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나무 맞고 들어오면
박현경 맥콜·모나 용평 오픈서 두 차례 행운
18번 홀과 연장 1차전 나무 맞고 페어웨이
공이 멈춘 지점에서 무벌타 플레이 우승골프는 심판이 없다. 골퍼 스스로 룰을 지키며 플레이를 하는 ‘신사의 스포츠’다. 골프 규칙은 플레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도우미’다. 잘 알고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스코어 관리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말골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골프 룰이다.
박현경이 맥콜·모나 용평 오픈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 버디'를 낚은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제공=KLPGA]
평소 덕을 많이 쌓았기 때문일까. 나무가 두 차례나 구해줬다. ‘큐티풀’ 박현경의 이야기다.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ㆍ모나 용평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일어났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친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렸다. 다행히 소나무를 맞고 페어웨이까지 들어왔다. 박현경은 이 홀에서 파를 잡아내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우승을 다툴 상대는 최유림이었다. 행운은 같은 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나왔다. 티샷한 공은 나무를 맞고 다음 샷을 하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곳으로 들어왔다. 연장전에서는 5m 버디 기회로 이어졌고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2주 연속 연장전 우승으로 시즌 3승째이자 통산 7승째를 거뒀다. "처음엔 열려 맞았고 두 번째는 순간적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공이 오른쪽으로 확 밀렸다. 나무 맞는 소리를 듣고 ‘아, 망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두 번 모두 행운이었다. 기적 같은 선물을 받았다."
골프는 공이 놓여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는 것이 기본이다. 나무를 맞고 플레이가 가능한 지역에 떨어졌다면 벌타 없이 다음 샷을 이어가면 된다. 프로 선수에게 우승은 쉽지 않다. 평생 우승 없이 은퇴하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실력과 행운이 따라줘야 정상에 설 수 있다. 박현경은 "상금왕보다는 대상을 꼭 타고 싶다"며 "은퇴하기 전까지 통산 10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