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믿을 수 없었던 롯데 믿을맨의 부진…하지만 ERA 2.61 부활! KBO 최초까지 16홀드, 불가능한 '꿈' 아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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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12:21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구승민이 7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부진한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롯데 자이언츠 불펜의 핵심 구승민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롯데 불펜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다.
미국 괌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하더라도, 새롭게 롯데 자이언츠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태형 감독은 마운드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다.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 박세웅, 나균안까지 4선발이 완성돼 있는 것은 물론 '믿을맨' 김상수와 최준용, 구승민 이어 '마무리' 김원중까지 필승조~까지 완벽하게 구성이 돼 있었던 까닭이다. 사령탑은 오히려 포수와 지명타자, 외야를 제외하면서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야수들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뒤 롯데의 고민은 더 커졌다. 야수진은 물론 마운드까지 말썽을 일으켰던 까닭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KBO 역대 두 번째로 4년 연속 20홀드를 기록한 구승민의 부진이었다. 구승민은 3월 3경기에 등판하는 동안 단 한 번도 1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1⅓이닝 6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4월 첫 등판에서는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생산하지 못하고 3피안타 1볼넷 2실점(2자책)으로 무너지며 좋지 않은 흐름이 지속됐다.
김태형 감독은 재정비를 통해 구승민이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한차례 2군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구승민은 4월 한 달 동안 6경기에 등판해 4이닝 7실점(7자책) 평균자책점 15.75로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 결과 5월 일정이 시작되면서 다시 한번 구승민이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게다가 5월 중순까지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던 최준용도 부진과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 롯데의 고민은 커졌다. 때문에 '슈퍼루키' 전미르에 의존하는 불펜 운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루키도 좋은 흐름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시즌 초반 '신인왕'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전미르는 구승민과 최준용이 모두 이탈한 가운데, 리드를 유지한 채 '마무리' 김원중에게 마운드를 넘기는 중책에서 조금씩 부침을 겪기 시작했고, 6월 7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4.40으로 부진한 끝에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현재 전미르는 전반기 내 복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6월 중순까지 무려 36경기(33⅔이닝)에 등판한 까닭에 조금 긴 휴식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26일 최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전미르에 대한 질문에 "팔에 지금 피로가 조금 쌓인 것 같다. 일단 전반기 끝날 때 쯤에 보고를 한 번 받아보고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좋지 않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드디어 구승민이 자신의 폼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은 롯데로선 분명한 희소식이다.
4월말 1군에서 말소된 이후 5월 하순에서야 1군의 부름을 받은 구승민은 한 달 동안 7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7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태형 감독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기용하지 않는 배려를 해준 영향도 있었지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던 이전의 모습과는 분명 달랐다. 그리고 구승민은 6월에는 13경기에 등판해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3.46이라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이제는 본 궤도에 다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두 차례 2군에 다녀온 뒤 성적은 3승 4홀드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 중이다.
구승민이 본 궤도에 올라서면서 롯데는 불펜 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26일 인터뷰에서 마운드에 대한 질문에 "지금 (김)상수와 (구)승민이가 좋아진게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김상수와 함께 3점차 이내의 타이트한 상황에서 마무리 김원중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KBO 최초 5년 연속 20홀드 기록이 어려워 보였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남은 경기에서 16개의 홀드를 수확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롯데는 4월 KBO리그에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정도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상수'가 돼야 할 선수들이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완전체'를 이루지 못했지만, 5월부터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7위까지 올라섰다. 현재 5위 SSG 랜더스와 격차는 3경기에 불과한 상황. 5할 승률까지도 5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2017년 이후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가을야구가 희미하지만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더 긍정적인 것은 후반기 롯데의 전력은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손호영을 비롯해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후반기부터 1군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전미르 또한 팔에 피로가 풀리면 마운드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 롯데의 후반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