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타 나섰다 ‘쾅’…홈런왕 운명 그렇게 시작됐다

[스포츠] 대타 나섰다 ‘쾅’…홈런왕 운명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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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113경기에서 41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 1위를 기록 중인 맷 데이비슨. NC의 5강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시절까지 그는 촉망받던 투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감독의 지시로 급히 대타로 나섰고, 그 타석에서 대뜸 홈런을 쳐버렸다. 올 시즌 프로야구 홈런 1위를 달리는 NC 다이노스 내야수 맷 데이비슨(33·미국)에게 타자는 ‘운명’과도 같았다.

2020년 이후 사라졌던 40홈런 고지에 올라선 데이비슨을 지난 4일 키움 히어로즈전이 열린 창원NC파크에서 만났다. 데이비슨은 올 시즌 113경기에서 41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4년 전인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34·KT 위즈)의 47홈런 이후 명맥이 끊겼던 40홈런을 돌파했다. 지난 3일 키움전에서 40번째 홈런을 신고한 뒤 이날도 홈런을 추가한 데이비슨은 “한국의 날씨가 덥지만,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어서 이 정도 더위는 버틸 만하다. 여름에는 수분 보충을 많이 하고, 식단도 조절하면서 컨디션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카이파 태생의 데이비슨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했다. 자신의 성향과 야구가 잘 맞는다고 느껴 일찌감치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어릴 적 포지션은 투수. 지역에선 유망주로 활약했지만, 고교 시절 우연한 계기로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

데이비슨은 “게임 도중 감독님께서 대타를 준비하라고 하셨다. 이전에도 타자로 나선 적은 있었지만, 공식 경기 타석은 그때가 사실상 처음이었다”면서 “그런데 그 타석에서 홈런을 쳐버렸다. 그때 ‘내가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히려면 타자로 전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포지션을 바꿨다”고 회상했다.

데이비슨의 결단은 적중했다. 2009년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았고, 2013년부터 빅리그에서 뛰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NPB 히로시마 도요카프를 거쳐 올해 N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다.

NC 강인권(52) 감독은 데이비슨을 두고 “힘 하나는 장사다. 공이 제대로 걸리면 떨어질 줄 모르고 쭉쭉 뻗는다. 홈런 타구가 마치 대포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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