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만에 ‘하극상’으로 JS 정상 달성한 日 요코하마, 25년-32년 목마름 한화, 롯데에 전달될 메시지
말미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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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13:49
요코하마 선수들이 3일 소프트뱅크스와의 일본시리즈 6차전서 승리해 우승을 달성한 뒤 헹가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요코하마 SNS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는 일본시리즈에서 ‘기적’을 썼다.
센트럴리그 소속인 요코하마는 정규시즌 71승 69패 3무 승률 0.507로 3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겨우 따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뒤에는 강팀들을 잇따라 격파했다. 클라이맥스 퍼스트스테이지에서는 리그 2위 한신을 2연승으로 꺾고 파이널스테이지에 진출했다. 파이널스테이지는 리그 1위 팀이 부전승 1승을 먼저 챙긴 뒤 4승제로 펼쳐지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 요미우리와 6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3패로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시리즈 상대는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였다. 소프트뱅크는 정규시즌 91승 49패 3무 승률 0.650을 기록했는데 요코하마와 20승이나 차이났다. 요코하마는 1,2차전을 내준 뒤 4연승을 달리며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요코하마는 1960년, 1998년에 이어 통합 세번째 우승이자 26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약팀의 이미지가 강했던 요코하마이기에 이들의 우승에 대해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우승을 ‘하극상’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요코하마는 일본프로야구 사상 정규시즌 최저 승률로 일본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됐다”라고도 전했다. 그만큼 요코하마의 우승은 일본프로야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요코하마가 우승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의 집념이 있었다.
투수 출신인 미우라 감독은 1992년 요코하마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1998년 시즌 12승을 거두며 요코하마의 우승을 이끈 우승 멤버였다.
2008년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강팀’인 한신의 오퍼를 받기도 했지만 “강한 팀을 쓰러뜨리고 우승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제안을 거절하고 요코하마에 남았다.
하지만 팀은 좀처럼 약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화난 요코하마 팬들이 경기 도중 물건을 집어던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수들은 경기를 멈추고 팬이 던진 물건을 주우러 뛰어가는 웃지 못할 상황을 겪었다.
2014년부터 플레잉코치를 했던 미우라 감독은 2016년 현역 은퇴를 선언했고 2019년 1군 투수코치, 2020년에는 2군 감독을 맡은 뒤 2021년부터는 1군의 지휘봉을 잡았다.
미우라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중시했다. 또한 이례적으로 중간 계투를 선발 투수처럼 로테이션을 돌려 기용했다. 셋업맨이나 롱릴리프를 바꿔가면서 기용했다. 주니치 스포츠는 “1998년 요코하마를 이끈 곤도 히로시 감독의 방법을 진화시킨 방법”이라고 전했다.
목표를 위해서 멀리 돌아갈 줄도 알았다. 7월 하반기 9연패에 빠졌지만 중심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나 외국인 타자 타일러 오스틴이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자 과감하게 2군으로 내려보내 휴식을 줬다.
젊은 투수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신인드래프트에서 하위권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아낌없이 기회를 줬다.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타 구단으로 이적한 한 코치는 요코하마에 대해 “하위권에 있는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이 구단”이라고 지칭했다.
이런 팀 분위기 속에서 모든 선수들이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데일리 스포츠는 요코하마와 소프트뱅크의 차이점을 ‘하위타선’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7번의 도바시라 야스타카, 8번의 모리 케이토가 확실히 찬스를 만들어서 상위 타선이 득점으로 연결하는 패턴을 만들었다”라며 “소프트뱅크는 강력 타선이 장점이지만 정규시즌에서도 치지 못하고 연패를 거듭했던 부정적인 패턴이 일본시리즈에서 드러났다”라고 평가했다.
요코하마의 우승은 가을야구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더라도 정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KBO리그도 마찬가지다. KBO리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강팀과 약팀의 구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례로 정규리그 1위가 한국시리즈 1위까지 차지하는 패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누려보지 못한 팀들도 있다. 롯데는 1992년 이후 32년 동안 무관에 그쳤다. 한화 역시 최근 한국시리즈 기억이 1999년에 머물러 있다. 롯데의 최근 가을야구는 2017년, 한화는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한 이후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두 팀은 마무리 캠프부터 다음 시즌 도약을 꿈꾸고 있다. 26년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이라는 대 이변을 연출한 요코하마처럼 ‘하극상’을 연출할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는 일본시리즈에서 ‘기적’을 썼다.
센트럴리그 소속인 요코하마는 정규시즌 71승 69패 3무 승률 0.507로 3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겨우 따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뒤에는 강팀들을 잇따라 격파했다. 클라이맥스 퍼스트스테이지에서는 리그 2위 한신을 2연승으로 꺾고 파이널스테이지에 진출했다. 파이널스테이지는 리그 1위 팀이 부전승 1승을 먼저 챙긴 뒤 4승제로 펼쳐지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 요미우리와 6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3패로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시리즈 상대는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였다. 소프트뱅크는 정규시즌 91승 49패 3무 승률 0.650을 기록했는데 요코하마와 20승이나 차이났다. 요코하마는 1,2차전을 내준 뒤 4연승을 달리며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요코하마는 1960년, 1998년에 이어 통합 세번째 우승이자 26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약팀의 이미지가 강했던 요코하마이기에 이들의 우승에 대해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우승을 ‘하극상’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요코하마는 일본프로야구 사상 정규시즌 최저 승률로 일본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됐다”라고도 전했다. 그만큼 요코하마의 우승은 일본프로야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요코하마가 우승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의 집념이 있었다.
투수 출신인 미우라 감독은 1992년 요코하마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1998년 시즌 12승을 거두며 요코하마의 우승을 이끈 우승 멤버였다.
2008년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강팀’인 한신의 오퍼를 받기도 했지만 “강한 팀을 쓰러뜨리고 우승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제안을 거절하고 요코하마에 남았다.
하지만 팀은 좀처럼 약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화난 요코하마 팬들이 경기 도중 물건을 집어던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수들은 경기를 멈추고 팬이 던진 물건을 주우러 뛰어가는 웃지 못할 상황을 겪었다.
2014년부터 플레잉코치를 했던 미우라 감독은 2016년 현역 은퇴를 선언했고 2019년 1군 투수코치, 2020년에는 2군 감독을 맡은 뒤 2021년부터는 1군의 지휘봉을 잡았다.
미우라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중시했다. 또한 이례적으로 중간 계투를 선발 투수처럼 로테이션을 돌려 기용했다. 셋업맨이나 롱릴리프를 바꿔가면서 기용했다. 주니치 스포츠는 “1998년 요코하마를 이끈 곤도 히로시 감독의 방법을 진화시킨 방법”이라고 전했다.
목표를 위해서 멀리 돌아갈 줄도 알았다. 7월 하반기 9연패에 빠졌지만 중심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나 외국인 타자 타일러 오스틴이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자 과감하게 2군으로 내려보내 휴식을 줬다.
젊은 투수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신인드래프트에서 하위권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아낌없이 기회를 줬다.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타 구단으로 이적한 한 코치는 요코하마에 대해 “하위권에 있는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이 구단”이라고 지칭했다.
이런 팀 분위기 속에서 모든 선수들이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데일리 스포츠는 요코하마와 소프트뱅크의 차이점을 ‘하위타선’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7번의 도바시라 야스타카, 8번의 모리 케이토가 확실히 찬스를 만들어서 상위 타선이 득점으로 연결하는 패턴을 만들었다”라며 “소프트뱅크는 강력 타선이 장점이지만 정규시즌에서도 치지 못하고 연패를 거듭했던 부정적인 패턴이 일본시리즈에서 드러났다”라고 평가했다.
요코하마의 우승은 가을야구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더라도 정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KBO리그도 마찬가지다. KBO리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강팀과 약팀의 구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례로 정규리그 1위가 한국시리즈 1위까지 차지하는 패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누려보지 못한 팀들도 있다. 롯데는 1992년 이후 32년 동안 무관에 그쳤다. 한화 역시 최근 한국시리즈 기억이 1999년에 머물러 있다. 롯데의 최근 가을야구는 2017년, 한화는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한 이후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두 팀은 마무리 캠프부터 다음 시즌 도약을 꿈꾸고 있다. 26년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이라는 대 이변을 연출한 요코하마처럼 ‘하극상’을 연출할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