렇지 않다. 사실 나는 말이 없는 편이다. 오죽하면 아내가 연애 당시 과묵하고 말이 없었는데 레슨을 하며 달라졌다고 말할 정도다. 유튜브를 개설하고 난 뒤에는 카메라를 레슨 회원이라 생각하니 말이 술술 나오더라. 대본도 따로 없다.

Q : 조금씩 입 소문이 나던 도중 코로나19가 터지고 골프의 인기가 높아졌다. 수혜를 입었을 것 같다.

박 프로 : 아마 내가 가장 큰 수혜를 누리지 않았을까 싶다. 구독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고 지금은 골프 관련 채널 중 국내 1위, 전 세계에서 7~8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 채널을 성장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게 바로 유지다. 이 부분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 있나?

박 프로 : 일단 영상의 모든 원본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모든 저작권도 내게 있다. 나의 채널을 보게 되면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는데 골프채나 골프백, 의류 등 용품에 대한 스폰이 없다. 골프 레슨 영상은 교육 콘텐츠이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은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벌 수 있으니까. 또한 스폰을 받게 되면 계약이 끝나고 해당 영상을 재사용하기가 곤란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AI를 이용한 외국어 더빙 작업도 추진 중이다. AI를 통해 내 목소리가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으로 변환된다고 보면 된다. 이런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했고 원본 영상을 후원이 없는 채로 깨끗하게 유지했다.

박하림 골프 레슨 프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한 논문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유튜브 골프 채널을 구독하는 동기로 ‘대리만족, 시청편의성, 콘텐츠 품질, 채널 운영자와 시청자간 상호 교류, 크레이에이터의 매력’ 순이라고 하더라. 박 프로의 채널은 어떤 점이 강조돼 구독자 수가 늘었을까.

박 프로 : 당연히 콘텐츠의 품질, 즉 레슨의 질이다. 골프 레슨 채널에 방문하는 이유는 골프를 잘 모르고, 또 못하는 부분을 배우기 위함이다. 나는 그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또한 2~3시간씩 라이브 방송을 열어 구독자들과도 소통한다.

Q : 레슨 방식에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그리고 타겟 시청층은 누구인가.

박 프로 : 나는 늘 나에 대해 ‘선수를 가르치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를 가르치는 프로’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처럼 골프를 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럴 때 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이야기한다.

타이거 우즈의 수준이 100이라고 한다면 일반 아마추어는 50까지가 한계일 것이다. 나는 그곳까지 아마추어들을 인도할 수 있다. 다만 순서가 중요하다. 숫자를 읽을 줄 알아야 더하기 빼기를 하지 처음부터 미분, 적분을 풀 수 없다.

가령 ‘드라이버가 슬라이스 나요’를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콘텐츠들이 나온다. 그러면 ‘몸의 중심을 잡고 머리를 고정하세요. 왼팔을 쭉 펴고 체중 이동하세요’라고 설명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런데 과연 초보자, 아마추어들에게 적합한 솔루션일까란 물음을 던진다면 아닐 수도 있다. 저 해법은 올바른 스윙을 위한 최종적인 자세다. 나는 오로지 초보자 입장에서 눈높이를 더 낮춰 최종적인 자세로 갈 수 있도록 디테일한 부분부터 가르친다.

박하림 골프 레슨 프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유튜브와 협업해 24회 차로 구성된 유료 강의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떻게 성사됐고, 무엇을 다루고 있나.

박 프로 : 당초 유료 강의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구글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유튜브에서 유료 콘텐츠 강의를 기획 중이라는데 헬스나 영어 학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하고 있더라. 골프 레슨 쪽에서는 내가 전 세계 최초로 선택됐다. 처음에는 거절했다가 충분히 준비 기간을 거쳐 만들게 됐다.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영상을 보면 5~6회차까지는 아예 클럽을 잡지 않는다. 골프를 잘 치려면 이에 맞는 운동법이 필요하고 유연성도 요구된다. 예를 들어 태권도 선수는 어릴 때부터 다리 찢기 훈련을 해 발차기를 잘한다. 일반인들에게 당장 태권도를 해보라면 다리를 찢을 수 있을까? 골프도 마찬가지다. 완성된 스윙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근력과 유연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스윙을 배우면 비거리와 정확도를 내 한계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영상들로 준비했다.

박하림 골프 레슨 프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성공적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됐는데 최근 지수포와 계약을 맺었다. 새 둥지를 튼 이유는 무엇인가.

박 프로 : 혼자 하다 보니 한계에 도달했다. 결국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골프 레슨이고, 그 외 콘텐츠 개발, 편집 등과 관련된 부분은 지수포에 맡기기로 했다. 마침 지수포가 정명훈, 세븐, 성대현 등 골프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하고 있어 노하우도 축적되어 있고,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Q : 지수포와 손을 잡고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박 프로 : 티칭 프로그램이다. 골프 라이센스를 보유한 프로들의 경우 골프를 잘 치지만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레슨 프로가 되고 싶은데 이에 대한 어려움, 두려움을 갖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을 뛰어난 레슨 프로로 양성하는 일이다. 내 이름을 프랜차이즈화 한 뒤 프로들의 골프 티칭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이른바 ‘박하림 프로 아카데미’를 론칭할 계획인데 로드샵과 인도어 연습장뿐만 아니라 전국의 아파트나 고급 주택 커뮤니티, 호텔 휘트니스 센터 내 골프 연습장 입점을 준비 중이다. 주요 도시 중심가에도 골프 타운 시설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하림 골프 레슨 프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오랜 기간 골프 레슨 프로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했을 텐데, 가장 보람된 순간을 꼽자면?

박 프로 : 언젠가 장문의 댓글이 달린 적이 있었는데 20~30년 구력 되시는 분이 ‘많은 골프 콘텐츠를 봤지만 아마추어 입장에서 눈높이에 맞게 레슨을 해주셨다. 오랫동안 고치지 못했던 습관을 혹시나 해서 따라해 연습했더니 너무 좋아졌다’라는 글이었다.

내가 더 유명해지고 영향력이 더 생긴다면 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무게감도 더해지겠구나를 느낀다. 우리나라 골프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많은 분들이 나의 레슨을 보고 실력이 향상됐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Q : 마지막 질문이다. 골프를 잘 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박 프로 : 레슨 받으라는 말은 너무도 당연하고, 나는 레슨 때 회원들에게 ‘골프는 도 닦듯이 쳐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샷에 대한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속에서 깨달음도 얻게 되고, 어떻게 보면 골프는 수행이다.

박하림 골프 레슨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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