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30G 연속안타→생애 첫 올스타…브레이크 없이 달린 전반기, 롯데 트레이드 성공작의 건강한 후반기 위한 쉼표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OSEN DB[OSEN=조형래 기자] 브레이크 없이 치고 달렸다. 폭주기관차처럼 달렸지만 완주를 위해 잠시 쉬어간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30)이 더할나위 없었던 전반기를 보내고 휴식에 돌입했다.
올해 롯데는 많은 새얼굴들이 팀의 전면에 등장했다. 황성빈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등이 팀의 주전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이들이 팀을 이끌어나가는 엔진이 됐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손호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개막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 롯데는 150km를 던지는 사이드암 유망주 우강훈을 트레이드 매물로 활용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반대급부로 롯데가 받은 선수는 LG 트윈스 내야수 손호영이었다. 내야진 공격력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김태형 감독은 LG의 손호영을 눈여겨 봤고 김민호 코치, 임훈 코치 등 LG 출신 코칭스태프의 적극 추천으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그리고 이 트레이드는 롯데와 손호영의 운명을 모두 바꿨다. 홍익대를 중퇴하고 미국 시카고 컵스에서 빅리그의 문을 노크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현역으로 병역을 해결한 뒤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야구 인생을 이어가려고 했다. 그리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LG 트윈스에 지명돼 프로 무대에 어렵게 입문했다.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OSEN DB
하지만 LG에서 잦은 부상으로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고 기회를 받지 못했고 올해도 후순위 내야수로 전락했다. 롯데에서는 아니었다. 손호영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날개를 단 듯, 날아올랐다. 타석에서 공격적이었고 누상에서 저돌적이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손호영은 트레이드 복덩이로 자리잡아갔다.
손호영은 4월17일 LG전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5월3일까지 1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고 있었고 5월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가량 결장했다. 하지만 6월2일 NC전 복귀하자마자 2안타로 안타 행진을 재개했다. 이후 손호영은 매일 안타를 치고 나갔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기록은 차곡차곡 쌓였고 6월20일 수원 KT전 9회 5번째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인 동점 솔로포로 30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만들었다. 연속 경기 안타 역대 3위의 기록을 만들었다. 30경기 연속 안타 기간 타율 3할6푼4리(121타수 44안타) 8홈런 28타점 OPS 1.063의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21일 고척 키움전에서 롯데 레전드 박정태의 31경기 연속 안타 기록에 도전했지만 4타석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기록 도전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상태가 다시 안 좋아졌지만 손호영은 여전히 두려움을 모른 채 치고 달렸다.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러보지 않았던 미완의 선수에게 놀라운 시간들이었다.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OSEN DB다만 롯데는 기록 도전이 이어지면서 손호영의 몸 상태를 더욱 더 예의주시했고 6월19일 KT전부터는 5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3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지금 계속 좋지 않은데 내일(24일) 한 번 다시 검사를 해야할 것 같다. 검사를 해보고 아무 이상 없으면 조금씩 조절하면서 수비를 나갈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검사를 했을 때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손호영의 햄스트링 상태가 온전치 않다고 판단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연속 안타 행진이 끝나면서 더 이상 기록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어졌고 롯데는 더 먼 미래를 내다보기 시작했다. 손호영의 햄스트링 부상을 관리하기 위해 2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당장 올스타 휴식기까지 남은 9경기 보다는 후반기를 무탈하게 보내기 위해 치료를 하는 방법을 택했다. 48경기 타율 3할2푼4리(176타수 57안타) 8홈런 37타점 OPS .913의 성적을 남긴 채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이미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OSEN DB트레이드 복덩이의 스토리와 30경기 연속 안타 기록에 힘입어 손호영은 생애 첫 올스타까지 선정됐다. 지난 24일 발표한 감독추천 선수 명단에 손호영의 이름이 오르면서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 출전의 영광을 안았다. 다만 올스타전 출전 여부는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손호영 개인적으로 더할나위 없는 전반기를 보냈다. '100경기 출장'이라는, 남들이 볼 때는 소박하지만 손호영에게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잠시 쉼표를 찍고 건강한 후반기를 준비하려고 한다.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