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괴력의 홈런왕’ 맷 데이비슨, 그를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볼 수 없는 이유
NC 맷 데이비슨이 지난 23일 인천 SSG전 5회초 2점 홈런을 때리고 타구를 확인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33)은 26일까지 23홈런으로 이 부문 리그 선두다. 6월에만 10홈런을 몰아쳤다. 홈런 숫자도 숫자지만, 타구 속도나 비거리에서 특히 압도적이다. 홈런 23개 중 비거리 130m 이상 초대형 홈런만 8개다. 트랙맨 기준 데이비슨이 때린 홈런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66.4㎞다. 비거리 140m를 기록한 지난 15일 삼성전 홈런은 타구속도 시속 185㎞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3일 SSG전에는 존을 한참 벗어나는 바깥쪽 높은 코스 150㎞ 빠른공을 받아쳐 비거리 130m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공을 던진 드류 앤더슨은 물론 SSG 더그아웃에서도 혀를 내둘렀다. ‘힘 하나는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KBO 입성 첫해부터 ‘홈런의 아이콘’이 된 데이비슨이지만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는 그를 볼 수 없다. 팬 투표로도 감독 추천으로도 올스타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KBO는 올 시즌부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나서는 선수들을 100% 팬 투표로 뽑기로 했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올스타 선수 중 10홈런 이상 친 선수들만 투표 대상이다. 올스타에 뽑히지 못한 데이비슨은 애초 후보가 되지 않는 셈이다. 애초 규정이 그렇게 정해진 이상 도리가 없다고 하지만, 홈런 더비에서 데이비슨을 보지 못하는 건 허전함이 남는다. 데이비슨은 “올스타 멤버에 뽑힌다는건 정말 의미가 크다”며 “뽑히지는 못했지만 후반기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데이비슨은 미국에서 뛰던 시기 2차례 홈런 더비 경험이 있다. 애리조나 산하 리노에서 뛰던 201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샬럿에서 뛰던 2015년 각각 AAA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출전했다. 2013년 홈런 더비에서 데이비슨은 1라운드 4홈런, 2라운드 2홈런을 쳤고 결승에서 다시 4홈런을 때려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 데이비슨은 한동안 고전했다. 본인 루틴이나 스윙보다 상대 투수들과 싸움에 더 집중하면 좋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쓴소리도 있었다. 높은쪽 빠른공이 약점으로 노출되면서 집요하게 공략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23일 앤더슨의 높은 공을 받아친 대형 홈런은 의미가 있다.
데이비슨은 “시즌 초반부터 상대 투수들의 높은 공이 공격적으로 들어왔다”며 “높은 공에 대해 연습을 많이 했고,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았느냐는 말에 그는 “16년 동안 프로 선수로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게 야구에 정답은 없다는 것”이라며 “야구는 항상 어렵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타석마다 진지하게 임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