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나는 법을 알려준 사나이” 눈물바다 된 카터의 영구결번식
[점프볼=최창환 기자] 사실상 토론토의 첫 영구결번 주인공이 된 빈스 카터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토론토 랩터스는 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스코티아뱅크 아레나에서 카터의 등번호 15번에 대한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토론토 역사상 영구결번은 빌 러셀(6번) 이후 처음이다. 러셀이 NBA 전 구단에서 영구결번된 인물이라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토론토 최초의 영구결번은 카터인 셈이다.
카터는 1990년대를 시작으로 2020년대까지 모두 선수로 뛴 진기록을 남겼다. 그중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팀이 토론토다. 1998-1999시즌 토론토에서 데뷔한 카터는 화려한 덩크슛 능력을 선보이며 ‘포스트 조던’, ‘에어캐나다’란 별명을 얻었다. 카터는 NBA 통산 1541경기를 소화했고, 이 가운데 토론토 소속으로 가장 많은 403경기를 치렀다. 토론토 시절 평균 기록은 23.4점 3점슛 1.4개 5.2리바운드 3.9어시스트 1.3스틸 1블록슛.
“더 이상 창의적인 덩크슛은 없을 것”이라며 폐지됐던 올스타 덩크 콘테스트를 부활시킨 주인공도 카터다. 2000 덩크 콘테스트에서 호쾌한 윈드밀 덩크슛을 연달아 터뜨리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토론토에서 선보인 건 아니지만,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프레드릭 와이즈(218cm)를 뛰어넘으며 성공한 덩크슛은 카터가 만든 최고의 하이라이트필름으로 꼽힌다.
장내 아나운서가 “우리에게 나는 법을 알려준 사나이”라고 카터를 소개하자, 토론토 팬들은 기립박수로 카터를 반겼다. 가족을 비롯해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찰스 오클리, 앨빈 윌리엄스 등 토론토 시절 동료들도 영구결번식을 함께했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카일 라우리(필라델피아), 더마 드로잔(새크라멘토) 등은 축하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카터는 15번이 영구결번되는 순간 환한 미소를 지었던 것도 잠시, 소감을 말하던 도중 눈물을 쏟았다. 카터는 “등번호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우리의 추억도 함께 올라가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만든 추억을 모든 이들이 언제든 기억하고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후배들도 카터의 은퇴식이 빛날 수 있게 지원사격했다. 토론토는 카터의 영구결번식이 열린 날 진행된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131-128로 승, 4연패에서 벗어났다.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한 RJ 배럿(31점 3점슛 3개 9리바운드 6어시스트)을 비롯해 총 4명이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합작했다.
한편, 카터의 영구결번은 또다른 팀에서도 진행된다. 카터가 토론토를 떠나 제이슨 키드와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브루클린 네츠(당시 뉴저지)는 오는 2025년 1월 26일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에서 카터의 영구결번식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