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국대 최고 대포알 극찬… 포수 미트 찢는 155㎞, 두산 에이스 불꽃이 다시 타오른다

[카토커] 국대 최고 대포알 극찬… 포수 미트 찢는 155㎞, 두산 에이스 불꽃이 다시 타오른다

맛돌이김선생 0 101
▲ 28일 잠실 SSG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의 승리를 이끈 곽빈 ⓒ 두산 베어스
▲ 열흘의 휴식 기간 동안 몸과 마음을 모두 정비한 곽빈은 28일 복귀전에서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던지며 SSG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국가대표팀 투수들의 공을 잡아본 불펜 포수들에게 "어떤 선수의 패스트볼에 가장 힘이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상당수는 곽빈(25·두산)의 이름을 손꼽았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그 대포알 패스트볼은 분명 돋보였던 것이다. 시속 150㎞가 넘어가는 묵직한 패스트볼의 위력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구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곽빈은 지난해 23경기에서 127⅓이닝 소화에 머물렀지만 나간 경기에서는 위력을 발휘하며 12승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선전했다. 올해도 시즌 초·중반까지의 성적은 좋았다. 6월 5일까지 첫 11경기 평균자책점은 3.18로 리그 국내 투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축이었다. 하지만 곽빈은 마음 한켠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구위가 떨어질 때가 됐다는 불안감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체중이 쭉쭉 빠지고 있었다. 곽빈은 28일 잠실 SSG전 이후 "캠프 때보다 6㎏이 빠져 있더라"고 털어놨다. 시즌에 들어가면 경기를 소화하기에 비시즌 당시보다 체중이 줄어드는 건 일반적인 일이지만, 그간 경험하지 못한 체중 감소에 선수도 당황하고 불안했다. 곽빈은 "5월에 엄청 좋았지 않나. 그때는 '이제 털릴 때가 됐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계속 안 좋아지니까 어떤 공을 던져도 자신이 없었다. 그냥 계속 맞을 것 같고, 구위로 못 누를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고 인정했다.

실제 그런 느낌은 패스트볼 구속으로 잘 드러나고 있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곽빈이 한참 좋았던 5월 패스트볼 구속과 6월 패스트볼 구속은 차이가 났다. 4월부터 5월까지는 꾸준하게 평균 시속 150㎞가 넘어갔다. 5월 12일 kt전은 평균 151.8㎞, 5월 18일 롯데전은 평균 151.3㎞를 찍었다. 하지만 6월 11일 한화전은 평균 148.6㎞, 6월 16일 키움전은 평균 149.1㎞에 그쳤다. 파이어볼러에게 구속은 자신의 컨디션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다가오곤 한다. 구속이 떨어진 만큼 자신감도 떨어졌다.

그때 두산이 내린 처방은 '휴식'이었다. 두산은 6월 18일 곽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열흘의 휴식을 주기로 했다. 사실 곽빈은 최대한 버텨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파트는 지금이 쉬기에 적기라고 여겼다. 곽빈은 "몸도 지치고 멘탈적인 부분도 많이 지쳤었는데 한번 해보자고는 했다.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감독님이 후반기를 위해 지금 쉬어주는 게 낫다고 하셔서 수긍했다"고 돌아봤다.

쉬는 기간 동안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체중부터 증량하기 위해 노력했다. 평소 입에 잘 대지 않던 야식까지 일부러 먹었다. 곽빈은 "계속 엄청 먹었다. 항상 고기를 먹었고, 시즌 때 야식도 거의 안 먹었는데 좀 먹어보고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다 먹었다"면서 체중이 어느 정도 돌아왔다고 했다. 이천 2군 시설에서 멘탈 상담도 받으며 열흘의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그렇게 돌아온 곽빈은 6월 28일 잠실 SSG전에서 6이닝 무4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인정받은 최고의 패스트볼도 그대로 가지고 왔다.
 

▲ 두산은 정상적으로 돌아온 에이스에 반색하며 선발 로테이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두산 베어스



휴식은 효과가 있었다. 이날 곽빈은 최고 구속 155.1㎞(트랙맨 기준)의 위력적인 대포알을 던지면서 SSG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삼진을 잡겠다는 생각보다는 최대한 빠르게 승부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목표가 비교적 잘 이뤄졌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6이닝만 던지고 내려왔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기에는 충분한 투구였다. 곽빈은 "2S가 되면 타자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게 던지자고 말을 했었다. 그게 좋았던 것 같다. 빠르게 승부를 했던 게 편안하게 된 것 같다"고 승인을 뽑았다.

패스트볼의 위력이 돌아오자 경기 내용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구속도 좋았고 높낮이도 좋았다. 곽빈은 "내가 선호하는 높이가 있는데 그 높이에 잘 가서 좋았다"고 했다. 최근 선발 투수들의 고전 속에 힘겨운 경기를 치렀던 두산도 에이스의 복귀에 반색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후 "복귀전에서 벤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특히 오늘 볼넷을 1개도 허용하지 않는 공격적인 모습으로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산에 한줄기 빛을 쏘아올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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