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타격 어렵다는 생각, 어릴 땐 해본 적 없었는데…” 영웅들 36세 2루수의 솔직고백, 야구 알다가도 몰라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격이 어렵다는 생각을 어릴 땐 해본 적 없었는데…”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36)은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를 거치며 일발장타를 갖춘 타자로 성장해왔다. 통산타율은 0.274지만, 120홈런을 자랑한다. 수비력도 건실하다. 리그에 이런 캐릭터도 흔치 않다.
그러나 최주환은 2~3년 전부터 야구에 어려움을 겪는다. 2022시즌 97경기서 9홈런 타율 0.211에 그치자 FA 4년 42억원 몸값을 못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러자 2023시즌 20홈런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옮긴 올 시즌, 초반에 맹타를 휘두르다 제동이 걸린 뒤, 다시 타격감을 올리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시즌 성적은 66경기서 타율 0.206 5홈런 35타점 22득점 OPS 0.268 득점권타율 0.213으로 부진하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타율 0.333으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1홈런에 11타점을 생산하면서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해낸다.
최주환은 26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직후 “타격이 어렵다는 생각을 어릴 때는 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잘 안 풀리고 이러다 보니까, 좀 그런 걸 겪는 것 같아요. 스윙 스피드가 떨어진 건 아닌데 야구라는 게 앞을 모른다. 지금 이렇게 하다가 또 후반기 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하나씩 더 복잡해지는 것 같다. 단순할 때가 제일 좋다”라고 했다.
마음을 비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최주환은 “계속 잘 맞은 게 계속 잡히다 보니 타율이 너무 떨어져 버리니까. 심적으로 타격이 좀 있었다. 지난주 청주 경기부터 그냥 마음 비우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음 비우는 게 쉽지 않잖아요”라고 했다.
그래도 결과가 조금씩 나오다 보니 마인드컨트롤을 할 수 있다. 최주환은 “이제 안타가 조금씩 나온다. 결과가 나오니 이런 말도 할 수 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라고 했다.
최주환은 왼손 풀히터 특성상 올 시즌 도입된 수비 시프트 제한의 반사이익을 많이 볼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렇지도 않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최주환은 “사실 더 좋은 타구도 많았는데 그런 게 계속 잡혔다. 라인드라이브를 쳐도 외야에서 많이 잡혔다. 오늘 타구도 (박)건우에게 잡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행히 빠졌다”라고 했다.
이래서 혹자는 기술과 체력을 모두 갖춘 완성형 타자의 마지막 관문은 운이라고 한다. 운 앞에 베테랑 타자라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냥 기본을 지키며 자신의 스타일대로 타격하는 게 전부다. 최주환은 “방망이 부러지면서 빗맞았는데 안타가 나왔다. 이제 좋게 생각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사실 팀이 최하위라서, 동기부여가 안 될 수도 있다. 키움의 모든 선수가 그럴 수 있다. 물론 선수는 개인사업자이긴 하지만, 팀의 가을이 상상이 안 되는 것만큼 힘 빠지는 일은 없다. 그러나 최주환은 역시 베테랑다웠다. “지금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시즌 절반이 넘어갔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 성적은 지금 평가받는 게 아니라 시즌 끝나고 평가받는 것이다. 선수는 늘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