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감격' 신인들이 치고, 막았고, 이겼다…최고령 팀이 신인의 맛을 알았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초 1사 3루 SSG 정현승 적시타 때 역전 득점한 박지환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6.30/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초 1사 3루 SSG 정현승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6.30/[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해까지만 해도 리그 최고령이었던 팀이 마침내 신인의 맛을 알았다.
SSG 랜더스는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3대1로 신승을 거뒀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SSG는 2회초 1점을 먼저 뽑았지만 좀처럼 추가점이 나지 않았고, 6회말 노경은이 1-1 동점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두산은 집중력 있는 수비로 SSG의 추가점 가능성을 차단했다.
1점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 8회초 신인 듀오가 대형 사고를 쳤다. 선두타자 박지환이 필승조 최지강을 상대로 시원한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1-1 동점 균형을 마침내 깰 수 있는 찬스가 만들어졌다. 전의산의 내야 땅볼로 3루까지 진루한 박지환.
1사 3루 상황에서 두산이 투수를 교체했다. 마무리 김택연이 올라갔다. 멀티 이닝을 끌어서라도 반드시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두산 벤치의 의지였다. 이날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위닝시리즈'를 챙기는 상황이라 두산도 여유가 없었다.
타석에는 정현승. SSG 벤치는 대타 교체 없이 정현승을 밀어붙였고, 정현승은 침착하게 승부를 해나갔다. 1B2S에서 4구째 김택연의 153km 강한 직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친 정현승은 중견수 정수빈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기어이 만들어냈다. 3루주자 박지환은 격한 슬라이딩으로 거의 뒹굴다시피 하며 홈에 파고 들었다. 득점 의지가 엿보였다. 2-1. 마침내 SSG가 동점 균형을 깨는 순간이었다.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조병현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6.15/8회 이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SSG는 9회초 이지영의 추가 적시타와 마무리 문승원의 세이브를 앞세워 3대1로 승리하면서 기분 좋게 잠실 3연전을 2승1패로 마쳤다.
신인 듀오의 맹활약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2루타를 친 박지환은 올해 입단한 고졸 신인이자 1라운드 지명 신인이고, 결승 적시타를 친 정현승은 대졸 신인으로 6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순수 신인 2명이 공격에서 펄펄 나는 사이, 마운드에서는 투수 신예 조병현이 활약했다. 이날 7회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필승조 조병현은 아웃카운트 5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는데, 알고보니 KBO리그 최초 구원 투수 10타자 연속 삼진 대기록이 만들어졌다.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는 1998년 이대진(해태)이 유일무이했다. 이대진은 선발 투수로 등판해 10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것이다. 지난 6월 26일 KT 위즈전부터 3경기에 걸쳐 달성한 기록이다보니 조병현 본인도 모르고 있었지만, 대기록이 만들어졌다. 2021년 입단한 조병현 역시 올해 신인왕 후보 요건을 갖추고 있다. 박지환과 정현승 그리고 조병현까지. 지난해 리그 최고령팀이자, 최고령 '베스트 9' 라인업을 가동했던 SSG의 대변신이다. SSG가 신인 크는 맛을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