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이종범 선배 다음에 내이름 … 운명같아”
KIA 김도영이 23일 한화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KIA 감독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더블헤더를 앞두고 김도영(21·KIA)의 20홈런-20도루 가능성에 대해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만약 오늘 나온다면 김도영이 확실히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날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도영은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20호 홈런을 쳤다. 김도영은 경기 뒤 “직구가 오면 나가야겠다 생각하고 초구를 봤는데 체인지업이었다. 어느 정도 감이 괜찮았는지 조금 걸리는 느낌을 받아서 직구 타이밍에도 체인지업이 걸리는구나 하고 들어가면서 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들어오는 공을 보고 자신의 리듬으로 잡는 기술 자체가 단순한 3년차 타자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대기록을 완성하는 20번째 홈런을 류현진에게서 뽑았다는 것은 김도영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김도영은 “오늘 어렵게 승부할 거라 생각했다. 첫 타석에서 류현진 선배님이 고개를 계속 흔들면서 하는 모습을 보고, 저 대단한 사람이 뭔가 내 정보를 알고 계시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승부를 계속 과감하게 들어오고 본격적으로 하시는구나 생각했다”며 “홈런공에 류현진 선배님 이름을 적어서 달라고 했다. 선배님 공은 진짜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김도영은 2022년 데뷔 첫 안타는 김광현(SSG)을 상대로 쳤다. 데뷔 첫 안타 기념공에도 ‘김광현’의 이름이 적혀 있다.
만 20세 8개월 21일의 김도영은 이날 류현진에게 친 홈런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역대 최연소 2위, 최소경기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KIA에서는 상당히 귀한 기록이다. 국내 타자 가운데서는 2003년 이종범 이후 아무도 하지 못한 20홈런-20도루를 김도영이 21년 만에 작성했다.
공격, 수비, 주루 모두 재능이 뛰어나다며 입단할 때부터 ‘제2의 이종범’이라 불렸던 김도영은 진짜 이종범의 뒤를 잇게 됐다. 김도영은 “영광스럽다. 약간 운명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선배님 다음에 김도영이라는 제 이름이 들어가는 게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또 이종범 선배님을 계속 따라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자연스럽게 30홈런-30도루가 된다. 올해 김도영이 달성하게 되면 역대 최연소 기록이 된다.
김도영은 “사실은 그 기록을 그렇게까지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나는 그저 하루하루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자신의 기록 중 타율에 가장 시선을 둔다. 김도영은 “3할 타자가 돼야 KBO리그의 정상급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는 다른 건 다 신경 안 쓰더라도 3할에서 안 떨어지고 싶다”며 “오늘 더블헤더는 힘들었지만 아직까지 체력은 괜찮다”고 밝게 웃었다. 김도영의 시즌 타율은 24일 현재 0.341(6위)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