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워싱턴, 샌디에이고와 벤치클리어링에 빈볼까지...마이크 실트 감독은 항의 중 퇴장
신경전 펼치는 샌디에이고 프로파르(왼쪽)와 워싱턴 루이스 [AFP=연합뉴스]
전날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이튿날 상대 팀인 워싱턴 내셔널스와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워싱턴은 끝내기 적시타를 친 샌디에이고의 유릭슨 프로파르를 겨냥해 거친 말을 쏟아내고는 빈볼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이 퇴장 명령을 받았다.
상황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양 팀 경기 1회말 샌디에이고 공격 때 벌어졌다.
워싱턴의 포수인 베네수엘라 출신 케이버트 루이스는 타석에 선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의 프로파르에게 말을 건넸다.
루이스는 프로파르의 가슴에 손을 얹고는 조언하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루이스는 계속 이야기를 쏟아냈다. 웃음을 띠며 이야기를 듣던 프로파르의 표정은 굳기 시작했다.
보란듯이 하이파이브하는 프로파르(왼쪽)와 마차도 [AP=연합뉴스]
그러자 대기타석에 있던 샌디에이고 간판타자이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매니 마차도가 루이스를 떼어냈다. 다소 거친 행동에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고, 한참 동안 대치했다.
프로파르는 전날 열린 워싱턴전 5-6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극적인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친 뒤 워싱턴 벤치를 향해 격한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이런 모습이 워싱턴 선수들의 속을 긁은 듯했다.
양 팀 선수들은 물리적인 충돌을 하진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계속됐다. 워싱턴의 선발 투수 매켄지 고어가 초구부터 프로파르의 몸에 공을 던졌다. 시속 157㎞ 강속구는 프로파르의 오른쪽 발에 맞았다.
프로파르는 예상했다는 듯 별다른 어필을 하지 않고 1루로 걸어 나갔다. 그러자 실트 감독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고의로 빈볼을 던졌으니 퇴장 조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심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고, 오히려 실트 감독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극적인 장면은 이후에 벌어졌다. 이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후속 타자 마차도는 고어의 초구 몸쪽 낮은 직구를 받아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빈볼을 던진 고어와 워싱턴을 응징하는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마차도는 포효하며 그라운드를 돌았고, 앞서 홈을 밟은 프로파르와 하이파이브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장을 메운 샌디에이고 관중은 기립해서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