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음주 논란→8실점→야유 속 강판' 나균안, 감독·팬 배반한 방심이 혹독한 결과로 돌아왔다

[카토커] '음주 논란→8실점→야유 속 강판' 나균안, 감독·팬 배반한 방심이 혹독한 결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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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자신을 믿어준 감독과 팬들을 배반한 대가는 컸다. 나균안(26·롯데 자이언츠)이 경기 내외적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완전히 무너졌다.

나균안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7피안타 1피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롯데 타선이 13점 차를 따라잡는 기적을 보여주며 15-15 무승부를 만든 덕분에 나균안은 겨우 패전을 면할 수 있었다.

이날 나균안은 경기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바로 선발 등판 전날인 24일 늦은 밤 술집에서 목격됐다는 이야기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야구선수는 성인이고 스스로 컨디션을 관리해야 하며 사생활까지 구단에서 간섭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일주일 중 유일한 휴식일인 월요일에 술자리를 갖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균안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사생활 논란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며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고, 성적도 리그 선발투수 중 최악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발 등판 바로 전날 늦은 밤에 술집에서 목격됐다는 사실은 팬들로 하여금 나균안에 대해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만들었다.



혹시나 반전투를 기대한 이들도 있었겠지만 경기 내용은 '역시나'였다. 나균안은 1회 초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소크라테스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두 타자 만에 2점을 내줬다. 이어 김도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담장 맞는 2루타를 맞았고,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맞아 3점째를 내줬다.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방문 효과도 없었다. 나균안은 나성범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에 몰린 뒤 이우성에게 내야안타로 또 1점을 내줬다. 계속되는 무사 1, 3루 득점권 위기서 나균안은 최원준을 1루수 파울 뜬공으로 처리해 겨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한준수를 삼진 처리하며 2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린 나균안은 박찬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는 5-0이 됐다. 타자일순한 뒤 서건창에게도 볼넷을 내준 뒤 2사 만루에서 소크라테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나서야 겨우 1회가 끝났다. 나균안은 1회에만 투구 수 48개를 기록했고, 1이닝을 마치는 데 거의 30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2회 역시 악몽은 계속 됐다. 선두타자 김도영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도루를 허용해 무사 2루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최형우를 삼진, 나성범을 투수 땅볼로 처리해 2사 3루가 됐고, 이렇게 쉽게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우성과 최원준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나균안은 폭투로 1점을 내준 뒤 한준수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아 순식간에 3명의 주자를 모두 들여보냈다. 2회가 끝나기 전에 8-0으로 스코어가 벌어졌지만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의 투구를 지켜봤다. 박찬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나서야 롯데 벤치는 나균안을 내리고 현도훈을 투입했다. 2회를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나균안의 투구 수는 83구에 달했고, 이미 KIA 타선은 선발 전원 출루를 완성했다. 나균안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롯데 홈 팬들은 그에게 가득한 야유를 보냈다.

나균안이 내려간 뒤 롯데 타선은 믿을 수 없는 응집력을 발휘하며 연장 12회 혈투 끝에 15-15 무승부를 만들었다. KIA 선발투수가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롯데 타선은 보란 듯이 화력 대 화력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때문에 나균안의 경기 초반 8실점은 더욱 아쉬움이 컸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나균안은 대형 포수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통산 216경기 타율 0.123(366타수 45안타) 5홈런 24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포수로 빛을 보지 못한 그는 2020년 투수로 전향했고 이름도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하며 새롭게 출발했다.

포지션과 이름을 모두 바꾼 나균안은 이후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다. 2022년 39경기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하며 투수 잠재력을 터뜨린 나균안은 지난해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아 23경기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4월 한 달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의 성적을 기록, 월간 MVP까지 수상하며 롯데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도 포함된 나균안은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에 힘을 보태며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았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병역 문제까지 해결한 나균안은 이제 탄탄대로를 걷는 일만 남은 듯했다.



지난해 성공가도를 달렸던 나균안은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투수가 돼버렸다.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정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나균안에게 김태형 감독은 "집안 문제"라며 기회를 줬다. 그러나 14경기 2승 7패 평균자책점 9.05로 처참한 성적으로 답했다.

찰리 반즈의 부상 이탈로 선발진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에게 기회를 더 주겠다고 밝혔으나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선발 등판을 앞두고 술자리 목격담이 들려오는 느슨한 태도로 실망감을 안겼다. 감독과 롯데 팬들을 배신한 나균에 돌아온 것은 1⅔이닝 8실점이라는 기록과 홈 팬들의 야유라는 혹독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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