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센스 만점’ 플레이로 득점 관여…‘EPL 출신’ 린가드 “의도된 것”
“패스가 연결될 때 의도적으로 볼을 흘렸습니다.”
FC서울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잉글랜드)는 지난 22일 수원FC와 18라운드 홈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활약했다. 비록 이날도 공격 포인트와 인연을 맺진 못했지만,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을 이끌었다. K리그 공식 부가 데이터 제공업체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린가드는 키패스(3회)와 공격지역 패스 성공률(100%) 모두 1위에 올랐다.
린가드는 특히 추가골에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류재문이 패스를 찔러주자, 린가드는 공을 잡는 척하다 일부러 뒤로 흘려 수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이때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강성진이 일대일 찬스를 맞아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답게 센스 있는 플레이가 돋보인 린가드였다.
린가드는 “오늘 정말 중요한 경기였었다. 전반전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전엔 처지긴 했지만, 과정보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승점 3을 따내서 만족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한 후 “팀 경기력이 많이 올라오고, 또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 마지막까지 지금의 경기력을 꾸준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6일 울산HD와 17라운드 원정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캡틴으로서 동료들을 이끈 린가드는 “주장 완장을 차고 뛰는 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팀에 많은 리더들이 생기고 있어서 긍정적이다. 또 예전과 비교했을 때 경기장에서 어린 선수들도 굉장히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고 짚었다.
강성진의 득점 장면에서 일부러 공을 흘린 것이냐는 물음에 린가드는 “그렇다”고 답한 후 “패스가 연결될 때 성진이가 뒤에서 뛰는 걸 봤고, 또 수비수가 저한테 달려드는 걸 알고 있어서 의도적으로 흘렸다. 스피드가 빠른 성진이의 장점을 제가 잘 이해하고 있어서 볼을 뒤로 흘리면 쇄도하던 성진이에게 연결돼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린가드는 부상에서 돌아온 후 클래스를 자랑하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꾸준하게 위협적인 기회도 계속 연출하곤 있다. 하지만 아직 공격 포인트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팬들은 하루빨리 린가드가 데뷔골을 터뜨린 후 흥겹게 춤을 추면서 피리를 부는 특유의 ‘피리 부는 사나이’ 셀러브레이션을 보길 희망하고 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면 좋겠지만, 중요한 건 계속해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크게 의식하지 않은 린가드는 “공격 포인트를 올려야겠다는 생각보단, 팀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더 우선시하면서 경기장에 들어간다. 공격포인트는 지금처럼 열심히 뛰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린가드는 “팀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라는 걸 분명히 느끼고 있고, 늦지 않은 시기에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는 부분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제 계속해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말 중요한 시기에 승점 3을 땄다. 오늘 승리가 터닝 포인트가 돼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