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확정될 때까지 모르는 것” 경험자라 잘 아는 불안함, LG는 정상을 본다 [SS포커스]

존잘남 [카토커] “확정될 때까지 모르는 것” 경험자라 잘 아는 불안함, LG는 정상을 본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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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이 지난달 31일 잠실 삼성전에서 2점 홈런을 치고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정말 확정된 그 순간이 아니면 마음을 놓지 못하겠더라고요.”

경험했기에 잘 안다. 그래서 역전 희망도 품을 수 있다. 1년 전 선두를 질주하면서도 불안했던 마음을 되새기며 마지막 뒤집기를 노린다. 지난해 우승 주장 LG 오지환(34)이 다시 질주하며 각오를 다졌다.

6번 타자 배치 효과 만점이다. 오지환은 지난달 31일 잠실 삼성전에서 2점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전날까지 5연속경기 2번 타자로 나섰고, 전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는데 이날 6번 타자로 나와 하루 만에 반등했다. LG 또한 11-5로 승리하며 2연패에 탈출했다.

경기 후 오지환은 타순 변화를 두고 “2번은 예전에도 많이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2번 타자로 나가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타석에서 서두르게 되더라. 계속 상대 속구에 늦는 느낌이 들었다”며 “감독님께서 타순을 6번으로 조정해주셨고 6번으로 나가니까 여유가 생겼다. 수비 후 타석이 오기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타석에서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집중해서 펼친 노림수가 적중했다. 1회 첫 타석과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각각 적시타와 홈런을 쳤는데 두 구종 모두 커브였다.
 

LG 오지환이 지난달 31일 잠실 삼성전에서 홈런을 친 후 문보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 LG 트윈스


오지환은 “이승현 선수의 커브가 뛰어난 것을 알고 있었다. 1회에는 1루가 비었고 굳이 나와 승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커브를 머릿속에 넣었다. 예상한 커브가 오면서 대처가 됐다”며 “다음 타석인 3회에 커브에 헛스윙을 했다. 때문에 5회에도 또 커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커브에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마지막 타석이 된 7회에는 자연스럽게 이를 역이용해 우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오지환은 “변화구에 안타를 쳤으니까 상대 포수가 투수에게 빠른 공을 요구할 것으로 봤다. 7회 초구부터 속구가 들어왔고 당연히 2구도 속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확실히 경기할 때 여유가 생기다 보니 집중이 잘 됐다. 노림수도 딱딱 맞아떨어졌다”라고 밝혔다.

누구보다 LG에서 긴 시간을 보낸 오지환이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이례적으로 장기간 팀에서 이탈했다. 5월30일 오른 손목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고 복귀 준비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첫 부상 시점으로부터 약 7주 후에 돌아왔다.

오지환이 돌아오면서 팀도 지난해 저력을 찾고 있다. 오지환 복귀전인 지난달 11일 잠실 KIA전부터 31일까지 12경기 8승 4패다. 오지환 또한 이 기간 타율 0.333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순위표에서 LG의 자리도 2위 안정권으로 향한다.

그런데 오지환의 초점은 2위가 아닌 1위 KIA에 있다. 그는 지난해 이 시점에서 LG가 1위를 질주했던 것을 회상하면서 “확정될 때가지 모르는 일이다. 작년에 경험한 것을 돌아보면 정말 확정된 그 순간이 아니면 마음을 놓지 못하겠더라. 우리도 꾸준히 5경기, 6경기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매직넘버가 ‘0’이 되는 순간이 돼야 마음이 놓였다. 지금 KIA도 작년 우리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가는 자와 지키는 자의 마음이 조금 다르다고 본다. 다행히 우리는 버스 안에서 1위를 편하게 확정됐다. 야구장에서 이기면서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며 “무엇보다 아직 KIA와 4경기가 남았다. 8월 중순에 3연전도 있다. 이때가 포인트라고 본다”고 막판 뒤집기를 응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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