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2G 연속 KKKKKKKKK' 한 달 빠지더니 '필승카드'…"완봉 아쉬움 없다" 좌승사자는 내일 아닌, 오늘을 산다 [MD울산]

[카토커] '2G 연속 KKKKKKKKK' 한 달 빠지더니 '필승카드'…"완봉 아쉬움 없다" 좌승사자는 내일…

맛돌이김선생 0 70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완봉 아쉬움 전혀 없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16일 울산 문숙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87구,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시즌 5승(2패)째를 손에 넣었다.

올해로 세 번째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는 반즈는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3.55의 성적을 거두어 나가던 중 예상치 못한 암초와 맞닥뜨렸다. 지난 5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⅔이닝 1실점을 기록하던 중 내전근 통증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가게 된 것. 검진 결과는 좌측 내전근 미세 손상. 의료진은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이었으나, 김태형 감독은 한 달까지도 공백기를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의료진의 소견이 2~3주에 불과했던 만큼 롯데는 '단기 대체 외인'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반즈의 이탈 기간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특히 전반기가 끝나갈 때까지도 마운드에 돌아오지 못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휴식기를 가졌던 반즈가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했을 때 폼이 좋지 않을 수도 있는 우려를 가졌지만, 푹 쉬고 돌아온 좌승사자에 대한 걱정은 단 한 경기 만에 사라졌다.

반즈는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6이닝 동안 단 77구만 던지며 무려 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당시 SSG 타자들은 6회까지 총 세 명의 주자 밖에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할 정도로 반즈 앞에서 추풍낙엽이었다. 그리고 이 흐름이 16일 경기까지 이어졌다. 후반기가 시작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롯데를 구해내며 팀을 8위로 끌어올렸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좌승자사의 투구는 시작부터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반즈는 1회 이유찬을 125km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한 뒤 허경민과 헨리 라모스를 모두 유격수 땅볼로 묶어냈다. 이어 2회 첫 피안타를 허용했으나,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한 반즈는 3회 김태근-정수빈-이유찬으로 이어지는 타선도 꽁꽁 묶어냈다. 그리고 4회 허경민-라모스-양의지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까지 추풍낙엽으로 만들며 순항을 펼쳤다.

압권의 투구는 5회였다. 반즈는 강승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이날 두 번째 출루를 허용했으나, 김재환을 144km 직구, 양석환을 132km 슬라이더, 김태근을 125km 체인지업으로 모두 삼진 처리하며 'KKK'로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생산했고, 타선의 지원이 전무한 가운데 6회에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조졌다. 그리고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반즈는 이날 다섯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7회 투구를 마친 시점에서 반즈는 단 한 점도 등에 업지 못했다. 하지만 7회말 공격에서 박승욱과 최항이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마침내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이후 문수야구장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반즈는 강우콜드를 바탕으로 KBO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손에 넣는 듯했으나, 경기가 재개되면서 완봉승과는 연이 닿지 못했다. 하지만 이어 나온 투수들이 뒷문을 걸어잠그면서, 팀의 8위 탈환을 이끌어냈다.

경기가 끝난 뒤 반즈는 "오늘 경기는 팀이 전체적으로 좋았고, 나도 몸 상태가 좋았다. 전반기에 부상을 당하기 전과 다름이 없는 몸 상태였다. 그때와 같이 준비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몸 상태를 100%로 만들고 복귀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을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비의 도움으로 완봉승을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경기가 재개되면서 기록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반즈는 "완봉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내 역할을 했고, 내가 마운드를 내려온 뒤에도 팀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으니, 투수진 전체가 칭찬받을만한 경기였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반즈는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탈삼진이 97개로 리그 10위에 올라 있다. 1위 카일 하트(119개)와 격차는 22개로 크게 벌어져 있지만, 그동안 많은 삼진을 솎아냈던 것이 아직도 반즈를 높은 위치에 있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현재 두 경기 연속 9개의 탈삼진을 쌓을 정도로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다시 선두권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 만하다.

반즈는 "삼진을 애써 잡으려고 하진 않는다. 최대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어서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를 잘 던져보겠다는 생각뿐이다. 직전 경기와 오늘 경기는 그 생각 그대로 경기가 운영됐다"며 "거듭 말하는 부분이지만, 멀리 생각하기보다는 오늘 경기만 생각하고, 오늘 경기만 생각한다"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울산 = 박승환 기자(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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